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농성 3일]"저 동지들이 총파업의 깃발이다"

28일 국회 앞 고공농성 지지 집회 열려, 침낭 반입 등 농성장은 안정된 상태

'비정규개악안 철회, 비정규직권리입법 쟁취' 등을 요구하며 4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국회안 타워크레인 고공농성에 돌입한 지 3일차, 28일 국회 앞에서는 110여명의 노동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고공농성 지지 집회가 진행되었다.


조성웅 현대중공업사내하청노조 위원장은 "민주노총 지도부가 6시간 부분 파업으로 내린 총파업의 깃발을 살리기 위해 저 동지들이 타워크레인 위에 있는 것"이라며 "저 동지들이 올린 총파업의 깃발을 살려내자"고 호소했다.

권수정 현대자동차아산사내하청지회 지회장은 "저 위의 동지들 단 한 사람이라도 무사히 못 내려오면 내가 죽는다"며 "국회와 악수하고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우리의 권리를 쟁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래공연을 위해 무대에 오른 류금신 노동가수는 한동안 눈물을 흘리며 노래를 시작하지 못했다. 류금신 노동가수는 "왜 이렇게 슬픈지 모르겠다. 한숨, 눈물, 분노 뿐"이라고 울먹이며 "언제나 해고와 구속, 뭇매 속에 처절히 여기까지 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선도적 투쟁에 대해 다른 동지들이 연대 투쟁으로 화답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파견법 철폐가'를 불렀다.

1시간 가량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고공농성장이 보이는 국회 동문 건너편으로 이동해 고공농성자들의 이름을 연호하고 손을 흔들며 안부를 전하는 것으로 집회를 마무리하고, 이후 2시 종묘에서 진행된 '명동성당 이주 농성단 해단식 및 고용허가제 쟁취 결의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여의도를 떠났다.


고공농성이 진행되는 동안 전국비정규연대회의(준)는 매일 오후 2시, 7시에 고공농성지지 집회를 국회 앞에서 열 예정이다. 비정규연대회의는 이 날 오후 4시 대표자회의를 열어, 29일 있을 민주노총 투본대표자회의에 참관하고 고공농성과 관련하여 민주노총 차원의 고공농성 연대 등을 주문할 것을 결정했다.

한편, 타워 크레인에 올라가 있는 노동자들 중 김경진 위원장이 감기 기운이 있는 것 외에는 대체로 건강한 상태며 농성장은 안정화되었다는 것이 전국비정규연대회의 측의 설명이다. 농성 2일차였던 27일 밤 11시경 침낭과 따뜻한 물이 농성장으로 반입되었고, 외부와의 연락 수단인 휴대폰의 충전도 날씨가 맑아짐에 따라 태양열 충전으로 가능해 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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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정규직 투사들의 고공 농성이 전하고 있는 것

    비정규직 투사들의 국회 안 타워크레인 고공 농성 투쟁은 단 하나의 투쟁으로 여러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그들은 “비정규직으로 살아가느니 살아서는 내려가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그것은 자본가들의 비정규직 고용을 양산하는 체제가 노동자들에게 궁핍과 죽음을 낳고 있으며, 97년 정리해고제, 파견 근로제에 이은 자본가의 2차 대공세라 할 파견근로에 관한 법률 개정이 이 시스템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는 메시지이다.
    비정규직 투사들은 이렇게 자본가의 유연화 공세가 지닌 노동-자본의 적대적 성격을 명확한 방식으로 폭로하였다. 그리고 노동유연화 공격이 자본가들을 살리기 위해서 필연이라면 노동자가 살기 위해서는 투쟁 또한 필연이라는 걸 웅변하고 있다.
    한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비참한 처지로, 밑바닥으로 떨어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제 가장 높은 곳에서, 절반의 비정규 노동자들만이 아니라 모든 노동자들의 심장을 두드렸다. 이 체제를 떠받드는 국회를 보라. 이 나라의 모든 자본가정당들, 당파들이 서로 입씨름을 하고, 데마고기를 퍼뜨리고 잘난 “개혁” 경쟁을 하는 순간에도 그들은 흔들림 없는 “공조”를 하여 노동자들을 겨누었다. 이 자본가들의 공고한 아성을 보아라, 우리가 여기에 감히 도전하였다. 어떤 “개혁적인”, “진보적인” 의원들이 아니라 노동자 투사들의 행동으로!
    그리고 이것은 시작이지 끝이어선 안 된다고 말한다. 모든 노동자들이 이제 지상에서 대중적 반란으로 답하라고 선언한다. 비정규직 노동자 운동은 아직은 약하고 여리었다. 다름 아닌 자본가들의 분열 공세에 밀려 정규직 노동자들은 잠들어 있었기 때문에. 그렇다고 주저앉을 순 없었다. 지상에서의 대중적 행동과 파업의 불꽃이 되기 위해 고공으로 올라가야만 했다 그리고 높이 솟았다.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다, 이제 반드시 지상에서의 정면 대결을 회피해선 안 된다. 따라서 이는 대공장과 민주노총, 산별노조의 관료들과 침체에 빠진 현장 투사들이 아니라 비정규직 투사들이 행동과 투쟁의 중심부대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보여주었다. 그들은 모든 것을 내던지고, 자기 결단과 각오로써 불꽃이 되었다. 당신들은 그렇다면 무엇을 내던질 수 있는가라고 묻고 있다.
    고공 농성 중인 비정규직 투사들은 노동자들이 자본가 정부의 “대타협” 전략에 휘말려드는 것이 매우 위험하다고도 말한다. 그것은 비수를 잠시 감춘 기만책일 따름이며, 오직 노동자들에게 양보와 후퇴만을 강요하고 있다고 거듭 폭로하고 있다.
    그런데도 민주노총 지도부는 앞서서 이 전략을 수용하여 지상에서의 반란을 멈추어 버렸다. 그들은 {불꽃}이 지난 호에서 경계해야 한다고 말하자마자 “대타협”을 향해 걸어갔다. 그럼으로써 노동조합주의 관료 시스템도 마찬가지로 이 빌어먹을 체제의 기둥이며 자본가의 공격으로부터 노동자계급을 방어할 수 없다는 게 사실이라는 입증하였다.
    그래서 비정규직 투사들은 노동자동지들이 이에 맞서 자주적 투쟁으로 나아가야 하며, 이러한 배반과 기만적인 지도력은 당연히 쇄신되어야만 한다고 강력히 전하고 있다. 우리는 그것을 행동으로 옮겨야만 하며 그리하여 고공에서 칼바람을 맞는 투사들을 지상의 투쟁 동지로 불러내야 한다!

    민주노조운동의 새로운 지도력이 필요하다!
    2.파국을 막기 위한 집중교섭제안
    절박한 민중생존권을 해결하기 위한 총파업투쟁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 공언했지만 정부당국은 아직도 사태해결의 의지도 노력도 없습니다. 우리는 다가오는 사회적 혼란을 막기 위해 지금부터 파업돌입 전까지 집중적인 교섭을 제안합니다.”(민주노총, <대정부 긴급제안 기자회견문> 중에서)

    민주노총 지도부는 지난 22일 “대정부 긴급제안 기자회견”을 열고 “집중교섭을 제안했다. 이 날 이부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양대 노총 위원장과 만나 ‘비정규직 관련 법’ 입법 처리를 뒤로 미룰 수도 있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 지도부는 파업 수위를 “조절”할 수도 있다고 답하였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총파업은 불가피하다고 늘 말해왔다.
    "지금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국회 상임위가 개악법안을 다룰지 여부가 아니라 법안이 폐기되지 않는 한 우리의 투쟁은 불가피하다", "때문에 법안심의 일정과 무관하게 '26일부터 무기한 총파업 돌입' 방침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이석행 민주노총 사무총장)
    그렇지만 이 대정부 교섭 제안은 민주노총 지도부가 [비정규직 보호 입법이라는 이름의 개악 안] 법안의 폐기를 위해 지속적으로, 끝까지 싸우지 않고 발을 뺄 위험을 다시 경고해주고 있다.

    우리 민주노조 운동은 지금 “파국”과 “사회적 혼란”을 두려워 할 시기가 아니다. 도대체 민주노총 지도부가 말하는 파국은 무엇일까? 그들의 말을 조금 만 뜯어보면 “파국=총파업”임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자신들이 선포한 계획대로 총파업이 일어나고, 현장에서 생산이 중지되고 물류 유통망이 멈춰 서고, 거리에선 노동자와 시민의 시위와 저항이 빈발하는 것, 그것이 그들에겐 “파국”이자 “혼란”이다. 이는 민주노총의 보수적이고 개량적인 지도부들이 한 손에 몇 십 만표의 지지표를 손에 거머쥐고 “총파업” 명령을 늘 반복하지만, 실제의 대중 행동에 대해서는 두려워하는 소심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대중 행동이 자본가들과 노동자들의 심대한 계급 분열과 적대로 나아가 체제에 대한 반역(이 또한 그들에겐 엄청난 “파국”이자 “혼란”이다.)으로 나아가기 전에 “조절”, “통제”하려는 관료적 심성을 너무나 명쾌히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비정규 노동자들을 포함하여 수 년 동안 억눌려 있던 노동자 대중의 분노가 커져가고 있고 행동에 대한 열망이 자라나고 있다는 걸 그들은 보았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자대중에게는 늘 총파업은 불가피하다고 말하면서, 그래서 총파업 일정을 뒤로 못 박고, 그 열망이 분출하는 것을 잠시 “조절”한 다음에 자본가들에게는 “파국”이 다가올지 모르니 “대화”와 “교섭”을 하자고 손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이 “집중교섭”은 최근의 국면에서 일시적으로 제안된 것처럼 보이지만, 이를 넓혀 들여다보면 자본주의 체제 전 시기에 걸쳐 그들이 체결하려는 “사회적 대화”와 코포라티즘 전략이 시야에 잡힌다. 이것이 바로 “대화와 타협의 원칙”이다. 이 전략은 문건과 담론 수준에서 떠돌거나 피상적인 그 무엇이 아니라 힘을 갖추고, 우리 운동에 작용을 가하는 실체이다. 우리 노동자 동지들이 이러한 전략-덫에 걸려서 대중행동을 멈추는 순간 당연히 그들이 두려워하는 “파국”은 도래하지 않을 것이다. 반면 지금의 자본가들의 대공세는 노동자의 진지를 남김없이 박살내 버릴 것이다. 노동자계급은 더욱 처참한 임금노예의 숙명을 받아들여야 하는가?
    아니다. 그럴 수 없다. 노동자 동지들에게 민주노총의 관료들, 리더들이 말하는 “파국”과 “혼란”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노동자계급 대중이 유연화의 족쇄를 풀고, 비정규직 노동의 처참한 처지로 굴러 떨어지는 것을 저지하며, 생존권을 사수하기 위해 필사적인 투쟁을 조직하고 그것이 거대한 물결이 되어 자본가들과 그 정부를 엄습하는 것, 이것은 노동자 자신에게는 최근의 위기를 돌파할 유일한 해결책이다. 자본가들의 이데올로기 세례에 흔들려 포로가 되어 버린 이들, 노동자의 자주적 투쟁, 대중행동이 자라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그들에게는 “파국”이자 “혼란”인 것들이, 현장의 밑바닥에서부터 자본가의 공세를 온 몸으로 뚫고 전진하려는 우리에게는 노동해방을 향한 투쟁 전략의 첫걸음이다. 그들은 적당한 시점에 멈추고 자본가들에게 두 손 들고 대화를 염원하는 것으로 나아가야 하지만, 우리 노동자동지들은 “중단이 없는 투쟁”, “질긴 자가 승리한다.”며 자본가들이 뒷걸음질치고 나아가 그들이 백기를 들 때까지 끝까지 밀고 가야만 한다. 그래야만 살 수 있고, 또 임금노예의 숙명을 깨버릴 수 있다. 사실이 정녕 그렇다면 답은 무엇인가. 자본가들과 우리의 소심한 지도부가 두려워하는 그것, “파국을, 대중행동을 조직하라”, 이것이 우리의 슬로건이어야 한다.
    노동조합 꼭대기-관료의 그들에는 “파국”이자 “사회적 혼란”이며 조절되지 않으면 안 될 대중행동, 연대와 단결--이 강력한 무기는 노동조합의 평민들인 노동자 동지들에게는 자본가의 공세와 탄압을 “저지”하고, 생존권과 싸울 권리를 거머쥐고 해방을 향해 전진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무기이다. 그러므로 우리 평조합원들은 진짜 헌신적인 지도적 동지가 투쟁을 이끌기를 열망하며, 우유부단하거나 소심한 이들, 배신자들에게는 민주주의 철의 원칙을 적용하여 한 방 먹여 왔다.

    지금 비정규직 투사들과 현장의 선진노동자 동지들은 민주노총 지도부가 “파국”을 예방하기 위해 대화와 “집중 교섭”으로 나아가는 것을 뛰어 넘고, 자본가와 그 정당들을 향해 중단이 없는 반격을 조직해야만 한다. 지금은 우리의 이러한 주장이 강력한 호소력을 갖고 현장에서부터의 반란이 “들불”처럼 번지지는 않을 것이다. 수 년 동안 자본가들의 공세에 길들여지고, 노동자 동지들 사이에서도 상호 경쟁과 분열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이른바 선진노동자 동지들은 반란을 위한 투쟁 무기로 “전투파 현장조직” 운동을 시도했지만 이 또한 약간 왼쪽에 선 조합주의로 기울어져 거의 파산해버렸다. 매우 상황은 어렵고 힘들다. 그러나 지금 자본가의 공세를 반드시 저지해야만 하며 그것을 위해서는 어떤 이념 공세도, 보수적 리더들의 타협과 배신의 물결도 단호히 거슬러 가야만 한다는 자각을 확고히 해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러한 보수적이며 소심한 주류 다수파가 지닌 민주노조 운동의 주도권을 허물고 새롭고 혁명적인 지도력(리더십)을 만들어내기 위한 활동에 나서야만 한다. 바로 현장의 저변에서부터 대중행동을 불러일으키고, 그것을 가로막는 보수적 리더, 관료들에 대한 반란을 조직하고 당면의 행동을 노동자해방 투쟁 전략과 연결하기 위해 부단히 애쓰는 노동해방주의자들과 하나가 되어야 한다. 이 길을 향해 흔들리지 말고 전진하자.(불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