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삼덩굴의 의미는 뭐냐?"
이 엉뚱한 물음은 환삼덩굴을 아는 사람에겐 전혀 뜬금없는 게 아니다. 환삼덩굴은 '성가신' 풀이다. 아무 데서나 마구 자라나는 데다, 줄기며 잎자루에 아래를 향해 무성하게 돋아난 잔가시 때문에 성가시다. 숲 가장자리, 빈터, 개천 둔치 같은 곳은 순식간에 환삼덩굴 밭으로 변하고 만다. 이런 곳에 생각 없이 들어갔다가는 가시에 긁혀 다리며 팔뚝이 남아나질 않는다.
이렇게 성가시고 나물로도 못 해 먹을 것 같고 꽃이 아름다운 것도 아니고 특별한 쓰임새도 없어 보이니, 환삼덩굴의 의미가 궁금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삶에 지치고 가난한 내 삶이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질 때, 가끔 나에게도 이런 질문도 던져 본다. "가시덤불 같은 내 삶은 의미는 도대체 뭘까?"
환삼덩굴은 네발나비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풀이다. 네발나비가 주변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나비인 것은 환삼덩굴 덕분이다. 날개 뒷면 가운데 알파벳 무늬가 있어서 '남방씨-알붐나비'라고도 불리는 네발나비는 환삼덩굴이나 삼 같은 삼과식물에다 알을 낳고 애벌레가 그 잎을 먹는다. 네발나비뿐이겠는가. 환삼덩굴은 알면 알수록 아주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어떤 작가는 환삼덩굴이 나무를 타고 올라가 죽게 하기 때문에 줄기를 쳐주어야 한다고 했는데, 이것은 환삼덩굴이 숲을 지키는 것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칡 같은 덩굴식물이 그렇듯이 환삼덩굴도 숲 안에서는 잘 자라지 못하는 양지식물이다. 숲 가장자리에서 자라나 가시를 세우고 숲을 지키는 문지기이며, 숲의 영역을 넓혀 가는 첨병이다.
환삼덩굴은 나물이나 약초로도 쓰인다. 봄에 자라 올라온 연한 잎을 살짝 데쳐서 나물로 먹는다. 혈압을 낮추고 오줌이 잘 나오게 하며 피부질환에 효과가 있다. 환삼덩굴은 또 지친 땅에 새 힘을 주는 퇴비로도 쓰인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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