교육희망

교장선생님의 연가투쟁

서울시교육청이 국제중 설립 동의안 재심의를 요청한 다음날인 29일. 시교육청 앞에서는 국제중 설립 추진을 요구하는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학사모, 상임대표 최미숙)의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정영택 영훈재단 소속 영훈고 교장도 참석했다. 그는 서울시교육청 국정감사가 열린 지난 달 7일 아침에도 서울시 교육청 앞에서 국제중 설립은 국정감사 대상이 아니라는 내용의 손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같은 자리에서 국제중 설립 반대 기자회견을 진행하던 교육시민단체 관계자가 "지금은 수업시간일 텐데 교장선생님이 학교에 안 계시고 왜 여기에 계십니까?" 라고 말하자 그는 묵묵부답으로 자리를 지켰다.

 

정영택 영훈고 교장을 발견한 교육시민단체 회원 중 누군가가 이날도 '교장 선생님 학교로 돌아가세요'를 외쳤다. 그러자 정 교장은 학교 근무상황부를 들어 보이며 '연가를 내고 왔다'고 답했다.

 

일종의 연가투쟁인 셈이다. 그는 이날 연가투쟁에서 국제중 설립을 촉구하며 삭발을 단행하기도 했다. 삭발이 끝난 뒤 발언에서 "대한민국의 살길은 인재양성이고 저의 조그만 정성이 대한민국 교육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삭발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교육을 위한 길이라 여기고 참석했으니 연가 사유는 '국제중 설립 촉구 집회 참여'로 적고 나왔을 것이다. 그의 삭발 장면은 방송 3사 카메라는 물론 수많은 사진기자들이 찍어갔으니 혹여 '개인사유'로 적었다 하더라도 집회 참여를 숨길 수는 없다. 학교장도 연가투쟁에 동참하는 것을 보면 연가는 이제 낯설지 않은 투쟁방식이 됐나보다.

 

교과부는 2007년 1월 전교조 연가투쟁 참가자 2300여명(2000년부터 누적횟수)에게 행정처분 및 징계 등의 처벌을 가했다. 1회 참가자에게는 '주의' 처분이 내려진 바 있다. 기자가 본 그의 집회 참여는 두 번째이니 '징계'를 받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직 그의 행정처분이나 징계에 대한 이야기가 들리지 않는 것을 보면 정 교장의 연가 투쟁에 대한 교육당국의 후속조치는 없는 듯하다. 똑같이 '집회참여'를 연가 사유로 쓰고 참가했다가 징계를 받고 강제 전보 소식을 들어야 했던 전교조 교사들은 이번 일을 어떻게 바라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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