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63> '참교육'의 연원

전교조의 대명사 '참교육'

전교조는 창립 전부터 '참교육'과 함께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참교육'은 전교조 앞에 붙은 관형어이면서 동시에 전교조의 알기였다. 노래 <참교육의 함성으로>는 굴종, 침묵, 기만, 반역 어둠 따위로 형용된 '반 교육'과 피와 땀, 눈물, 뜻으로 이룰 참교육의 세상을 선명하게 대비시켰다. 전교조 교사들이 그린 참교육 세상은 아이들의 넋이 춤추는, 사람 사는 통일 세상이었다. 참교육은 교직원노조 깃발과 함께 벅찬 가슴으로 각인되어 온 민족·민주·인간화 교육이었다. 그것은 1980년대의 시대정신을 담아 낸 것이었다.

 





그러나 전교조를 공격하는 쪽에서는 참교육을 '북한집단의 NLPDR 전략'이니, '자유민주주의 체제 부정 교육'이니, '교육 내용을 국가나 사회적 교육의 목표 혹은 학부모의 뜻과는 상관없이 교사 마음대로 하자는 것'이라느니, 심지어 '장래의 주역이 될 우리 자녀들을 거짓을 가르치는 참교육'이라고 제멋대로 쑤셔댔다. 충북의 한 단체는 정부더러 '참교육의 미명 아래 의식화교육으로 교육질서를 저해하는 전교조의 배후세력을 색출 처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기도 했다. 이런 '악다구니'가 20년을 격하여 다시 기승을 부리는 오늘이다.

 

1989년 하반기 전교조 홍보출판국은 참교육을 널리 알리기 위해 소책자「더불어 사는 삶을 가르치는 참교육」을 발행했다. 거기서 전교조는 콩나물과 콩 나무의 비유를 들면서 "참교육이란 개개인의 정신과 육체에 깃들어 있는 생명력을 창조적으로 키우고 발휘할 수 있게 하는 교육, 즉 삶을 위한 교육"임을 밝혔다. 그리고 당시 참교육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로 ◇잘못된 교육제도와 입시교육 ◇대통령과 문교부의 지나친 교육권 독점 ◇잘못된 교과서 제도와 교육내용에 대한 지나친 통제 ◇궁핍한 교육예산과 형편없는 교육시설 ◇권위주의적이고 관료적인 교육행정 체계 ◇교사와 학부모의 서먹한 관계 ◇학부모들의 편협한 가족 이기주의를 들었다.

 

교육을 잘 돌보는 국가라면 이런 장애물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참교육에 대하여 이념 논쟁이 나올 소지도 없다. 공교육을 팽개치다시피 해 온 대한민국은 교육에 관한 한 국가의 역할을 잘했다고 볼 수 없다.

 

'참교육'이란 말을 누가 먼저 썼느냐고 궁금해 하는 호사가들이 있다. 지금은 학원가에서도 도나 개나 써 먹는 이 용어는 1986년 5월 이후 차츰 교육운동 관련 문건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민중교육사건> 관련 교사들과 <교육민주화선언>은 '참다운 교육'을 썼다.

 

'참교육'이란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필자가 본 바로는 1982년 성내운 교수의 평론 <참다운 교사는 역사 속의 참 사람들-70년대의 교육현장>(「실천문학」3집)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무한 입시 경쟁 속의 약육강식과 환경 파괴, 인간성 상실을 조장하는 교육현장을 질타하는 그 글의 마지막 장을 이렇게 맺는다. "유신체제하의 삶, 그것은 사람의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삶이 아니었다. 사람답게 살자면 말할 수 없는 고난을 각오해야 했다. 그런데 사람답게 산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이들은 이름이야 스승이 아닌 대학생이요 근로자요, 종교인이요, 시인, 작가, 언론인, 변호사였지만, 본인들의 사람다운 삶으로 겨레를 교육했던 것이다. 이들이야말로 <진실 되게 살기>를 배우려는 뭇사람의 스승이었다. 장소야 분명 학교 교실이 아니었지만 그들은 인간다운 삶을 배울 수 있는 곳이면 어디에도 찾아가 교실로 삼았다. 아니, 당시를 산 사람들만이 아니었다. 그들에게는 역사 속의 참 사람들이야말로 마음속에 모신 스승이었다. 한마디로, 학교 말고는 어디에나 참교육이 영위되고 있었다."

 

이오덕 선생을 참교육 사상의 '원조'로 보는 사람도 있다. 선생은 제도교육이 강조한 '새 교육'의 허위성에 대항하는 '아이들의 참 삶을 가꾸는 교육'을 처음에 '참 교육'이라고 했다가, 나중에 '참교육'으로 정리했다고 이주영은 증언했다. 그러나 원조가 무어 그리 중요하겠는가. 오늘날 새삼 국가의 억압이 가중되는 속에서 아이들과 이 겨레의 장래가 멍들어 가고 있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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