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기아차 비정규지회 사상 첫 파업, 공장 가동 중단

“비정규 노동자 없으면 차 한 대도 생산 못해”

화성기아차비정규직지회가 8월 26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주,야 동일 6시간 첫 독자 파업에 돌입해 공장가동을 완전히 멈춰 세웠다. 비정규지회는 PDI라인(차량 출고전 최종 점검라인)과 조립1,2,3라인, KD물류라인을 전부 멈춰 세웠고 선봉대를 꾸려 대체인력 투입을 막아섰다. 사측은 이날 새벽부터 대체인력 투입을 계획했으나 비정규지회 노동자들이 강하게 몸싸움 등을 벌여 인력투입을 막았다.

  기아화성비정규직지회 노동자들이 조립공장 순회투쟁을 벌이고 있다

비정규직지회는 오전 10시 40분경 각 업체별로 조합원 결의대회를 갖고 공장별 집결지에 모였다. 각 집결지에 모인 조합원들은 오전 11시경 조립 대식당 앞 민주광장까지 행진했다. 이어 파업에 참가한 주간 400여명의 조합원이 모이자 비정규직지회는 공장의 핵심인 조립공장을 현장순회하며 대체인력 저지의지를 보여주었다. 조립공장을 순회하는 비정규 노동자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만발했고 특히 조립공장 순회 투쟁 과정에서 많은 조합원들이 함께 구호도 외치고 박수를 보내와 비정규노동자들의 사기는 더욱 치솟았다.


이날 조립공장 현장순회투쟁에서 비정규직지회 박종한 사무국장은 “억눌리고 배고팠고 설움 받았던 비정규 노동자의 단결된 투쟁으로 공장을 멈추는 것이 가능했다“면서 ”비정규노동자가 일하지 않는다면 단 한 대의 차도 생산 할 수 없음을 기아차 원,하청 사장들에게 보여주고 있다“고 파업투쟁의 기쁨을 표현했다.

김영성 지회장도 “우리는 정규직과 다르지 않는 생산의 주체이며 기아차에 돈을 벌어주는 1등공신임을 확인시켰다”며 “해고 협박을 두려워하지 말고 우리가 함께 있다는 것을 확인 했을 때 힘이 된다. 사측이 어떤 탄압을 해와도 간부와 선봉대들이 앞장서서 싸우겠다. 오늘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투쟁의지를 밝혔다.


조립공장 순회 투쟁을 마친 비정규직지회는 오후 1시 30분부터 “기아차 비정규직 파업선포식”을 열었고 조합원과 연대에 나선 노동자, 학생 500여명이 한 목소리로 비정규직 철폐를 외쳤다. 선포식을 마친 참가자들은 05년 투쟁 승리를 위한 손도장 찍기를 갖고 각 사업장 별로 해산했다. 이날 파업선포식은 야간파업대오에서도 계속 진행되었으며 야간에도 공장가동은 중단 되었다.

비정규직 지회는 지난 8월 12일 쟁의조정신청 후, 10일간의 쟁의조정기간을 걸쳐 합법적인 파업에 돌입했다. 반면 정규직 노조는 애초 함께 여섯 시간 파업에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내부 사정으로 인해 오전 두 시간 총회로 대신해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정규직에 기대지 않고 자기요구로 투쟁 만들어간다"

김영성 기아화성비정규직지회 지회장 인터뷰

-파업 돌입 배경은 무엇인가
금속연맹의 지침도 있었지만 전국적으로 비정규직이 자기 요구를 걸고 대중적인 분노를 모아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기아 화성공장의 비정규 투쟁의 특징은 2003년부터 2년여 동안 비정규직 현장투쟁단 투쟁을 통해 조직해 왔다는 데 있다. 각 업체별로 노동자회를 구성해 현장투쟁단을 만들어 그 자생력을 토대로 왔다.

- 왜 노조가 아닌 현장투쟁단이었나
현장투쟁단은 일종의 단결체였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자기요구의 주체로 나서나서서 정규직이 대신해 줄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해야만 정규직과의 연대도 가능하고 그때서야 노동자는 하나가 될 수 있다. 그러한 주체를 세우기 위한 과정이었다.

-노조로 전환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업체별로 투쟁을 하다 보니 공통된 사안이 있었고 한계를 느꼈다. 전 공장적으로 노동조합이 구심이 되어야 했고 지난 6월 4일 430여명이 창립총회를 가졌다. 현재 874명의 조합원이 가입한 상태고 계속 확대 되고 있다.

-압도적인 지지로 쟁의행위가 가결되었다
93%투표율에 90.5%가 찬성했다. 우리는 그전에 요구안에 대한 확정 투표를 거쳤다. 요구안은 97%가 찬성했다. 조합원들의 참여를 통해 파업에 가기 위해 이런 과정을 거쳤다. 단지 연맹의 지침이 아닌 비정규노동자 전체 전선을 형성하기 위해 우리는 자기요구가 분명해야 한다고 봤다. 정규직에 기댈 것이 아니라 비정규투쟁의 전국 전선을 만들어 내야 한다.

-지회요구는 무엇인가?
대부분의 사내하청이 비슷한데 유독 사측은 비정규노조의 단협 요청을 탄압이나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노조를 깨려고 하는 것이 자본이 일삼는 일이다. 사측은 지금까지 일관되게 교섭을 회피했고 조합원 명단을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며 원청은 자기들이 교섭대상이 아니라고만 했다.

- 독자파업의 부담은 없는가?
애초 17일 금속연맹이 기자회견을 하면서 밝힌 대로 연맹의 지침에 따라 원.하청 공동파업으로 간다고 조합원들을 조직화 했다. 그러나 19일 아침에 정규직노조의 내부사정으로 공동파업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 원청이 파업에 돌입하지 않을 경우 독자 파업에 대한 부담부분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그런 우려를 극복하면서 고민한 것이 비정규 노조 스스로 체력을 키우고 독자성을 확보해 나가지 않으면 투쟁을 계속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투쟁의 당사자들이 투쟁을 결정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 독자 파업에 들어갔다.

-선봉대는 정규직 노동자들도 결합했다고 들었다
선봉대는 정규직 선봉대와 비정규지회선봉대를 구성했다. 정규직 현장 조직들도 결합하고 있다. 오늘 조립공장 순회 투쟁때는 정규직 조합원들의 구호와 호응, 박수가 많았다. 이걸 봤을때 조합원들의 정서는 집행부의 의지가 절반 이상 작용한다. 보다 적극적으로 조직화 해낸다면 가능성이 있다.

- 사측은 어떤 입장인가
지난 24일 야간조부터 ‘화성공장 도급사 일동’이라는 선전물이 나왔다. 원.하청 자본의 입장이 그대로 드러났는데 ‘비정규직지회라 칭하는 노조의 교섭요구에 대한’이라고 선전물이 시작한다. 여전히 노조를 불인정하고 있다. 사측은 금속의 정치파업이기 때문에 불법이라는 주장을 하며 사내하청 조합원들에게 손해배상과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협박했다. 이에 대해 조합원들은 엄청난 분노를 느끼고 있다. 연맹이나 총연맹이 더욱더 현장투쟁을 엄호하고 지원해야 한다.

- 대체인력 투입도 있었다고 들었다
새벽에 신성물류에 대체인력이 들어왔다. 새벽 5시 40분에 철야를 하던 상집간부들이 대응하며 몸싸움을 했다. 사측은 어떻게든 26일 파업이후 탄압으로 나올 것이다. 또한 불법파업 대응지침을 업체들에게 나눠 주었다. 26일 이후 현대 자본의 탄압과 비슷한 과정이 들어올 것으로 본다. 이후에는 이 투쟁을 전국적인 투쟁으로 확산시켜야 엄호를 받고 투쟁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 첫 파업을 위력적으로 성사 시켰다. 소감을 말해 달라
굉장히 많은 조합원들의 연령이 높다. 그래서 우려도 있었지만 소외되고 탄압받던 분노를 표출했다. 이 파업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계속 되는 현장 순회, 출근투쟁, 조합원 조직을 통해 오늘의 대오가 가능했다. 끊임없는 조직화와 현장 투쟁의 결과다. 오늘 파업대오를 보면서 일상적 투쟁의 결과임을 알았다. 가슴 벅찼고 자신감을 얻었다. 이후 파업의 성과로 더욱 조직력을 탄탄하게 만들어 탄압에 이길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이미 지회쟁대위에서 31일 6시간 파업을 결의한 상태다. 울산 비정규 노동자들의 투쟁을 엄호하고 비정규전선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나갈 것이다. 또한 단체교섭을 쟁취하기 위해 갖가지 쟁의 전술을 만들어 나가고 흔들리지 않는 투쟁으로 반드시 이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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