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 최고 실적 기록

기업의 투자심리 회복을 위해 과감히 규제를 철폐하라?

증권거래소 상장기업들이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하면서 곳곳에서는 기업 재투자 압박을 핑계로 '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완화'할 것에 대한 요구가 빗발쳤다. 그러나 1위를 기록한 현대차와 삼성, KT의 경우 대표적인 노동탄압 사업장이어서 이들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5일 증권선물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 중 금융업 관리종목 지주회사 등을 제외한 467개사의 지난해 사업보고서 결과 상장기업의 현금성 자산(현금, 예금과 만기 1년 미만 금융상품)은 46조 5825억 원으로 사상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3년 39조 7535억 원에 비해 17.18%가 증가한 것이다. 기업별로 현대자동차가 5조 6천 억원으로 1위, 삼성전자가 5조 14백 억원, KT가 2조 5천 억 원의 순위를 보였다.

기본적으로 이 자료에 근거하면 내수 경기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이는전자, 화학, 해운 등 수출 관련업종은 성과가 좋으나 섬유, 의복, 유통, 식음료 등의 내수 부문 기업들의 상황은 부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근래 석유, 철강 등 원자재 가격의 급등세와 환율 문제 등 수출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상장사들의 현금성 보유액이 최대를 기록했다. 또한 이는 기업이 생산성 확대를 위해 돈을 재투자하기 보다는 돈을 쥐고 있는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볼 수 있다.

  지난 3월 23일 울산 현대차 공장앞에서 경비대에 의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신문 및 다수의 논평들은 이런 현금보유고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투자의욕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하며 "정부는 투자의 발목을 잡는 각종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는 한편 예측 가능한 정책을 펼쳐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투자가 죽어있는 이상, 일자리 창출은 고사하고 실업문제까지 연동되고 소비회복 추세도 발목이 잡힐 것이라는 근거를 들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아생주의에 빠져 고용구조를 왜곡하면서 소비구조를 악화시키는 책임을 '규제 때문이다'라는 핑계로 면피해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리고 "규제가 덜 풀려 기업들이 돈을 쥐고 있는 상황인지 부터 되집어 볼 필요"가 있다고 '규제완화'에 대한 요구보다 "고용구조 개선"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입장도 있었다.

한편 현금성 자산보유 1위를 차지한 현대자동차의 경우 불법파견과 안기호 현대차비정규노조위원장 납치사건과 비정규노동자 폭행사건 등 노동탄압으로 일관하고 는 대표적인 사업장이다. 또한 2위를 차지한 삼성전자의 경우도 노조탈퇴공작이 폭로된 바 있고, KT도 감시 등으로 인해 노동탄압과 인권탄압 사례들이 최근에 폭로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