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을 사교모임이라 표현하는데
세계경제포럼(WEF)을 비아냥식으로 지배계급의 사교모임이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자본가들의 비공식 토론이긴 하지만 1천명이 넘게 와서 하는 회의이다. 자본가계급이 앞으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또 그만큼의 파급효과를 갖는 회의라고 볼 수 있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경제자유구역조치, 한칠레 한일 FTA 협상 그리고 동북아의 경제 허브가 되겠다는 정책은 정부가 해외자본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공언이나 다름없다. 이러한 와중에 치뤄지는 WEF는 참여정부가 초국적 기업에 해외자본유치의 결의를 밝히고 관심을 끌어낼 가장 좋은 기회로 기능하게 될 것이다.
금융회사 사장들이 많이 들어온다 들었다
해외자본유치로 이뤄지는 신자유주의 체제는 실질적으로 금융자유화 조치를 통해 몇 초 사이에 수억달러의 투기자본이 손쉽게 이동하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WTO 협상은 이런 현상들을 더 수월하게 한다. 돈을 빌려주는 대신 WTO를 이용해 제재를 강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자유화 조처 이후 우리정부가 세계시장에서 받는 압력으로 교육이나 의료 등의 공공서비스도 WTO의 협상대상으로 올라갈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금융을 비롯한 인간 삶 전부가 상품이 되고 사유화 대상이 된다.
한국정부가 가속되는 민중 삶의 불안정화에도 금융자본의 이해를 철저히 대변하겠다는 것은 경제기반의 불안정과 상관없이 돈을 버는데에만 치중하겠다는 이야기이다. 민중의 삶을 위한 투자라면 고용창출 등의 효과가 있어야 하는데, 해외자본의 유치에도 불구하고 고용창출 등의 효과는 대단히 미미한 수준이다. 98년 IMF 이후 이루어진 투자는 실제 공장을 짓는 투자가 아니라 절대다수가 금융시장에 투자한 형식이었다. 이런 방식 안에서 경제가 사는 것은 실물경제가 사는 것이 아니라 주식시장이 활성화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번 WEF에도 금융회사 사장들이 많이 들어온다. 우리는 이러한 투기자본의 본질을 폭로할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대안을 제시할 것이다. 무책임한 투기자본을 막기 위해서는 금융거래에 세금을 매길 수 있어야 한다. 1년 미만의 단기성 자본은 규제를 하고 세금을 매겨 세원으로 확보될 수 있는 방안을 꾀해야 한다. 우리는 자본의 모든 이동을 막자는 것도 아니고 민족경제 잘 해보자는 이야기도 아니다. 금융자유화의 본질은 본질대로 폭로하고 투기자본을 막을 수 있는 규제를 만드는 방안을 제시하거나 규제를 없애는 것에 대해 저항하자는 것이다.
국제협상이나 회의에 임하는 정부의 태도는
우리나라는 WTO 구도 내에서 실질적 경제기반과 상관없이 선진국과 같은 입장을 표명하는 나라이다. 작년 칸쿤 각료회의에서 쟁점이 되었던 것이 농업분야와 투자자유화 조처였다. 1천여명이 넘는 농민집회와 이경해 열사가 목숨을 끊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정부는 마음대로 협상에 임할 수 없었다. 하지만 올해 노무현정부는 공개적으로 농업분야 구조조정을 공언하고 나섰다. 또 하나 쟁점이 되었던 것이 <투자자유화>조처였다. 아시아의 100여개국이 넘게 반대해 유럽과 미국 대표는 제3세계의 눈치를 보았지만 일본과 한국만이 유일하게 강한 의지로 찬성했다.
아시아민중의 투쟁수준은 어떠한가
우선 우리나라는 아시아에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96, 97의 한국노동자 총파업은 신자유주의에 대항한 첫 전투로 기록되어 있다. 여기에 인도나 동남아 민중은 WTO에 대항해 몇만명 단위가 모이는 저력을 가지고 있다. 작년 칸쿤 회의 때만해도 인도, 필리핀, 태국이 주축이 되어 농민시위를 주도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 태국은 전력사유화에 대항해 몇십만명이 투쟁에 나서는 위력을 보인다.
그러나 교육부분에 있어서는 우리나라 투쟁이 강세다. 현재 우리나라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가 개방되어 있는 형편이다. 우리나라 교육부분은 투쟁으로 저지시킨 측면이 크다. 현재 경제자유구역에서 외국인 학교를 유치하려는 것도 WTO 협상에서 제출하지 못한 부분을 우회적으로 관철시키려는 움직임이라 할 수 있다.
이번 회의 때 우리나라를 방문할 외국인 투쟁단의 숫자는 150명 가량된다. 아시아사회민중회의에 이정도의 숫자가 참여하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경우이다. 이중 70∼80명 정도가 일본 활동가들이다. 현재 일본은 국내투쟁이 많이 죽어있는 상태다. 대외투쟁에서 자극을 받아 국내투쟁을 활성화시키려는 생각으로 많이 참석하는 것 같다.
WEF에 대항한 아시아민중사회운동회의에서 얻어낼 성과는.
그동안 국제회의가 있어 반짝하고 공동투쟁이 떴던 예는 허다하다. 이번 회의가 또 한판의 국제회의, 또 한판의 결의문으로 머물지 않기 위해서는 아시아 민중이 공동투쟁의 의제를 뽑아내고 지속적 실천을 묶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공동행동의 생각으로는 아시아시민사회네트워크를 만들어 정보교환은 물론 투쟁을 위한 합의를 이끌어낼 실질적 체계를 만들도록 제안할 예정이다. 2001년 방콕 투쟁의 성과로 이미 정보를 교환하는 수준은 이루어졌다.
국제적 연대의 공동행동은 물리적 투쟁뿐 아니라 정책을 내는 활동과 로비활동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일례로 공동행동은 자유무역협정이 아닌 대안협정을 맺을 수 있다. 대안협정은 민중의 삶을 향상시키는 협정으로 인권, 노동권, 식량주권, 여성권 보장을 위한 협정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자본의 세계화가 아닌 민중의 세계화를 위한 정책투쟁, 이데올로기 투쟁이 될 것이다.
아시아 민중의 연대투쟁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일차적으로 일국적 투쟁이 중요하다. 하지만 일국 정부의 배후에 있는 WTO나 IMF와 투쟁하기 위해서는 지역간 연대가 중요하다. 미주지역이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미대륙에는 현재 미주자유무역협정(FTAA)이 맺어져 있다. 그러나 남미에는 베네수엘라, 브라질 등 좌파정권이 들어서 있고 이러한 나라들 중심으로 현재 34개국의 사회운동진영이 결집된 대륙연대체가 구성되어 공동투쟁에 나서고 있다.
아시아에도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분명히 미주지역처럼 자유무역협정 확장의 움직임이 있다. 자유무역협정이란 WTO의 아시아판, FTA의 지역판이라 할 수 있다. 아시아는 IMF를 통한 구조조정이라는 공통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또 중국의 급부상을 통한 미, 일과 연관된 지정학적 중요성이 있다. 이런 바탕 안에서 아시아는 공동의제를 뽑아내야 하는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시아 민중은 이번 반대투쟁에서 반전이라는 이라크 전쟁에 대한 아시아민중의 입장을 밝히고, 필리핀에서 계속되는 게릴라 전에 대한 반대. 일본의 군사주의화를 반대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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