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패를 꼭두각시로 삼을 것인가"

[인터뷰] 노동자대회 전야제 불참하는 박현욱, 김명진 문예 활동가

지난해 11월 13일 전국노동자대회 전야제의 마지막 공연에서 현장에서 모인 율동패들이 '사회적 합의'라고 쓰여진 대형 천을 온 몸으로 찢는 광경이 연출됐다.

예상을 뒤엎은 이 문선에 한편의 노동자들은 커다란 환호로 답했으며, 사회적 교섭(혹의 사회적 합의)을 추진하던 민주노총 집행간부들과 몇몇 단위노조에서는 아연실색하기도 했다.
  지난 해 노동자대회 전야제 당시 '사회적 합의'를 찢던 공연 모습

전야제 공연의 총 책임자였던 민주노총의 문화담당자와 현장 율동패들 사이에서는, '사회적 합의'를 찟는 이 문선을 두고 치열한 밀고 당기기가 벌어졌다는 후문.

당시 문선에 참여한 한 율동패 활동가에 따르면, 총연맹 문화국측은 문선에 사용될 천 제작을 늦춰 이를 무산시키려했고 현장율동패는 따로 준비한 천을 사용해 '사회적 합의'를 찢는데 성공했다. 물론 애초 구상했던 무대 전면을 뒤덮는 장대한 그림은 나오지 않았지만 말이다.

공연 이후 평가 수련회에서는 율동패들은 총연맹의 문선대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제기를 했고, 30여 페이지 분량의 이 평가서는 민주노총 문화국에 제출됐다.

그러나 지난해 전태일 열사를 기념하는 11월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벌어졌던 논란은, 올해 메이데이를 기념하는 5월 1일 노동자대회에서도 재현될 기미다. 이번엔 율동패만이 아니라 영상·노래·풍물패 등 문화선동대 전체로 논란이 확산됐으며, 결과는 절반 가까운 문예패들이 공연에 함께하지 못하게된 것.

"만들어진 기조에 맞춰 문선대는 공연만 해라?!"

  몸짓패 '선언' 박현욱씨
올해 3월 말 민주노총 문화국과 현장 문선대들은 기획연출단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총연맹 문화국이 제출한 '노동절 문선활동 지침에 대한 논의'라는 안건은 "기조와 요구는 크게 정부의 비정규 관련 개악안폐기와 보호입법 쟁취,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철폐를 위한 임단투 방침 천명, 2006년 무상의료, 무상교육 실시 등이다"라는 내용과 문선대 구성과 관련 "현장단위 문화패 및 노동자 문화패로 구성하며, 대회기조와 내용에 동의하는 단위로 공개모집"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기획연출단에 참여했던 전문율동패 '선언' 박현욱씨는 "사실은 대회 기조와 내용에 동의하는 문선대를 모집한다는 게 틀린 말은 아니다"라면서도 "문제는 어떤 지침이 내려지기 이전에 대중으로부터 동의를구하는 과정이 없었던 것"이라며 "문선대 동지들이 현장에서 무슨 고민을 하는지 받아안으려 하지 않고 단지 찍어누르려 했다"고 지적했다.

"문선 지침의 문구는 맞는데 전에는 그런 걸 본 적이 없습니다. 너무 당연한거니.. 그런데 이번에 이를 명시한 건 의도하는 바가 있는 거죠."

박현욱씨는 첫 기획연출단 회의에서 "작년 문제된 부분이 하나도 풀리지 않은 문제의식이 하나도 풀리지 않은 상황인데 아마 율동패들이 모이면 분명히 문제제기 될 것"이라고 전하고 "그럼 토론 설득으로 끌고 갈거냐, 아니면 배제하고 갈거냐"고 질문했고, "둘 다 놓치고 가고 싶지 않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율동패들은 논의를 거쳐 최종 연출안으로 제안했고, 그 쪽은 못 받겠다고 한 거죠"

박현욱씨는 문화패 운영에 대한 '상'이 다르다고 지적한다.

"이런 얘기를 얘기했어요. 우리 기획단은 수많은 조합원들 한테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얘기하더라구요. 그건 완전히 조합원들이 동원되서 왔다는 거 아닙니까. 물론 공연의 질이 좋은 걸 부정하는 게 아니라, 내용적 고민이나 토론은 없고 쌈박한 걸 보여줘야 한다는 발상이 문제라는 거죠. 그러니 '갈수록 노대가 쇼 된다 '는 얘기가 나오는 거고, 이러니 얘기가 안 좁혀졌어요"

"기획연출단의 위상이 뭐냐. '기조와 연출적 내용을 만들어서 밑으로 내려보내고 문선대는 이거 받아서 어떻게 표현할 지 고민해야 한다. 이게 사업의 ABC다. 기획연출단이 머리고 하부에서는 그걸 어떻게 문예적으로 표현할 지 열심히 연습하면 된다'는 건데. 그래서 서로 얘기 안되는 겁니다. 현장의 문선활동가들의 고민이 뭔지 수렴하고 고민하고 공통분모를 뽑아서 기조로 만드는 게 순서가 아닌가요. 오히려 그쪽의 얘기를 거꾸로 하는게 순서죠"

"대중을 동원의 수단으로 대상화하는 집회들"

  사회보험노조 몸짓패 김명진씨
이번 지침과 관련한 민주노총 문화국의 입장은 <70만 조합원의 다양한 요구를 전부 담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의결기구를 통해 대회 기조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과 <노동자대회는 전술의 옳고 그름을 논하는 자리가 아니라, 대자본·대정부 요구를 명확히 밝히는 자리>라는 것.

문선대장이었던 사회보험노조 율동패 김명진씨는 "우리는 노동자의 날이 노동자가 주체가 되는 축제의 장 투쟁결의의 장이고, 현장에서 투쟁하면서 느껴온 바를 외치고 싶은 바를 모아내서 표현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거죠"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박현욱씨는 "집회를 어떻게 바라보느냐. 우리 민주노조운동의 집회가 누군가의 얘기를 일방적으로 듣기 위해 참여하는 곳은 아니어야 합니다. 언젠가부터 집회가 정해진 스토리대로 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집회가 정부 자본에 한 목소리를 내야한다는데에 동의 안 하는건 아닌데 전제가 필요하죠. 그 한 목소리는 집회에 주체적으로 참여해서 어떤 의견들이 있을까 듣고 판단하고 문제제기 하고.. 그런 과정 속에서 실제 투쟁력이 모아질 때 나오는 거죠. 앞에서 연사들의 얘기 속으로는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면서 동의하는 척 앉아 있는게 아니라 문제제기를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죠"


그는 "기획단 회의에서 한 동지가 이런 얘기를 했어요. 4.30 문화제는 얼추 네시간이다. 네시간 동안 아무리 좋은 얘기라도 똑같은 얘기는 지겹다. 반대하는 사람도 얘기할 수 있고 이런 게 운동의 역동성 아니냐. 왜 네시간 동안 똑같은 얘기를 해야 하느냐는 그 문제제기가 맞죠. 그래서 집회장소에서 대정부 대자본에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발상이 딱 보면 그럴싸해 보이지만 민주노조운동이 망가지고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대중적 풀이 커지면 불가피한 점도 있겠죠. 그러나 여전히 오월광주항쟁 때 도청 앞 원형분수대 앞 집회에서 아무나 의견을 제시하고 설득하고 대중이 동의하면 박수치던 모습이 집회의 본 모습이라고 봅니다. 조금 분열되어 보이더라도 그게 본모습이라면 보여야지 손바닥으로 하늘 가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거죠."

"사회적 교섭, 비정규개악 저지 기조와 배치된 것 아니다"

문선대들의 논의에서 핵심으로 모아진 기조는 '비정규법안 저지 및 노사 로드맵 등 노무현이 추진하는 신자유주의 개혁에 대한 저지'였다.

"구호로서는 공허하죠. 그래서 뭘 할거냐. 비정규법안을 저지하고 신자유주의를 막으려면 총파업을 배수진으로 전투적 투쟁 뿐이다. 그런데 안되는 이유는 자본의 포섭전략이고 교란이다. 정권과 자본이 의도하는 바에 확실히 선을 긋고 총파업을 조직해야 한다. 이 대표적인게 노사정교섭. 이 때문에 현장은 상당히 혼란스럽다. 현장을 조직하려 해도 합의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하면 조직이 되는가. 그래서 이게 문선에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는 거죠."

이들이 보여주려 했던 것은 사회적 교섭에 대한 문제제기였고, 이를 추진하는 집행부로서는 이를 용인할 수 없었던 것.

"사회적 합의에 대한 문제제기가 어째서 비정규 개악저지 권리입법 쟁취와 따로 가는 거죠? 현장 문예활동가들은 그것이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는 건데, 일방적으로 그게 안된다는 것은 말이 안되죠" 문선대장이었던 사회보험노조 몸짓패 김명진씨의 말이다.

박현욱씨 역시 "사회적 합의가 옳다는 운동적 소신을 막을 수가 없는 것처럼 그에 대한 반대 논의나 토론도 막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한다.

현장에서 조합원들을 만나는 그들이 체감할 때 "사회적 교섭은 총파업의 전선을 교란시키는 요인이며 조합원들을 헷갈리게 하는 악재"기에 비정규 철폐를 위한 문선에서 이 내용이 빠질 수는 없다는 것. 그리고 그것에 대한 조합원들의 비판을 수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총파업이 얼마나 어려운 건데, 노사정 대화서 인권위 안이니 수정안 얘기 나오면서 조합원들에게 총파업을 믿지 않는다"고 느끼기에 이를 표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시적 해프닝 아니다, 10년 곪은 문제 터진 것"

지침을 접하고 제출안 기획안이 결국 거부당하면서 무대에 오를 수 없게되자 율동패들 사이에서는 작년 노동자대회처럼 일단 올라가서 공연을 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올해에는 작년처럼 그냥 문선을 하거나 못하거나가 문제를 넘어 이런 문제들을 공론화하고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에 의견이 모아졌다"는 것이 김명진씨의 설명이다.

박현욱씨에 따르면 과거에도 이런 문제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니라고 한다. 이전에도 개인적으로 불참하거나 소규모이지만 조직적으로 문제제기가 이루어졌던 적이 있는 것. 집행부가 원치 않는 선동을 하는 문화패에 대해 마이크선을 끊고 음향을 내린 사건도 있었다고.

하지만 노동자대회라는 큰 공간에서 지금과 같은 규모의 조직적인 문제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현욱씨는 "정책적 논의 토론은 진행되는데 왜 그 토론의 문제의식들을 최선방에서 정치 선동하는 문화정책에 대한 토론은 없는 겁니까? 문선은 그냥 노래하고 춤추면 된다는 발상이 극복되지 못하기 때문 아닙니까?"라고 반문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김명진씨는 "이번 논란이 일시적인 해프닝이나 사회적 교섭 반대 논란의 연장으로만 비춰지지 않길 바란다"며 "문화패를 정치 선동부대로 인정하지 못하고 '공연 꼭두각시'로 묶어두는 의식들에 대한 반성부터 이후 우리가 제출한 문제의식이 받아들여 질 때까지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현욱씨는 이번 논란이 문선대의 '독자성'이니 '자율성'이니 하는 문제로 왜곡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선대가 노동운동, 현정세, 집행부 등의 골간조직 내지는 대의원대회와도 전혀 무관한 건인가. 이런 독자성. 엄밀히 말하면 독자성이라는 말 맞지 않습니다. 민주노조운동과 따로 떨어져서 갈 수 있는 부분이 아니고, 또 민주노총은 이렇게 흘러가는데 우리는 전혀 상관없이 가겠다? 독자성이 방점이 아닙니다. 오히려 따로 놀겠다가 아니라 기획연출단 회의에서 책임성있게 자기 모습을 보여야 하는 거고. 그렇게 열려 있어야 한다는 거죠. 노동자의 공간 집회의 공간은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것. 이번에 반드시 고민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가 거듭 말한 내용이다.

<2005년 노동절 대회 문선을 하지 못하게 된 수도권지역 문화패들의 입장>

1. 우리 현장 문화패들은 투쟁 시기 문선활동으로 함께 투쟁현장을 지켜왔습니다

- 민주노총 10년의 역사와 그 이전의 민주노조 운동의 과정에서 우리 문화패들은 일상시기에는 노동자 문화활동과 연대활동으로 자본의 문화에 저항해왔고 투쟁시기에는 최선두에서 문선활동으로 동지들과 함께 해왔습니다. 때로는 우리의 선동이 스스로에게 거짓선동이 되지 않을까 채찍질 하며 때로는 흐트러진 모습에 동지들로부터 질타를 받기도 하며 민주노조 운동을 함께 지켜왔습니다.

2. 함께 하는 설렘의 집회가 동원된 무거운 발걸음으로..

- 동지들도 잘 알다시피 수많은 선배 노동자들은 목숨과 민주노조의 깃발을 바꾸어야만 했습니다. 그 극한 폭압을 뚫고서 더디나마 민주노조 운동이 진정으로 세상을 바꾸는 길을 향해 한발한발 걸음을 내디딜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스스로가 치열하게 고민하고 토론하면서 서로에 대한 비판과 반비판을 통해 발전해 나가던 전통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우리 민주노조의 깃대는 흔들리고 있습니다. 현장으로부터 치열하게 토론하고 논쟁하던, 그럼으로써 민주노조일 수 있었던 생명과도 같은 문화는 언제나 똑같은 집회장 연사들의 마이크 울림 아래로 사라져버리고 있습니다. 다양한 의견과 생각이 있으니 함께 토론하고 얘기하자는 외침은 ‘엄중한 시기에 내부분열을 조장하는 불온세력’으로 낙인 찍혀버리는 현재에서 우린 민주노조의 희망을 어디서 찾을지 암담함을 느낍니다.
‘이번 집회에선 어떤 얘기들이 있을까? 나도 동지들에게 의견 한마디 얘기 할 수 있을까’하던 설렘으로 집회장을 향하던 발걸음은 이젠 보지 않아도 연사들 순서를 다 외고 똑같은 사람들 똑같은 이야기 듣기 위해 동원된 발걸음을 무겁게 옮겨야 하는... 그래서 집회 시간 내내 시계만 쳐다보다 출석체크하기 바쁘게 집회장을 빠져나오는 발걸음으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투쟁의 최선두에서 투쟁의지를 북돋운다는 자부심으로 몸이 부서져라 쳐대던 북소리도, 노랫소리도, 몸짓도 이젠 점점 집회장의 구색맞추기가 되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우리 문화패들의 활동도 갈수록 힘이 빠져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3. 지도부가 원치 않는 내용의 문선은 할 수 없다(?)

- 그런 가운데 또다시 2005년 노동절을 맞이하고 우리 문화패들은 문선으로 복무하기 위한 준비를 했습니다. 내부토론을 통해 올해는 동지들에게 어떤 내용을 문선으로 전달할까를 고민했습니다. 수도권 지역의 율동패들이 모여서 전반적인 의견을 나눈 결과를 노동자대회 문화기획연출단에 제안했으나 돌아 온 이야기는 “그런 내용이라면 노동자 대회 무대에 올릴 수 없다”는 결과였습니다.
‘음반사전검열’이란 단어도 박물관에 들어가 앉아 있는 이 시대에 가장 민주적이라고 하고 진보적 변혁운동의 최선두에 서있다고 하는 민주노총의 지도부에게서 우린 악명 높았던 군사독재 시절의 그림자를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치 사상, 표현의 자유를 찾기 위해 평생을 감옥에서 보내고 때론 목숨도 바쳐야 했던 수많은 선배 열사들에게 지금의 부끄러운 낯을 어떻게 들어서 볼 수있을지 가슴 아플 따름입니다. 대중적 토론의 장이어야할 노동자 대회가 ‘지도부의 지도력이 의심받을 수 있는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문화적 표현이 사전검열 대상이 되어야 하는 지금의 민주노조 운동을 그래도 변혁을 지향하는 진보운동이라고 도대체 누구에게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물론 과거에도 내부의 이견은 언제나 있어왔습니다. 하지만 문선대로서 우리는 조합원동지들 앞에 서서 문선을 해야할 책임감이 있기에 조금씩의 차이를 극복하고 언제나 그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가 이런 식의 민주노조 정신의 훼손으로 나타나는 상황에서.. 그래도 우린 문선대이니 그 의무를 다하기 위해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해야 하는 것입니까?

4. 무엇이 총파업전선을 교란시키는가?

- 자본은 스스로의 위기를 노동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신자유주의 공세로 극복하고 오히려 더욱 호시절을 구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언론을 통해 대놓고 ‘고용의 유연화는 어느 정도 됐으니 임금부분의 유연화를 착수해야 한다’는 말을 지껄여 대는 등 노동자들을 향한 시퍼런 칼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자본은 이렇게 단 한순간도 노동자들을 향한 그들의 원칙을 바꾸지 않고 있는데... 우리 민주노조운동은 너무 쉽게 우리의 원칙을 포기하거나 흔들리고 있습니다.
우리 민주노조운동의 원칙. 그것은 바로 계급성과 변혁 지향성이라고 알고 있고 배워왔으며 그렇게 실천해왔습니다. 허나 우린 민주노총 10년여의 역사 속에서 너무나 많이 흔들려왔으며 그 결과는 자본과 정권의 의도에 말려들어 수렁에 빠지는 꼴로 귀착되어 왔습니다. 신자유주의를 멈추게 했던 총파업의 함성이 가시기도 전에 노사정위의 합의로 우린 정리해고와 파견법을 얻어냈습니다. 정리해고에 대한 항거와 비정규직 투쟁들은 노사정이 동의했다는 미명 아래 무차별적 폭력으로 우리에게 돌아왔으며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도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다고 이젠 과거의 계급적 노동운동은 안된다고 너무 쉽게 이야기 하며 우리도 힘이 있으니 저들에게 손을 내밀 때가 되었다고 말하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우리의 지도부가 저들의 손을 잡고 있는 바로 그 순간에 벌건 대낮에 청주에서 울산에서 전국 곳곳에서 노동자들은 눈알이 뽑혀가는 피의 유린을 당하고 있으며 순식간에 한 단사에서 114명의 조합원들이 사형선고와 같은 해고를 당하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의라는 자본의 축제에 결정판이 될 비정규직 개안안과 노사관계로드맵을 저지하기 위한 해답은 우린 지난 경험으로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현장으로부터의 힘있는 총파업을 조직하는 것. 그것말고는 그 어느 것도 답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총파업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우리 스스로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다른 것에 매달리지 말고 총파업전선을 힘있게 만들어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총동원해야 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허나... 현장에서 체감되는 총파업은 너무나 먼 이야기입니다. “노사정 교섭으로 얘기 다 끝날건데 총파업은 무슨...”이라는 자조적인 목소리들이 바로 우리 현장에서 총파업을 조직해야할 활동가들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들이며 ‘이제 집회가자고 설득할 근거조차 없어졌다. 무슨 이야기로 집회동원하냐?’고들 말합니다.
지난 겨울 국회 크레인에 올라 고공농성을 하며 외치던 비정규직 동지들의 외침은 비정규직 개악안의 유보도 수정도 아닌 폐기였습니다. 각계에서 현장을 혼란시키는 사회적 교섭을 폐기해달라는 요구에도 귀를 막아버린 현 민주노총의 지도부 동지들에게 우리 현장 조합원들은 어떤 믿음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국회에서 비정규개악안을 빼내오기 위해 노사정교섭이 필요하다는 현 지도부의 호소는 노사정 교섭을 하자 마자 국회처리를 인정하는 모습 속에서 조합원들의 총파업의지를 꺾고있습니다. 비정규개악안 폐기가 노사정대화의 전재라고 하던 현 지도부의 외침은 갑자기 인권위안 관철이라는 이름으로 바뀌고 또다시 수정안을 놓고 벌이는 교섭테이블의 모습 앞에 한숨짓게 했습니다.

5. 정권과 자본의 포섭, 교란작전을 극복하고 총파업전선을 강화하자!

- 이것이 이번에 율동패들이 노동자 대회 때 조합원들에게 전하고자 준비한 메시지였습니다. 민주노총이 생기고 초유로 벌어진 대의원대회 3회 무산이라는 사태. 이런 내부의 혼란을 극복하지 않고는 이후 힘있는 민주노조 운동은 없다는 위기감에 우리는 공감했고, 노동자대회에서 이제 우리 스스로를 냉정하게 돌아보자는 내용을 담으려 했습니다. 그러나 ‘노사정 교섭에 대한 문제제기’는 대회에서 절대 조합원들 앞에 보여져서는 안된다는 노동자대회 문화기획연출단의 결과를 접해야만 했습니다. 그런 결과 앞에서 우린 우리의 내용을 폐기하고 기획연출단에서 요구하는 것으로 문선을 할 것인가 아닌가를 놓고 고민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결코 동지들에게 스스로를 속이는 거짓선동은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동지들. 저희 문화패들의 고민이 철없는 생각이거나 그들이 말하듯 좌익맹동주의적 발상이라면 저희는 조합원동지들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또한 저희는 동지들 앞에서 언제나처럼 문화를 무기로 투쟁의 최선두를 지키고 싶습니다. 비록 이번 노동자 대회에서 동지들 앞에 문선대로서의 의무를 하지 못했지만 언제나 노동해방의 전선을 동지들과 함께 지켜나가겠습니다.

2005년 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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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호호~

    오늘 전야제, 어쩐지 아쉬움이 남아 여기저기 뒤적여보는 중인데요.
    기사 잘 봤습니다. 최하은 기자님.

  • 원상연

    여기에 흔적을 남기기 부끄러울 만큼 당신들은 충분히 자랑스럽습니다.

  • 현장활동가

    문예선봉활동가의 일부가 자기들의 뜻이 관철되지 않자 불참(보이콧)한 것 그것이 사실 그자체 입니다. 문선대의 일부가 사회적교섭을 반대하여 민주노총 지도부를 적으로 삼고 자신들의 정치적입장을 이유로 노동절문화제를 거부하여 불참(보이콧)한 것입니다.

    기사에서 불참한 사람들의 주장만 들어 있고 참여한 문선대의 얘기는 들어 있지 않은데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날 참여한 문선대도 꼭두각시가 아닙니다. 십년이 넘게 활동한 사람부터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하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백이십여명이 넘는 동지들이 함께 했습니다.
    그들 모두가 사회적 합의주의에 찬성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자신의 뜻과 다르다고해서 노동자들이 참여하는 노동절집회를 자신들의 기량을 무기삼아 불참을 선언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참석한 것입니다. 민주노총지도부보다는 그날 참여할 노동자들을 먼저 생각한것입니다.

    우리의 적은 민주노총 지도부가 아니라 자본과 정권이며 신자유주의를 내밀며 우리의 목줄을 죄어오는 미국과 일본입니다. 우리가 지금해야할 일은 현장을 조직해서 비정규직철폐투쟁에 앞장서야하는 것입니다.

  • 노동자

    노동자대회에 문선하신 문화패동지들 고생하셨습니다.
    어떤 무기로 문선을 하는가는 각패들이 가져야 하는 몫일것 같구요
    현장문화패동지들이 무엇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빗어지는 결론이 집행부와 맞든 맞지 않든간에 문화패가 가지는 것을 무기로 한다 안한다라고 결정하는 문화패는 별로 없을듯 합니다.

    문화패가 가지고 있는 역량의 무기를 어떤식으로 표현하고 함께 하는것에 무기를 제대로 사용하였는가가 나눠질것 같습니다.

    여튼 이번사태는 총연맹이든 문화패든 충실한 고민이 뒷바침되어져야겠지만 문화의 표현을 두고 검열하거나 제재를 가해서는 안될것입니다.

    위에 기사에서도 성명서 부분에서도 아마도 잘 모르지만 참가하지 못하는 단위에서의 고민도 단번에 나오진 않았을것이란 점 충분히 알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노동자대회에 참가하신 문화패들에게 잘못했다 라고 말하진 않는것 같습니다. 잘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