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뜨고 당한 '사기 수법'에 철퇴를

감시센타, 시세 조작 헤르메스에 '징계'요구, 금융감독 결정에 이목 집중

삼성물산 주가 조작혐의로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아온 '헤르메스'에 대한 징계 여부가 오늘(20일) 오전 10시 최종 결정됐다. 이 결과는 21일 발표될 예정이다. 만약 금융감독 당국이 '위법'에 따른 징계를 결정한다면 헤르메스는 검찰 고발 등의 조치를 당하게 된다.

철저히 언론을 활용한 헤르메스

헤르메스는 운용자산규모가 90조원에 달하는 영국계 투기자본이다. 헤르메스가 지난해 '단순 투자의 목적으로 삼성물산 주식 5%를 취득했다'고 금융감독원에 신고 하면서 부터 얘기는 시작된다. 이미 국민은행, SK, 현대자동차 등 국내 알짜 기업의 외국계 자본 비율이 50%를 넘는 경우가 다반사인 상황에 한 외국계 자본이 한 회사의 5%의 주식을 사들였다는 사실은 별 특이한 사항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대상이 삼성물산이라는 사실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의 대주주이자 에버랜드 삼성생명과 3각 축을 이루는 삼성그룹의 핵심사 이기 때문이다. 특히 소버린과 SK의 경영권 분쟁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은 이후, 삼성전자의 외국계 지분이 50%를 훌쩍 넘는 상황은 경영권 위협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알레르기 반응들이 지배적인 상황이었기 때문에 헤르메스의 행보에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헤르메스는 한 발 더 나아가 지난해 11월 삼성물산에 대해 M&A를 시사하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며 자사주 추가매입을 촉구하는 등 경영개입의 시사하는 뜻을 종종 내비쳤다. 소버린이 SK과의 경영권 분쟁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렸던 것 거처럼, 거대 운용사의 추가 투자를 예고하는 이런 행보는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후 헤르메스는 한방의 결정타로 한국 금융당국과 시장을 완전히 날려버린다. 지속적으로 언론플레이를 진행해 온 헤르메스는 지난해 12월 1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삼성물산이 외국인 투자자들에 의해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다. 한국 사회에서의 언론 인터뷰는 사실상 '공시'로 간주되는 만큼 헤르메스의 이런 언급은 '기정 사실'로 인정되며 주가상승의 핵심 키로 작용했다.

그러나 보도 이틀 뒤인 3일 헤르메스는 보유하고 있던 삼성물산 주식 777만 2천주(5%)를 주당 평균 1만 4천 604원에 전량 매각했다. 속된말로 '치고 빠지기' 작전을 펼친 것이다. 헤르메스는 주식을 보유했던 불과 9개월 만에 환차익을 제외하더라도 200억원 가량의 매매 차익을 챙겼다.

'설마'했던 상황이 '사실'이 되자, 여론들은 격분하며 헤르메스의 행태를 비난했고, '주각 조작'을 주장하고 나섰다. 철저히 이용당한 언론과 관련 당국은 헤르메스의 치밀한 작전에 완전히 '놀아났던' 것이다.

그러나 이미 배는 떠난 상황, 이후 금융감독 당국은 이례적으로 영국 런던에 직접 조사 벌이며 사태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현행 증권거래법 제 188조에 따르면 '부당한 이득을 얻기 위해 고의로 허위의 시세 또는 허위의 사실, 기타 풍설을 유포하거나 위계를 쓰는 행위'를 시세조정 관련 '불공정행위'로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금융 감독 당국은 이 법에 근거해 조사를 벌여왔던 것이고, 오늘(20일) 최종 징계여부가 결정되는 것이다.

수익을 복지증진과 빈곤문제 해결에 사용하라

과연 금융감독 당국이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지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투기자본감시센터(감시센터)는 '엄중 처벌'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대순 투기자본감시센터 변호사는 오늘(20일) 여의도 금융감독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에서 "지난 몇 년간 지속돼 온 투기자본의 이윤 약탈 행위는 이제 한국사회의 특징처럼 돼 버렸다"며 "정부의 무책임과 정책 방향이 현재와 같이 유지되는 한 문제 해결이 요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감시센터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헤르메스의 명백한 사기행위이자 시장을 큰 혼란에 빠트리는 불공정 행위이다. 더 이상 '선진투자기법'으로 포장돼서는 안 된다"면서 헤르메스에 대한 처벌을 촉구했다.

또한 "투기자본의 성장과 고수익은 한국 경제의 체질개선을 가져오지도,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동반하지도, 사회구성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지도 못했다. 오히려 이 모든 것을 ‘성공적’으로 희생시키며 다른 사회구성원들에게 비용부담을 떠넘기면서 소수 투자자의 환상적인 이윤증대를 지속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하며 "막대한 투기적 이윤에 합당한 세금을 거둬서 그 수익을 이 과정에 희생된 노동자와 시민들에게 되돌려야 한다. 복지증진과 빈곤문제 해결에 사용하라"라고 주장했다.
태그

감시센터 , 헤르메스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라은영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