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가 마련 중인 ‘미래형 교육과정’ 주요 내용을 교육과학기술부가 학교자율화 방안에 포함해 미리 확정 발표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교과부에 따르면 지난 달 1일 내놓은 ‘학교자율화 방안(시안)’을 오는 6월10일 이후 최종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교과부 한 관계자는 “권역별 토론회와 설문조사 내용을 반영해 최종 확정한 내용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가 마련 중인 미래형 교육과정의 주요 내용이 ‘교육과정 자율화’라는 이름으로 학교자율화 방안에 그대로 들어있다는 것이다.
시안으로 나온 교육과정 자율화 내용을 보면 단위학교가 국민공통 교과별로 연간 총 수업시수의 20% 범위 내에서 증감 편성할 수 있도록 했고 교과별로 학년‧학기단위 집중이수를 확대키로 했다. 또 재량활동과 특별활동을 통합해 수업시간에 편성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러한 내용은 최근 공개된 자문회의 이름의 미래형 교육과정 시안에도 똑같이 포함돼 있다. 최종 확정 발표될 학교자율화 방안에서 교육과정 자율화 내용은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4번에 걸친 자율화 방안 권역별 토론회 가운데 지난 달 12일 열린 광주 토론회에서 주제발표자가 자문회의 미래형 교육과정을 만든 연구테스크포스팀에 일원인 홍후조 고려대 교수(교육학)였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자문회의가 준비 중인 교육과정 개정 내용을 교과부가 학교자율화 방안이라는 이름으로 미리 확정해 발표하는 꼴이다.
진영효 전국교과모임연합 의장은 “사실상 교육과정을 개정하는 내용인 데 교육과정심의위원회 심의도 없이 발표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이후 자문회의에서 이뤄질 때 이에 대한 문제제기나 이의를 할 수 없도록 하는 계획 같다. 그야말로 밀어붙이기”고 비판했다.
교과부와 자문회의는 별 문제 없다는 반응이다. 김동원 교과부 교육과정기획과장은 “교육과정 개정이 아니라 학교에 권한을 넘겨 자율적으로 하라는 내용”이라며 “중복될 수도 있다고본다. 필요하면 교육과정 심의회를 열겠다”고 말했다.
이현석 자문회의 교육담당 전문위원 역시 “저쪽(교과부)에서 좋은 내용을 차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교육과정심의회를 거쳐야 하는 부분은 교과부 소관이고 자문회의는 교육과정 개정의 큰 틀을 마련해 대통령에 보고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