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시간 취업자 급증 '고용의 질' 심각

통계청 12월 고용동향...모든 수치 암울

고용시장이 갈수록 얼어붙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월 신규 취업자 수가 20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10월엔 9만 7천명을 기록해 10만 명 벽까지 무너졌다. 지난해 11월에는 7만 8천명, 급기야 12월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서 역대 최저 수준이다.

14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취업자는 2천324만5천명으로 2007년 같은 달에 비해 무려 1만2천명이나 줄었다. 취업한 사람 수가 줄어드는 건 극심한 카드대란 후유증을 겪던 지난 2003년 10월(8만6천명 감소)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취업자가 이렇게 감소한 건 청년층 제조업 건설업 단순노무종사자 서비스·판매종사자 자영업자 임시직 일용직 등 서민과 저소득층 취업이 줄어든 데 주 원인이 있다.

청년과 비정규직 실업 심각하다

직종별로는 제조업(-2.4%), 건설업(-2.5%), 전기·운수·통신·금융업(-1.5%), 도소매·음식숙박업(-1.1%), 기능·기계조작·단순노무종사자(-2.1%), 서비스·판매종사자(-1.5%), 자영업주(-1.6%) 등에서 감소세였고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시근로자 (-1.8%), 일용근로자(-6.3%)의 취업자가 감소하는 등 서민과 저소득층이 많은 직종에서 취업자가 크게 줄었다.

연령별로는 20대와 30대 취업자 수가 2007년 같은 달에 비해 12만8천명과 10만9천명의 큰 감소폭을 보여 청년실업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전체 고용률은 58.4%로 작년 동월 대비 0.7% 포인트 떨어졌다. 실업률은 3.3%로 전년 동월 대비 0.2%포인트 올랐다. 실업율 역시 지난 2007년 3월의 3.4%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단시간 취업자 늘어 '고용의 질'도 심각

취업시간대별 취업자를 살펴보면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317만 명으로 2007년 같은 달에 비해 52만8천명(20.0%) 증가한 반면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1977만2천명으로 62만6천명(-3.1%) 감소했다. 18시간 미만 취업자 95만6천명 중 일거리가 없거나 사업부진 등의 이유로 18시간 미만 일하면서 추가 취업을 원하는 사람은 13만2천명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3만 8천명(40.0%) 늘었다.

이렇게 취업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아예 구직을 포기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구직 단념자는 14만 7천명을 기록, 전년동월대비 4만 3천명 증가했다. 구직 단념자는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의사와 능력은 있으나 노동시장이 어려워져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자를 말한다.

정부가 내세웠던 매달 일자리 20만 개 창출은 '공수표'가 된 셈인데, 정말 문제는 이제부터다. 앞으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고용사정이 더욱 나빠질 것이다.

박하순 노동조합기업경영연구소 소장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공기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본격화돼 제조업 등 민간기업까지 퍼져나가면 일자리는 더 줄어든다. 이명박 정부가 이 상황을 막긴 힘들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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