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파업 "합법이든 불법이든 갈 수밖에 없다"

D-4. 5개 지하철 현장 파업분위기 달아올라
궤도 공투본 강한 결속력, 연대투쟁 자신감

지난 16일 시청역사에서 현장간부 결의대회를 마치고 시청으로 향하는 지하철 노동자들

서울지하철노조, 도시철도공사노조, 부산지하철노조, 대구지하철노조, 인천지하철노조 5개 사업장 파업이 불과 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5개 사업장 노조는 21일로 예정된 파업 준비가 한창이다.

지난 13일 저녁 서울지하철과 도시철도 노조 5,000여명의 조합원이 참석한 가운데 야간총회를 개최했고 인천, 대구지하철 14일, 부산지하철이 15일에 각각 야간 총회를 열고 현장 조합원들의 투쟁 열기를 확인했다. 5개 노조는 또 19일부터 본격적으로 안전운행 투쟁에 돌입하기로 하는 등 점차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16일에는 시민사회단체 등이 포함된 '궤도부문의 공공성 강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공동대책위'가 구성되어 기자회견을 갖고 △인력충원을 위한 예산 확보, △노동3권을 제약하는 직권중재 금지, △사용자측의 성실 교섭 등을 촉구했다.

지난 15일에는 궤도공동투쟁본부(이하 공투본) 대표자회의를 열고 21일 파업에 돌입시 노조의 투쟁방안 등을 논의하고 의결했다. 이에 따라 서울지하철, 도시철도, 인천지하철 3개 사업장은 한 곳에 모여 파업전야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수도권지역 지하철 노조가 한 곳에 모이기로 한 것은 공투본을 통한 연대 파업의 자신감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3개 사업장이 함께 야간 파업 전야제를 하는 것은 단순히 '같은 지역이니 모여서 하자'는 수준을 넘어 보다 힘있는 투쟁을 조직하고 서로의 투쟁력을 확인함으로써 각 단사의 외로운 싸움이 아닌 강한 결속력과 연대감을 고취시킬 수 있다는 데 있다.

궤도 공투본 나상필 대변인은 "공투본의 힘을 바탕으로 공동 교섭의 실마리 찾을 수 있다"면서 "각 단사별로 들어온 공사와 정부의 공작을 막고 투쟁을 확인하면서 공동 교섭 성사를 이뤄 내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16일 현장간부 결의대회

교섭중 유례없는 직권중재 요청, 사측 파업파괴만 신경
서울지하철공사와 도시철도공사는 지난 12일 건설교통부, 행정자치부, 노동부, 국무조정실, 청와대사회정책실 등에 "조정이 이뤄지지 않거나 직권중재회부 결정이 없을 시에 합법파업이 된다"며 "직권중재회부를 건의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두 공사가 직권중재 요청 공문을 직권 중재를 할 권한이 있는 노동위원회가 아닌 정부산하 관계부처와 국무조정실, 청와대 등에 보낸 점은 노조와의 대화 의지조차 없다는 사실을 드러낸 것이다. 또한 파업 예고 날짜인 21일 보다 9일전인 12일 보낸 점은 사측이 성실한 교섭을 거부하고 노조를 불법 파업으로 몰아넣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낳고 있다.

지하철의 경우 직권중재에 따른 합법파업이냐 불법파업이냐는 파업 효과에 있어 상당한 차이가 난다. 직권중재로 불법 파업이 되면 대체 인력 투입이 가능하게 되어 파업의 효과가 감소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허섭 서울지하철 위원장은 "직권중재가 떨어질지는 아직 모르지만 합법파업이든 불법 파업이든 갈 수밖에 없다"며 "직권중재에 회부되어도 멈추지 않고 파업을 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허 위원장은 또 "교섭중에 직권중재를 요청하는 일은 아직까지 한번도 없었다"면서 "공사는 교섭을 성실히 하지 않고 직권중재를 이용해 마치 파업으로 끌고 가려는 거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고 밝혔다.

허 위원장은 덧붙여 "궤도 공투본을 깨려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20일부터 단사별 교섭을 중단하고 집단 교섭을 요구해 나갈 것"이라며 "공권력이 투입되면 파업은 장기화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공 연맹과 궤도공투본도 성명을 내고 "서울시가 지하철노조의 공동 파업을 유도해 서울시 교통체계 개편으로 인한 시민의 폭발적인 불만을 지하철노동자에게 덧씌우려는 음모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성실교섭보다는 불법파업을 유도하겠다는 잘못된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5개 단사 협상 진전 없어
5개 단사의 협상 진행상황을 살펴보면 실질적인 교섭내용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가장 쟁점인 인력충원과 관련해서는 전혀 진전이 없다. 대구 2호선 개통과 부산 3호선 개통등 추가 개통과 관련한 인력 충원문제도 사측은 턱없이 부족한 인력 충원을 제시했다. 부산 지하철의 경우 3호선 개통과 관련해 인력 충원 없이 외주 위탁으로 가려는 움직임도 있다.

또한 서울 지하철과 도시철도는 근무형태를 3조 3교대 안을 기본 골간으로 하는 안을 사측이 굽히지 않고 있어 근무형태에 대한 접근도 거의 없는 상황이다. 부산, 인천, 대구는 3조 2교대에 6일주기가 제시되었다.

특히 서울지하철 도시철도는 3교대에 조번 근무형태를 가미해 근무시간대에 의한 조별인원을 탄력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최소인원으로 근무형태를 개악시키려고 하고 있어 조합원들의 반발이 더욱 크다.

궤도 5사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일괄로 조정신청을 냈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각각 지방노동위원회에 배정한 상태다. 서울지하철과 도시철도는 15일에 2차 노사 조정을 받았으며, 지방노동위원회에서는 16, 18일에 노사 교섭을 더 하라고 결정이 난 상태이며 19일에 최종 조정안이 나올 예정이다.

파업 분위기 업로드 중
이렇게 5개 사업장 노조가 파업 준비를 해 나가는 가운데 현장분위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지하철 노조는 16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시청역에서 현장간부결의대회를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했다.

서울지하철 각 지회장들은 현재 야간조와 함께 숙박투쟁을 전개하고 준법 투쟁에 돌입했다. 신정 검수에서는 간부들이 천막 농성 투쟁을 하고 있다. 또한 교량 지회에서는 회의에 참석한 지회장을 공사에서 무단 결근 처리를 하자 조합원들이 일제히 업무를 거부하고 의자빼기 와 모니터에 업무거부를 붙이는 등 소장의 사과를 요구하며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최동준 서울지하철 기술 지부장은 "공사에서는 엊그제 교섭 와중에 성실 교섭한다고 침이나 바르지 말지 뒤로는 직권중재를 요구하는 짓거리를 하고 있다"고 규탄하고 "피하고 싶지만 저들이 피할 길을 주지 않고 있다. 결국 피할 수 없다면 즐기면서 반드시 승리하자"고 밝혔다.

이준헌 서울 지하철 승무지부장은 "사측이 진전된 안이라고 들고 나온 것이 3조 3교대 안인데 이런 쓰레기 같은 안이 어디 있느냐"며 "이번 파업 끝까지 해서 승리하자"고 말했다.

허섭 위원장은 "지금 이명박 시장은 종교문제와 부실한 정기권문제로 코너에 몰리고 승리의 여건을 만들어 주고 있다"면서 "서울지하철, 도시철도 조합원들의 참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현장 간부들의 노고"라고 현장간부들을 독려했다.

장홍준 도시철도 승무지부장은 "공동투쟁, 공동 타결의 원칙을 끝까지 지켜 나갈 것"이라며 "지금 사측은 역으로 이러한 공동 교섭을 깨뜨릴 작업과 공작을 하고 있다"고 사측을 규탄 했다.

이택준 도시철도 차량 지부장도 "5개 단사가 공동 요구안과 공동 교섭을 요구하고 있지만 지금 5일이 남았는데도 공동교섭은 되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여전히 단사는 말도 안 되는 3조 3교대 안을 들고 나왔다. 또한 직권 중재까지 나오고 있다"고 규탄했다.

시청역사에서 결의 대회를 마친 300여 조합원은 서울시청사 앞으로 이동해 이명박 시장에게 자율교섭과 성실교섭을 촉구하고 해산했다.


김현상 서울지하철 차량 지부장 인터뷰
7년간 신규인력 한번 안들어온 서울지하철
-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
현장분위기는 계속 고조되고 있다. 공사에서 오히려 노동조건 개악을 제시해 공사 안대로 인원을 축소하면 파업 분위기는 더욱 커질 것이다.


- 99년 4.19파업이후 4년 6개월 만인데 현장을 살리는데 어려움이 많지 않았는가?
위원장 지회장들이 시간날 때마다 현장을 순회하고 있다. 무엇보다 흑자 경영 자체를 조합원들은 거부하는 정서가 크다. 사실 이것(흑자경영) 때문에 배일도가 당선되지 못했다.


- 99년 파업이 깨지고 나서 심정이 어땠는가?
비참했다. 그러나 그때 그렇게라도 싸웠기 때문에 구조조정이 안된 것이다. 그 비참함의 틈을 치고 나온 것이 배일도 전 위원장이었다. 지난 4년 6개월 동안 조합원들은 실리를 택했다. 하지만 자신의 몸이 힘들어했다. 지금 조합원들 나이가 평균 43세이다. 막내가 7-8년이 넘은 노동자들이다. 그 동안 신규 인력이 한번도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 파업돌입을 주저하는 조합원들도 있지 않는가?
위에 있는 선배들이 파업하는데 주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장간부와 지회장들이 이번 파업의 정당성을 가지고 계속 설득해 나가고 있다.


- 현장에서는 궤도 공투본에 대한 기대가 어느 정도 인가?
전에는 같은 날 파업에 들어가지 못했다. 가령 한국통신이 일주일 뒤에 파업에 돌입한다 해서 기대가 컸지만 파업돌입을 못해 실망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미 D-day를 잡았고 모두 같은 업종에 있어어 조합원들이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끝까지 투쟁하면서 믿음을 갖는다면 앞으로도 같이 연대할 수 있는 틀이 만들어 질 것이다.


- 사측과 정부에서는 공투본을 깨려고 하지 않겠나?
각 단사별로 상이한 안으로 제시해서 어떤 단사에는 안을 주고 어떤 단사는 안주는 방식으로 할 것이다. 대표자들이 이 부분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고 있다.


- 3조 3교대에 대한 조합원들의 반감은 얼마나 크나
21세기 협약서라는 것이 있다. 배일도 위원장이 1월 달 선거전에 체결한 것으로 흑자경영이 주 골자였다. 조합원들은 여기에 대한 반대입장이 컸다. 그게 위원장 선거까지 간 것이다. 3조3교대는 이 연장선에 있다.


또한 연장운행을 시작했지만 늘어난 노동시간을 인원충원이 아닌 돈으로 보상받았다. 그러나 이게 육체적으로 엄청나게 힘이 든다. 이번에는 돈도 필요 없다는 것이다. 신규인원을 뽑아야 한다는 정서가 매우 크다.


- 일부 언론에서는 작년 현대자동차처럼 4-5천 만원 받는다고 이야기한다.
실제 15년 이상 되는 분들 중 야간근무, 교대자 들은 잠을 못 자고 하면서 이렇게 받는 분들이 있다. 이분들은 휴일도 없이 나와서 일하고 이 돈을 받는다. 아마 파업에 들어가면 공사는 이 부분을 파고 들 것이다. 임금과 근무시간에 여유가 있다고 치고 들어올 것이다. 근무시간도 여유가 있다고 하지만 우리는 항상 대기 개념이다. 공사도 3조 3교대가 노동강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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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목록
  • 궤도투쟁승리!

    궤도투쟁 반드시 승리하여 대중교통의 공공성, 노동강도 강화를 분쇄하는 투쟁이 되도록 힘차게 연대합시다.

  • 투쟁! 승리!

    궤도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을 적극 지지합니다!
    미약하지만 연대하는 마음 해방역에 닿을 때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 투쟁!

    인터뷰기사 제목이 "4년 6개월동안 신규인력 한번 안들어온 서울지하철"인데요..
    인터뷰내용을 보면,
    "4년 6개월"은, 배일도 전위원장 시절, 실리를 택했다 뭐 이런 내용이구요..
    "막내가 7-8년이 넘은 노동자"라고 되어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도.. 지난 7년간 신규인력이 없었다고 아는데..
    확인바랍니다. ^^; 고생하세엽..

  • 용오

    수정했습니다. 지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창동 진실이

    지난 419 파업 후유증이 아직도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419때 어떻게 해서든 차를 세울 방법을 생각했어야 했는데.....

    이번 투쟁에서는 어떻게든 반듯히 차를 세워야 합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서 말 입니다.

  • likebau

    투쟁 꼭 승리 하시길 바랍니다.

  • 신문팔이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파업은 정당합니다!!! 멋진 한판 부탁드릴께요~

  • 아이피

    밑에 글쓴 사람들 같은 곳에서 쓴 것이라는 추측이 든다. 일반 시만들은 철도 노조 죽일 놈이라고 하는데 여기선 그런 글이 하나도 안보이니까. 정말 참 미디어 세상이라면 민중언론이라면 100% 같은 여론이 나오지 않는 다는 것을 알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