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순회투쟁단, 5박 6일 대장정 마쳐

26일 서울 광화문에서 해단식 "이제 현장에서 총파업 조직"

서울, 구미, 울산, 광주, 아산을 거쳐 다시 서울까지, '4월 총파업·비정규투쟁 승리를 위한 전국순회투쟁단'이 26일 해단식을 끝으로 5박 6일의 대장정을 마쳤다.

비정규연대회의 소속 단위노조 조합원들과 코오롱, 금강화섬 장기투쟁 사업장 정규직 노동자들로 구성된 전국투쟁순회단은 많게는 45명, 적게는 29명의 인원으로 전국의 핵심 투쟁사업장을 순회하며 4월 총파업 조직을 호소했다.

자신의 현장을 조직하고, 그것을 확산시켜야

전국순회투쟁단 참가자들은 “멀쩡히 집회를 마치고 선전전을 하려고 보면 어느새 공장 정문 앞에 쳐진 철 바리케이트에, 때로는 무자비하게 폭력을 행사하는 경비대의 폭력에 순회단 일행을 병원에 입원시키며, 소수의 대원들이 선전전에 보이는 정규직 노동자들의 무관심에 절망감을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순회단의 경험은 정권과 자본이 노동자들을 공격하는 양상의 치밀함과 그것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인 연대의 절실함을 절감한 시간”이었고 “적어도 순회단에 함께한 대원들은 이제 자신의 현장에서 넉근히 어느 간부의 몫이라도 채울 결의를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총파업이 단순히 선언이 아니며, 아래로부터 실질적인 총파업의 의지를 모아야 한다는 의지로 전국을 누볐던 이들의 순회는 “이제 자신의 결의만이 아닌 자신의 현장을 조직하고, 그것을 확산시켜야” 하는 과제를 고스란히 남긴 채, 26일 서울 세종로 정부 청사 앞 50여명의 조촐하지만 힘 있는 결의대회도 마무리 됐다.


구권서 전국비정규연대회의 의장은 “당장 정권과 자본은 이윤을 위해 비정규직을 확산시키고 있지만 자기 발 밑에 무덤을 파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대공장이 아직은 냉랭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럴수록 비정규직들이 비정규직의 입으로 이 문제를 올바로 호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권서 의장은 “순회과정에서 직접 만난 정규직들 동지들도 '미안하다, 우리가 해야하는 일인데, 나만 불행에서 빠져나오려고 했고, 우리 노동조합만 어떻게 더 나아질 수 없을까 길을 찾았었다‘고 말하더라”며 “노동자가 언제 별거였냐. 이제(비정규법 통과되면) 더 별 거 없어지는 것만 남았고, 4월 총파업으로 비정규법안 저지 못한다면 민주노조 운동은 90%미조직 노동자들 앞에, 역사 앞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민규 비정규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은 “비정규연대회의라는 그늘에 가려 어쩌면 섭섭한 부분이 많았을 금강화섬, 코오롱 노조 장기 투쟁 사업장 동지들을 보며 더 낮은 곳의 동지들과 함께하려는 모습을 잊지 못할 것”이라며 “이번 전국순회단은 4월 비정규개악안 저지 총파업의 성사 여부가 민주노조 운동의 명줄을 가르는 분기점이 될 거라는 신념하나로 나섰던 경로였다”고 평가했다. 오민규 집행위원장은 “이번 순회단에 함께한 각 노조의 동지들이 순회 일정을 통해 현자에서 넉넉히 간부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고민들을 갖고 가는 것이 이번 순회단의 또 다른 성과”라고 말하고 “단사에서 십분 이 경험들이 현장 투쟁의 동력으로 활용되길 바란다”며 “4월 1일 민주노총 총파업의 자리에서 다시 만나자”고 당부했다.

희망과 절망이 함께한 순회, 고스란히 현장으로

전국순회투쟁단 참가자 발언 내용


비정규연대회의

“짧은 시간 전국의 핵심 투쟁 사업장을 돌며 절망과 희망을 동시에 느꼈다. 울산에서 현대자 비정규동지들이 경비대의 폭력에 쓰러지며 그 항의로 시간 넘게 연좌시위를 벌일 때 정규직노조, 지역의 연대단위 하나 보이지 않는 모습을 보며 정말 절망했었다. 그러나, 창원에서 광주 금호타이어에서 기아 소하리 공장에서 제대로 연대하지 못하는 것이 미안하다,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고 말하는 정규직 동지들을 바라보며 우리 투쟁의 희망을 보았다. 4월 더 큰 투쟁의 자리에서 하나 된 모습으로 만나자”

근로복지공단비정규직노조

“짧은 기간이지만 전국순회를 하며 200일, 300일이 넘어야 장기투쟁사업장이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노동자들의 투쟁이 벼랑에 내몰리는 현실을 온 몸으로 느꼈다. 이런 자본과 정권의 공격을 뚫을 수 있는 투쟁의 중심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있을 수밖에 없다. 4월 총파업을 제대로 승리하고, 진정 비정규직 철폐를 이루는 길에 순회단이 첫 행보를 내딛었고, 근로복지공단비정규직노조도 선두에 있을 것이다”

서울지역통신비정규노조

“전국의 화려한 건물들 뒤에는 언제나 투쟁 사업장이 가리워져 있고, 그 투쟁의 현장에는 비정규직이 대다수를 차지한다는 걸 온 몸으로 알았다. 노동자는 한 사업장의 싸움으로는 이길 수 없다. 연대하지 않는다면 어떤 사업장의 투쟁이든 패배하고 만다는 것, 전국 순회를 통해 다시 한 번 느꼈다. 연대하자. 그리고 승리하자”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현대중공업 150개 하청에 1만 5천명의 하청노동자가 있다. 전국 순회의 길에 병원에서 학교에서 고속도로에서 곳곳에서 비정규직으로 살아가는 동지들을 보았다. 그러나 조직되고 투쟁하는 동지들은 너무나 작다. 조직된 비정규직 동지들이 투쟁의 핵심에 서서 돌파구를 마련하자”

자산관리공사노조

“며칠 전 노무현 대통령이 생계형 신용불량자들을 구제한다는 방안을 발표한 걸로 안다. 그러나, 노무현 정권은 자신의 신용을 관리하는 것이 먼저인 것을 알아야 한다. 비정규직의 눈물을 닦아주겠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한 지가 얼마나 됐다고 전체 노동자들 비정규직화하는 비정규개악안을 들고 나오는가, 노동운동진영이 이것을 묵과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오산을 깨주자”

전국학습지노조

“짧지만 긴 의미를 세기는 순회였다. 전국 현안 투쟁사업장마다 정말 어려운 조건에서 싸우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오히려 다시 한 번 내 현장의 투쟁을 힘 있게 묶어낼 결의를 다졌다. 전국순회단은 4월 총파업의 절박성과 이유를 밑으로부터 알린 의미가 크다. 비정규 당사자의 목소리로 정부의 비정규‘보호’법안의 허구성에 대해 이제 내 현장에서 투쟁을 일궈나가겠다”

금강화섬노조

“투쟁하는 노동자, 노조를 깨는 것에 있어서 정권과 자본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구분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 노동운동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갈라선 채 개별적으로 정권과 자본에 맞서고 있다. 4월 비정규개악안 저지라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연대하자. 그래서 우리 노동자가 어떤 단결을 할 수 있고, 그 단결이 어떤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 보여주자”

코오롱노조

“이미 여러차례 말하듯이 비정규개악안의 문제는 사실 정규직노동자의 문제다. 그런데 정규직이 나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미 비정규직의 문제를 몸으로 알고 있는 비정규직 동지들이 나서고 있는 거다. 그게 전체 노동운동을 지키는 길이기 때문이다. 실천적으로 연대하자”

현대자동차비정규직노조

“지역이 다르고 얼굴이 달라도 하나의 이름으로 묶일 수 있는 것이 노동자다. 배우고 느낀만큼 현장에서 투쟁하겠다. 이제 4월비정규개악안저지와 권리입법쟁취 총파업을 반드시 성사시킬 수 있도록 자신의 현장을 조직하자”

하이닉스-매그나칩사내하청지회

“전국의 어디고 투쟁하는 현장에 연대단위로 불러 달라. 42년을 살면서 배운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게 해 준 동지들에게 정말 고맙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하루도 편할 날 없이 사측의 방해와 탄압을 거쳤던 순회단을 일정을 생각하면 참 서럽고 도무지 실마리가 어디서 보일지 회의도 들었다. 그러나, 미흡하나마 비정규직과의 연대를 고미하는 대공장 정규직 동지들을 바라보며 가능성도 확인한 시간들이었다. 비정규개악안을 시작으로 이 후 노사관계로드맵까지의 경로를 그리고 있는 정권과 자본에 4월 총파업으로 파열구를 내자”

현대자동자아산사내하청지회

“다들 말한 것처럼 지금 비정규직의 현실이나 장기 투쟁사업장의 현실은 정권과 자본의 합작 하에 나온 그림이다. 노동자들도 한 대 모여서 총파업으로 맞장을 떠야 하지 않겠나. 순회투쟁단 중 유일하게 해고가 안됐는데, 해고를 불사하는 각오로 현장에서 4월 총파업을 조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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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동지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 비정규직철폐

    전국순회투쟁단 동지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한국의 노동운동의 큰 흐름이고, 노동운동의 발전을 위해서 투쟁하시는 순회투쟁단의 모습을 보고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연대의식이 이루어지리라 봅니다. 연대의식 없이는 우리 노동자들의 삶은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4월 총파업으로 비정규직 입법안을 반드시 폐기합시다.

  • 노동자

    수고 많으셨습니다.
    많은 고민과 실천속에 한걸음 전진하는계기가 되었으리라 봅니다

  • 금강화섬참가자

    일주일 동안 수고만앗슴니다 이제 싸움의 출발선에 온것같슴니다 노동자 개인의 작은힘이 한데 모이면 얼마의 힘이 발휘되는지 저 더러운 자본가 정권에 똑똑히 보여주고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쟁취 합시다.

  • 이세상

    정말 고생많이 하셨습니다.
    동지들의 선봉투쟁으로 비정규직 철폐, 계급적 민주노조운동 사수, 노동해방 쟁취의 역사로 한바짝 다가설 것입니다.
    투쟁!

  • 광복행원

    저희 금융권에 종사하는 파견직 청경들에게도 당신들의 투쟁의 기운이 쇄도하기를 바랬건만 아직은 미풍인거 같네요. 여튼 5박6일의 대장정에서 고생 많으셨습니다. 울산에서 테러 당하신 통신비정규직위원장님 다친곳은 호전되셨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현자 경비대와 같은 레벨의 용역경비원인 저희 용역 청경들이 먼저 사과를 드리고요. 그들을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공공의 업무에서 어쩔수 없는 그들의 고뇌도 생각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렇지만 폭력은 도가 지나쳐도 한참 지나친 행위였습니다. 저희가 먼저 잘못을 구합니다.
    철폐!!파견법, 쟁취!!노동3권
    전국 은행 파견직 모임

  • 이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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