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맥주, 3조2천억 써서 진로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

골드만삭스 진로 팔아 최소한 1조 이상 챙겨

하이트맥주 컨소시엄, 진로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지난 1일, 진로의 법정관리를 맡고 있는 서울지법 파산부와 매각주관사 메릴린치 증권은 진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하이트맥주 컨소시엄을 결정했다. 하이트 맥주, 교원공제회,산업은행 사모투자회사, 새마을 금고연합회등 5곳으로 구성된 이 컨소시엄은 입찰가격으로 대략 3조2천억 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협상대상자로는 CJ, 두산등이 선정됐으나 이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다. 한편 3조2천억원이라는 매각가격은 현재까지 국내 M&A역사상 최고가격이다. 한편 현재 액면가액으로 따질때 진로의 채권은 2조7천8백여원에 달하고 이 중 대부분을 세나 인베스트먼트(골드만 삭스의 페이퍼 컴퍼니), JP 모건, 도이체 방크 등 외국계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이익 최소 1조원 상회, 실제로 얼마될지 아무도 몰라

골드만삭스의 경우 진로 채권은 1조4천억원이 넘게 보유하고 있지만 이 채권의 매입가격은 액면가의 15%정도에 불과하다. 채권 매입 이후 지금까지 액면가 기준으로 받은 이자만 해도 원금을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진로가 예상대로 3조2천억원에 매각된면 골드만삭스 단일 회사의 수익만 1조원을 훨씬 상회하게 된다. 그간 이자, 정리계획안 통과로 인한 원금변제(물론 액면가 기준이다)를 합하면 진로를 통한 골드만삭스의 이익은 얼마에 달할지 아무도 계산하기 힘들다.

지난 97년 11월 진로와의 경영 컨설팅 계약에 앞서 비밀유지협약을 맺고 사전 조사를 진행한 골드만삭스는 결국 경영 컨설팅 계약을 맺지는 않았으나 사전 조사 직후 진로 채권을 대거 매입하기 시작했다. 이 와중에 비밀유지협약 위반이라는 논란이 있었지만 한국 법원은 골드만 삭스의 책임을 묻지 않았다.

결국 최대 채권자 자리에 등극한 골드만삭스는 진로재팬 상표권 가압류, 진로홍콩 파산 신청등으로 진로의 자산매각와 외자유치를 방해해 법정관리 신청을 주도, 결국 업계 1위고 수천억의 영업이익을 매년 기록하는 진로는 서울지법 파산부의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진로의 회생보다 매각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골드만삭스의 계산이 이면에 존재했다는 평가다.

2003년 전국시장 점유율 54.6%, 수도권 점유율 92%, 2004년 7월 참이슬 누적판매 70억병 돌파, 1900여명의 직원으로 2004년 매출 7천3백47억, 영업이익 2천2백19억등 진로는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알짜배기 기업임에 틀림없지만 진로매각 가격을 부풀리기 위한 골드만삭스의 노력은 끝이 없었다.

지난 3월 1일에는 파이낸셜타임즈는 진로의 사장 가치가 30억불에 달한다는 자가발전적 뉴스를 보도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10년 정도 영업을 통해 인수가격을 충당한는데 반해 하이트의 경우 현재 영업이익을 유지한다고 계산하더라도 15년을 영업해도 인수가격을 충당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하이트의 진로인수 가시화될 경우 독과점 논란 벌어질 듯

한편 하이트맥주가 진로를 인수할 경우 공정거래법을 정면으로 저촉할 수 있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하이트가 진로를 인수할 경우 같은 주류업체라는 특성상 유통, 물류, 마케팅 등에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지만 맥주 업계 1위인 하이트와 소주 업계 1위인 진로의 결합은 필연적으로 여타 주류업체들의 독과점 문제제기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기준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하이트맥주의 진로 인수에는 '독과점' 문제가 걸림돌이다. 특히 국내 주류시장 독과점을 이유로 주류업체들이 들어가있는 다른 컨소시엄들이 문제를 제기할 경우 양해각서 체결 시한인 4월말까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기준심사를 받아야 하는 등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재벌2세의 전횡으로 어려움에 빠진 회사지만 노동자들은 신상품 개발, 임금동결, 상여금 반납, 생산성 향상등 뼈를 깍는 노력으로 업계 1위의 자리를 확고히 유지시켰다. 또한 서민들의 사랑도 이 과정에 톡톡히 한 몫을 했다.

그러나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번다’는 옛속담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아시아 최고의 M&A'라는 별칭이 붙은 이번 진로 인수전은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외국계 금융기관의 한 판 돈 잔치로 마무리 될 전망이다. 30년 가량 진로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한 전직 중견간부는 “회장이 돈 빼가고 외국계 금융기관에서 빼가더니 결국은 이렇게 넘어간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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