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전세값이 뛰는 이유는?

김두한(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연구원)

90년대 완만하게 상승하던 주택가격이 98년 경제위기와 함께 급격히 하락하였다. 97년을 100으로 놓았을 때, 주택의 매매가격은 98년 8월에 83.9 그리고 전세가격은 72.9까지 하락하였다. 그러던 것이 2002년 7월 현재 주택의 매매가격은 132.8을 기록하였고 전세가격은 98년 보다 2배 이상 상승하여 175.9를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상승세는 정부의 규제 제스처에도 불구하고 계속되고 있다. 그리하여 한 달 새 1억이 상승하고, 한 주 사이에 수천만원 이상 가격이 상승하는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이러한 집값 및 전세가격의 상승 그리고 전세의 월세로의 전환 등으로 말미암아 노동자들의 경제적인 부담은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가뜩이나 열악한 노동계급의 삶을 붕괴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구조적 가수요 창출을 통한 주택 투기 활성화

주택가격과 전세가격의 상승은 자본주의 체제아래서는 지속적이다. 왜냐하면 자본주의 경제는 도시를 중심을 발달하는데 도시로 점차 더 많은 인구가 유입되기 때문이다. 즉, 도시의 토지와 주택은 한정되어 있는데 인구유입에 따라 토지와 건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 하지만 토지는 다른 상품들과 달라서 수요가 증대한다고 더 만들 수 없다. 따라서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토지소유자는 더 높은 가격을 요구할 수 있다. 이는 토지가 개개인에게 사적으로 독점으로 소유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런데 투기를 위하여 토지에 대한 수요가 인위적으로 조성될 수도 있다. 김대중정권은 인위적으로 주택에 대한 가수요을 늘리는 정책, 혹은 필요한 주택을 줄이는 정책을 사용하였다. 우선 노동계급을 포함한 실수요자들이 필요로 하는 소형아파트의 의무 건설비율을 97년 말부터 3여 년 동안 폐지하였다. 그리고 5만에 가까운 인원이 거주하고 있는 서울 5개 지역을 재건축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로 인해 순식간에 주택부족이 우려되었고, 주택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그리고 최근까지 재건축 및 재개발 물결이 뒤를 이의면서 주택부족을 인위적으로 조장하고 있다. 또한 98년 외국인 토지취득 전면 자유화 발표, 건물 분양 공급업·임대업 시장 전면개방, 토지 거래 허가구역 전면 해제 발표, 민영주택 분양가 자율화로 가격상승유발, 임대사업자 범위확대 및 지원을 통하여 공식적인 투기꾼 양성 등의 조치가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주택을 구입하지 않고서 분양권만을 팔 수도 있게 하는 분양권 전매를 허용하였으며, 1999년 12월 아파트청약통장 가입자를 대폭 확대함으로써 실수요자 외에 투기자들을 주택시장에 끌어들였다. 2001년 6월에는 신축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면제, 취득세와 등록세 감면 및 금융지원 등의 조치를 취했다. 낮은 이자율로 쉬고 있던 자금들은 이런 투기에 공식 비공식적으로 사용됨으로써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받았다.

대도시중심의 투기적 개발을 통한 주택가격 상승

그런데 토지가격은 이런 수요의 정도뿐만 아니라 토지에 투하된 자본의 크기에 좌우된다. 토지에 더 많은 자본이 투하될수록 그 토지의 가치는 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본주의사회에서는 도시가 발달함에 따라, 주택가격과 토지가격은 당연히 상승한다. 바로 이점 때문에 건축업자들은 단순히 건물이 아니라 이런 토지가격의 상승을 노리고 투기적으로 개발사업을 하기도 한다. 토지소유자들도 이런 투기의 이득을 위해서 도시의 지속적 개발을 요구한다. 그리하여 도시는 더욱 집중적으로 개발되며, 그에 따라 토지가격 및 주택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게 된다.
김대중정권 아래서 대도시 그리고 도심 중심의 개발이 과도하게 이루어졌다. 국무회의에서 그린벨트 해제요건을 대폭 완화하였으며, 그리고 시·도지사에게 해제권한을 이임하였다. 그 결과 택지조성을 포함한 개발을 명분으로 그린벨트 해제가 서울, 인천, 대전, 부산 등 할 것 없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졌으며, 당연히 토지가격의 급격한 상승을 초래했다. 이외에도 판교신도시건설, 아산신도시건설, 인천 경제특구조성 및 고급주거단지 조성을 추진함으로써 주택가격을 주도적으로 상승시켰다. 또한 거대한 자본을 다시 투하하는 도심재건축 물결이 일어났다. 이 재건축 대다수가 건물의 노후 때문이 아니라 투기적인 목적으로 계획되었다. 강남지역 재건축 아파트가 대표적이지만, 이 재건축 물결은 이미 전국의 주요도시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한 마디로 김대중정권은 경기부양을 명분으로 건설자본과 토지소유자 그리고 여기에 자금을 대여하는 은행 등 화폐자본가 그리고 투기세력의 잇속을 채워주는 정책을 폈던 것이다.

주택문제의 근원은 바로 토지의 독점적 사적 소유

현재 주택가격 상승의 주원인 중에 또 하나는 도시지역에 주택이 수요에 비해 적다는 점이다. 따라서 도시 개발을 통해서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하면 주택가격이 하락 할 것 같지만, 오히려 앞서 살펴본 것처럼 해당지역의 가격을 상승시킬 뿐이다. 왜냐하면 주택 및 건물이 증가함에 따라 해당 도시의 한정된 토지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며, 이용 가능한 토지는 상대적으로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토지의 이용을 위해서 그것을 독점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개인에게 더 많은 대가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택문제의 해결은 주택공급의 증대만으로는 불가능하다. 토지에 대해 개개인의 독점적 지위를 약화시키거나 철폐해야 한다.
주택지에 대한 독점적 지위를 낮추기 위해서는, 국가가 공적으로 임대주택을 낮은 가격으로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국유지의 확대와 국유지를 택지로 무상 혹은 낮은 가격에 제공해야 한다. 아니면 대형의 초호화 주택이 아니라 노동자들이 실제 필요하고 구입할 수 있는 소형주택을 많이 건설하도록 하는 최소한의 역할이라도 해야 한다. 그리고 도시 중심의 불균형적인 발전을 지양함으로써 도시집중을 완화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결과는 노동계급의 투쟁없이 달성될 수 없을 뿐 아니라,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는 것도 아니다. 궁극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모든 토지소유를 국유화해야 하며, 이윤에 따른 무정부적인 개발이 아니라 의식적인 균형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이것은 자본주의 변혁을 통해서만 실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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