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노사의 교섭이 어제(10일) 사측이 ‘선 농성해제’ 입장을 고수해 성과 없이 결렬되었다. 노조는 이후 교섭 일정을 제안했으나 사측은 “추가협상은 없다”라며 이를 거부해 사태해결은 난항을 겪고 있다.
▲ 이랜드일반노조는 12일째, 뉴코아노조는 4일째 점거농성을 이어가고 있다./참세상 자료사진 |
이에 노조는 투쟁수위를 더 높여가고 있다. 노조 측은 매장 농성의 숫자를 늘릴 계획을 밝혔다. 현재 이랜드일반노조는 홈에버 상암점에서 12일째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으며, 뉴코아노조는 뉴코아 강남점에서 4일째 점거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는 오늘(11일) 오후 홈에버 시흥점에서 기습농성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몇몇 언론을 통해 정보가 유출돼 홈에버 시흥점 측이 자체적으로 영업을 중단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현재 시흥점에는 경찰 병력이 배치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조는 계획을 전면 수정할 예정이다.
일단, 내일부터 농성 매장 숫자 확대를 본격화 할 예정이다. 노조는 21일 진행될 집중타격투쟁을 목표로 매일 한 개씩의 매장을 확대해 가며 농성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21일에는 전국 25개 매장을 멈추게 한다는 목표다.
이런 투쟁계획에 대해 홍윤경 이랜드일반노조 사무국장은 “80만 원 받고 일해 온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이 스스로 점거농성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절박함을 알려내기 위해 투쟁 수위를 점점 더 높여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뉴코아노조 지도부에 체포영장
정부, “불법행동 엄중 대처” 재확인
이렇게 사측의 불성실한 교섭으로 사태가 더욱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체포영장 발부를 확대하고 공권력 투입으로 노조를 일방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정부는 오늘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에서 노조에게 매장점거 농성을 빠른 시일 내에 풀 것을 촉구하고, “불법행동에 대해선 엄중하게 대처해 나갈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또한 이랜드일반노조 지도부 6인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것에 이어 박양수 뉴코아노조 위원장과 부위원장 2인, 사무국장, 쟁의부장 등 지도부 7인에게도 체포영장이 발부되었다. 이에 노동부를 비롯한 정부의 이러한 행태에 대해 노동계는 “앞에서는 교섭 운운하면서 등 뒤에서 칼을 꽂고 있다”라고 강력히 비난하고 있다.
▲ 참세상 자료사진 |
경총의 이상한 논리
한편,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이랜드 노조 측의 점거농성에 대해 “정부는 불법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표명한 바 있으나 그 집행은 극히 미온적이었다”라며 “이런 정부의 태도가 노동계의 불법파업을 더욱 빈번하게 하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지는 않은가 우려된다”는 입장을 내고, “대선이 걸려 발생하는 공권력의 이완현상을 틈타 노동계의 투쟁만능주의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라고 노조 측을 비난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영배 경총 상임부회장은 11일, 경총 조찬포럼에서 “이랜드 협상이 잘 안되고 있는데 그 주된 이유는 좌파 운동가들이 개입해 근로자들 뒤에서 조종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좌파운동가들이 개입해 사태를 장기화시키고 있다”는 이상한 논리를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