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밝힌 학교 자율화 3단계 계획은 이른바 TRIPLE 20 PLAN으로 표현된다. 교육 관료들의 정책 발표는 일반적으로 특별한 내용 없이 교묘한 말장난이나 수사를 통해 구조화하는 것은 일상적이다. 교육부의 학교자율화 3단계 계획은 20% 범위 내에서 교육과정의 자율적 편성, 전 교원의 20% 범위 내에서 교원들의 초빙제 확대 그리고 전국적으로 입시명문고 자율학교 20% 지정이 이른바 TRIPLE 20 PLA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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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29일 청와대 앞에서 학부모단체들이 4.15학교자율화 조치 철회를 요구하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대입에 방과후 학교 이력철 관리
학교자율화 계획이 완성되어 가고 있는 학교의 분위기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중학생들은 0교시와 7교시의 부활에 이어 초등학교 6교시 부활이 눈 앞에 와 있다. 일제고사와 일제고사를 준비하기 위한 일제고사 들이 학교마다 줄지어 진행되고 있다. 일선 학교는 방과 후 학교를 정규교과과정보다 더 중요하게 여긴다. 교과부 관계자는 대입에 방과 후 학교 이력철을 관리하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일선학교에는 사교육을 잡기위해 사교육비 보다 더 많은 돈이 학교에 돌아다니고 있다. "차라리 학원에 이 돈을 투자해서 학원비를 낮추는 것이 확실한 사교육비 경감 대책"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이다. 한 시민 단체는 학교자율화 조치 1년을 평가하면서 "사교육비는 늘고 학교는 폭탄을 맞은 것 같다"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으며 과도한 경쟁으로 성적을 비관하여 자살하는 학생들의 수는 늘어나고 있다.
인사권 주고 책임묻겠다
학교자율화 계획의 목적에 대해 교과부는 비교적 솔직하게 밝히고 있다. 즉, 학교자율화를 통해 교육과정·교원인사 등 핵심적인 권한을 학교단위에 직접 부여하고, 다양하고 특색 있는 교육과정 운영과 학교간 경쟁을 통하여 학교교육의 경쟁력을 제고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와 함께 자율학교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학교장에게 인사권과 교육과정 편성권을 주겠으니 수능성적에서 좋을 성적을 내라, 그렇지 않으면 확실한 책임을 묻겠다'(중임심사 강화)로 요약할 수 있다.
교육과정의 자율화와 문제점
교과부가 제시한 교육과정의 자율화는 △국민공통 교과별로 연간 총 수업시수의 20% 범위 내에서 증감편성 허용 △집중이수와 선택과목 확대, △재량활동과 특별활동을 통합 등이 주요 골자이다. 교과부는 국민공통기본과정의 탄력적 운영에 대한 실례로 △음악, 미술, 체육 등 예·체능과목의 수업시수를 늘려 전인교육 강화 하거나 △교과별 학생 성취수준이 떨어지는 교과는 시수를 늘려 학업성취도를 강화하는 방향을 이야기하고 있다.
A라는 과목이 수능성적(성취도 평가)에서 -특정교육청 혹은 특정학교별로- 낮은 성적이 나올 경우 학교는 필연적으로 입시교과의 확대가 예상된다.
이 경우 입시과목의 시수확대와 함께 전체교원의 수업시수 조정에 문제가 발생할 것이며 학교는 국영수 중심의 입시학원으로 전락하게 된다.
국가는 정상적인 교육과정의 운영을 요구하고 감독할 책임이 있다.
또한 학교 자율화가 학교장만의 자율화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학교권력의 재분배가 반드시 이뤄지도록 제도적 보완장치를 마련해야한다. 전교조는 보도자료, 의견서 등을 통해 △단위학교 교육과정운영위원회의 권한 부여 및 민주적 운영 △입시과목 위주의 편법(?)운영 등에 대한 당국의 지도 감독 강화 방안 마련 등을 주장하고 있다.
교과부는 학교 자율화 조치가 시행될 경우 수업시수 조정에 따른 교사들의 수급 문제에 대해서 언급조차 없다.
전학교 20% 초빙교원 확대
교원인사의 자율화는 △전 학교 20% 초빙교원 확대실시 △비(非)선호지역 근무를 목적으로 하는 지역 단위 선발제 △산업 및 예체능학교 전문가 및 수학 과학 외국어 분야 등 특정 전문가에 대한 교사 특별채용 등의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TRIPLE 20 PLAN에서 밝히듯 핵심적인 사항은 모든 학교에서 초빙교사제 확대이다.
이미 각 지역 교육청별로 학교장의 전보특례제도가 일부 상존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제도가 학교의 경영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나 발표는 없는 실정이다. 전보특례를 시행하는 교육청의 경우 학교장 중심의 정실인사나 단위 학교 내 위화감 조성, 지역교육청 내 전보제도 무력화 등 부작용을 지적하고 있다. 교사초빙제에 대해 교사들은 확실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교육부의 설문조사에서조차 이 제도에 대해 학부모의 46%, 교사의 62%가 반대한 반면 교장과 교감은 70.4%가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교조는 인사관리규정에 위배되는 초빙교사제는 전면 폐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며 자율학교 등에 한해 검토가 필요한 사항임을 주장하고 있다.
학교자율화 계획의 주요골자 중의 하나는 자율학교의 확대이다. 교육부는 수능성적에서 농어촌 지역의 우수사례 등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며 자율학교를 현행2.8%(282개)에서 20%(2500여개)로 확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교과부가 모델로 제시한 학력향상중심학교, 교육과정혁신학교, 사교육 없는 학교, 기숙형고 모두 입시 학교의 다른 이름에 불과하다. 결국 자율학교에서 학생중심의 교육과정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교장임용방식, 교육행정, 교육과정의 운영이 획기적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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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29일 청와대 앞에서 학부모단체들이 4.15학교자율화 조치 철회를 요구하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