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매각 차익만 노린다

한국은행, '은행 비효율성에 도움 안돼, 예대금리차 확대에 서민 피해 가중'

금융관계자들 까지도 외국 자본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한국은행 산하 금융경제연구원은10일 '외국 금융기관의 진입이 국내 은행산업에 미친 영향'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매각차익을 노리는 외국계 은행들의 안전, 수익 중시 경향은 오히려 은행의 시장 중개 기능을 약화시키고, 예금과 대출금의 금리 차이만 확대 시켜 일반 서민들의 피해를 가중시켰다는 것이다. 나아가 이 보고서는 '이후 은행 매각과정 시 사모펀드를 배제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일반 은행 외국인지분율 IMF이후 40% 이상 급증

정부는 IMF 이후 금융구조조정을 통해 국내 중소 금융기관들을 통합시켰고, 외국자본 유치를 적극적으로 유도해 왔다. 이 결과 97년 일반은행 외국인 지분율이 16.4%에 불과했으나 2004년 9월 말 현재 59.2%까지 급증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국내 예금은행 총자산 중 외국계 은행 자산의 비중도 97년 말 8.5%에서 작년 말 22.4%로 증가했다.

보고서는 "사모펀드의 국내 은행산업 진입이 국내(내국계) 은행에 미친 영향을 실증 분석한 결과, 국내 은행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는 기여한 반면 비용 효율성을 개선시키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런 현상은 외국계 사모펀드가 은행의 가치를 높여 매각차익을 극대화할 목적으로 은행의 안정성과 수익성에만 치중했고, 국내(내국계)은 외국계 은행과의 경쟁을 하기 위해 같은 사업방식을 취해 온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리고 이런 은행들의 '안정성·수익성' 중시 경향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축소, 가계 대출 확대로 이어졌고,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예대금리차)가 대폭 확대되 결정적으로 돈을 빌려야 쓸수 밖에 없는 국민들의 피해를 가중시켰다는 것이다.

사모펀드, 은행 인수시 배제해야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기업대출은 2000년 40.2%에서 지난해 34.6%로 낮아진 경향을 보인다. 기업에 돈을 대출해 주고, 그 자금이 산업으로 재투자될 수 있는 은행의 중개 사업을 오히려 축소하고 있다. 이에 반면 안정성이 높은 가계대출 비중은 32.8%에서 56.6%로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외국계 은행인 은행의 자금중개기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경향은 국내(내국계)은행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보고서는 "불가피하게 외국자본에 매각할 경우, 대주주에 대한 적격성 심사를 강화해 외국계 사모펀드보다 유수은행을 유치하는 것이 바람직할"이라고 제안해 '사모펀드의 은행 인수를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그

보고서 , 예대금리차 , 사모펀드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라은영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참새

    은행은 우리은행을 지칭하는 건가요? 그냥 그런가 궁금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