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FTA 200여명 모여 티 안내고 협상 중?

"국민 위한 FTA라면 협정서 공개하고 토론해야"
VS "정부가 국민에게 불리한 협상을 하겠는가?"



한-일 FTA 협상내용공개 불가, 밀실협상 거센 비난
지난 23일 한·일 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 이하 FTA) 체결을 위한 제5차 협상이 벌어지고 있는 경주 현대 호텔에는 약 800여명의 노동자들과 사회단체 회원들이 한일 FTA협상 중단을 요구하고 협상장으로 진출을 시도하자 이를 막아서는 경찰과 거세게 몸싸움을 벌였다.

한·일 양국이 23일부터 25일까지 'FTA체결을 위한 제5차 협상'을 개최하자 전국민중연대, WTO반대 국민행동 등 사회단체들은 밀실협상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과 집회를 열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 단체들은 몸싸움이 끝난 뒤 정광훈 민중연대 의장, 이영희 민주노동당최고위원 등으로 대표단을 구성하고 외통부와 일본측 협상단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대표단은 항의서한을 받으러 나온 정인균 외교통상부 자유무역협정 1과장에게 "협정문 초안을 공개하지도 않고 양국에서 200명이 넘게 와서 협상을 하고 있는데도 플래카드하나 붙이지 않고 하는 것은 비밀스럽게 회담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협상내용을 공개할 것은 강력히 촉구했다.

이에 대해 정인균 1과장은 "대표단의 의견을 협상단에서 충분히 반영토록 하겠으며 얼마나 큰 목소리로 이 자리에서 입장을 밝히셨는지 위에 전달하도록 하겠다"면서도 "협상이 좋은 결과를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혀 오히려 대표단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대표단의 요구사항은 내용공개 없이 양국 정부간에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협상의 중단에 있기 때문.

정과장은 또 협상내용을 공개하라는 대표단의 요구에 "아직 협상초반이며 협정문 초안을 교환한지 몇 달 안됐고 협상 중에 협상내용을 공개한 예는 없으며 양국간 합의된 사항이라 초안을 밝힐 수는 없다"면서 "어차피 협상은 최종결과가 문제다. 협상이 끝나면 국회에 보내 문제가 있으면 비준 거부가 된다"고 주장해 공개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대표단으로 참가한 범국민교육연대 이병주 집행위원은 "국민들은 이렇게 중요한 협상이 다 끝나고 나서 결과만 받아야 하는가? 정말 이 협상이 중요하다면 혐상 과정을 공개해서 국민들과 토론해야 하지 않는가?"라고 묻고 "정부가 합리적인 사고를 가졌다면 최소한 국민들에게 밝히고 설득해야지 이렇게 숨어서 회의 할 일이 아니"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이에 대해 정과장은 "저희가 국민에게 불리한 협상을 하겠는가? 정(협상을 하다)불리하고, 내용이 안 좋다면 다시 협상한다. 아시다시피 칠레와도 했다. 오늘 현대자동차 노동자들도 많이 오셨는데 한-칠레 협상으로 현대자동차는 좋아졌다. 한-일 FTA도 농민들 쪽에서는 동의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해 민중연대 정광훈 의장으로부터 "당신들에 의해 조작된 동의를 퍼트리지 말라"는 주의를 받기도 했다.

민주노동당 이영희 최고위원은 "먼저 국민들의 동의부터 받는 것이 순서"라며 정부에 TV토론회를 제안하고 "노동자 농민들의 목숨이 걸린 일인데 다 털고 여과 없이 공개적으로 한다면 합리적인 의견을 내겠다"고 밝혔다.

대표단은 또 얼마 전 일본 사용자 모임인 '서울재팬클럽'에서 노동관련 의견을 제시한 부분에 대해서도 강력히 항의했다. 이에 대해 정과장은 "공식적으로 재팬클럽의 의견을 받은 적은 없으며 재팬클럽은 민간인으로 이들의 의견은 협상과정에서 타당성을 검토할 뿐"이라며 "각처에서 의견을 수렴중이니 여러분들도 의견을 내주신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자들 한-일 FTA문제에 높은 관심
항의방문에 앞서 사회단체들은 현대 호텔 앞에서 오전 11시에 기자회견을 열고 "한일 FTA가 체결되면 관세가 상대적으로 높은 한국은 중화학 공업이나 자동차, 기계조립산업을 중심으로 타격이 매우 심할 것"이라며 "일본자본은 한국에의 수출 증대로 환호성을 지를 것이며 한국 기업들은 이를 핑계 삼아 해고와 구조조정을 강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FTA가 체결 될수록 한국 경제의 대외 의존도가 더 높아지면서 오히려 경제위기 가능성이 커진다는 사실 또한 이미 곳곳에서 증명 된 바 있다"고 지적하고 △밀실협상 중단 및 모든 내용 공개 △한일FTA 혐상 즉각 중단 등을 요구했다.

또한 오후 2시에는 현대 호텔 주차장에서 '한-일 FTA 협상 체결 반대 및 제5차 협상 저지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현대자동차 노동자 400여명 등 전국에서 올라온 노동자 8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려 한-일 FTA에 대한 노동자들의 높은 관심을 보여 주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민주노총 신승철 부위원장은 "저들은 한일 FTA로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비관세 장벽이라는 이름으로 무력화시키려 한다"고 비난하고 "올해부터 다시 현장 투쟁을 준비해 신자유주의 정책을 뿌리 채 흔들고 개별 단사의 이익을 뛰어넘어 이 땅 민중을 다 죽이는 시장개방 반대 투쟁을 벌여나가자"고 밝혔다.

이번 한 · 일 FTA 제 5차 협상은 외교통상부 정우성 통상교섭조정관을 수석대표로 외교부, 재경부, 산자부, 농림부 등 20개 관계부처에서 103명 참석하고 일본측에서는 외무성 후지사끼 외무심의관(차관보급)을 수석대표로 외무성, 경제산업성, 농림수산성, 재무성 등 12개 부처에서 111명이 참석해 6월에 만들 협정문 초안을 수정, 보완하여 통합 협정문을 만들 예정이다.


현대자동차 이상욱 위원장 인터뷰
이날 집회에는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에서 450여명의 대의원들과 현장활동가들이 참가했으며 전국에서 총 800여명이 참가해 어느 때 보다 한-일 FTA반대 투쟁에 현장 노동자들의 관심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현대 자동차 이상욱 위원장을 만나 한-일 FTA의 문제점을 들어보았다.


오늘 현대자동차에서 꽤많이 왔다.


450명정도 왔다. 노동조합 대의원과 현장활동가들이 왔으며 전주공장에서도 참가했다.


오늘 결의 대회에 많이 참가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 FTA나 세계화는 노동자뿐만 아니라 전체 민중들을 도탄에 빠뜨린다. 이미 중국이나 동남아에 2만개가 넘는 사업장이 이전했다. 이로 인해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있다. 오늘 집회에는 대의원들과 현장활동가들이 참여 햇다.


FTA가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


- 자동차 산업 종사자는 25만 명에 이르고 관련업체까지 합하면 전체 150만 명에 이른다. 한일 FTA가 체결될 경우 자동차 산업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FTA가 체결되면 원산지 규제가 안 된다. 동남아 부품이 일본을 통해 값싸게 무관세로 들어온다. 우리나라는 일본수출이 2%밖에 안되나 수입은 8%이다. 무관세가 들어오면 중소 사업장부터 붕괴한다.


현자 같은 대공장은 어떤가?


- 대공장도 예외 아니다. 부품사업부터 무너지면 완성차도 도미노처럼 무너질 수밖에 없다.


현자도 알라바마에 공장을 세우지 않았나?


- 그렇다. 미국내에서 상대적으로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고 노동강도도 강화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것이 미치는 영향은 국내 자동차 산업이 수출 중심인데 일감이 줄어들고 고용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FTA와 노동법과 관계가 많다고 들었다.


- 비관세 품목 13가지 중 6가지가 노동관계법이다. 한일 FTA가 협의되면 상위법을 따르는 우리나라는 국제법 기준에 맞추어져 노동법이 개악될 가능성이 크다.


향후 투쟁계획은 ?


- 금속산업연맹과 민주노총의 지침을 적극 수렴하고 내부적으로 FTA와 WTO교육을 할 것이다.


FTA의 문제점을 국민들에게 알린다면


- 올해 2만여 업체가 중국, 동남아 등으로 나갔다. FTA가 체결되면 경기는 더욱 침체될 것이고 단지 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닌 전체 민중의 삶이 파탄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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