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장기투쟁 사업장을 기억하라

장기투쟁사업장 연재를 시작하며

2003년 하반기 장기투쟁 사업장 문제해결은 비정규직 차별 철폐, 손배가압류 철회와 함께 노동운동의 주요 요구안이 되었다.

'열사투쟁'이 한참이던 작년 11월 삼성해복투, 효성해복투, 태광대한화섬정투위 등 장기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은 서울역 농성과 함께 닷새 동안 열린우리당 점거농성을 벌이는 등 어느 해보다 장기투쟁사업장 문제 해결을 위한 투쟁을 활발히 벌였다. 집권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손배가압류 취하와 장기투쟁사업장 해결을 위한 당 차원의 대책위 구성 등을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해가 바뀐 2004년에도 50여 개 사업장 문제가 해결되지 못했고, 오히려 지난해 연맹별 추합 통계인 33개 사업장보다 늘어난 수치이다.

폐업 및 정리해고 또는 계약만료에 의한 해고에 따른 고용승계 문제, 임단협 회피나 노조 불인정 문제, 공공기관의 비리 관련 문제, 기타 상습적 부당노동행위 등의 문제로 장기투쟁이 진행되고 있다. 장기투쟁 사업장이 영세한 단위의 사업장인 경우가 많은데다 대부분의 장기투쟁 사업장은 손배가압류 문제가 얽혀 있어 사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또한 손배가압류와 함께 늘 따라 다니는 것이 노조탈퇴 강요와 조합원에 대한 상대적 불이익 등의 부당노동행위로 사태를 더욱 장기화로 몰아가고 있다.

현재 장기투쟁 사업장들은 자체적 투쟁과 지역단위의 소규모 연대를 이루고 있지만, 열악한 조건으로 서로 품앗이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작년 하반기 상부 단위와의 집중투쟁은 소강 상태나 다름이 없었다. 올 들어 두 번의 장기투쟁 사업장 담당자회의가 진행되었고 이후에도 부정기적 회의 속에서 장기투쟁사업장 해결을 위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지만 이 자리에서 본질적 문제 해결 방안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한편 작년 하반기 손배가압류 이슈화 이후 현안을 풀어보자는 취지에서 민주노총과 해당 사업장 대표 등이 참석해 노동부와 중앙교섭을 진행했고, 올 들어 6월 18일까지 노동부와 9차에 걸친 중앙교섭을 진행했다. 올해부터 교섭이 안정화되고 일주일 단위로 정기화되기는 했으나, 노동부에서 자체 해결할 수 없는 사안들이 대부분이고 준사법기관인 노동부에 처벌 권한이 없기 때문에 시정 명령 등의 실효성이 떨어져 교섭에 한계가 있다.

그리고 검찰청 공안담당 검사들의 공정한 법 집행을 촉구하는 검찰청 항의방문과 검찰 고위간부와의 면담을 간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검찰 측의 답변은 구체화된 위반 사례 자료를 제출하라는 것인데, 장기투쟁사업장 주체들이 그러한 자료들을 확보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운 상태여서 효과적인 강제가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6월 11일에는 장기투쟁 사업장 조합원과 각 연맹 수도권 간부들이 참석해 영등포 열린우리당사 앞에서 장기투쟁 사업장 문제 해결 약속을 이행하라는 촉구 대회를 열기도 했다. 이 날 대회 이후 천정배 원내대표 등 열린우리당 주요 당직자와의 면담을 진행했는데 이 자리에서 열린우리당 관계자들은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통상 준비된 답변을 하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6월 21일부터 25일까지 각 사업장별로 열린우리당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50여 개라는 범주 자체가 연맹단위별 취합으로 나온 자료이고 장기투쟁이라는 기준 자체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얼마나 제대로 망라해 낼 수 있을지, 혹은 신자유주의 공세에 맞서 노조를 지키고 노동현장을 변화시키겠다는 현 시점의 모든 투쟁과 투쟁 준비들이 사실은 장기투쟁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있다.

그러나 인간답게, 노동자답게 일하며 투쟁하겠다는 포부가 담긴 새하얀 깃발, 찢기고 더러워져 글씨조차 알아보기 힘들만큼 오랜 시간 전면 투쟁을 벌이고 있는 50여 개의 사업장을 돌아보며 연대가능성을 타진한다는 점에서 이 과정을 기록하는 일은 유의미할 것이다.

미디어참세상은 '장기투쟁 사업장을 기억하라'는 특별기획을 매주 연재할 계획이다. 기사가 연재되는 과정에서 투쟁의 승리를 전하는 소식이 날아오기를 기원한다.

"비정규노조도 끝내 승리했다는 기록 남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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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 기획 , 장기투쟁사업장 , 장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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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준형

    혹시 공공연맹 일정을 알고 계신지 모르겠네요

    공공연맹은 13일부터 16일까지 한국전력기술, 산업기술평가원, 문화예술노조(3개 지부), 전국자동차운전학원노조 평화학원지부, 서울경인사회복지노조 장애인콜택시지부, 소아마비정립회관지부, 광주전남환경위생노조 등 장기투쟁 사업장을 지원하기 위한 순회투쟁을 진행합니다.
    물론 공공연맹에 장투 사업장이 이들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다음 주 일정은 이렇게 잡혔습니다. (그밖에도 경기도노조 평택분회를 비롯해 장기투쟁 중인 중소영세사업장들이 있습니다.)

    기사와 관련된 내용의 투쟁인데, 취재하셔도 좋을 것같네요. 이미 알고 계실지도 모르겠지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