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형제의 난’ 재점화, 전방위적 확산

국제 문제 비화, 적대적 M&A 시도 상호 폭로, 주가 급락

유럽언론인들, 박용성 비리 취재 위해 입국

[출처: 국제유도연맹]
잠잠해지는가 싶었던 두산그룹의 ‘형제의 난’이 국제적 문제, 적대적 M&A(인수합병) 시도 상호 폭로등으로 다시 전방위적 확대 양상을 보이며 주요 계열사의 주가 역시 폭락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형제간 다툼에서 밀려 ‘가문에서 퇴출’당한 박용오 전 회장 측은 지난 15일, 유럽 언론사 기자들이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의 비리를 취재하기 위해 곧 방한한다고 밝혔다. 유럽 지역 언론들은 다음 달 초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릴 IJF(국제유도연맹) 회장 선거와 관련해 박용성 회장의 비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거대 국제경기단체장의 도덕성과 윤리문제에 취재의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은 IJF회장과 IOC 위원직을 동시에 맡고 있는데 IJF회장 선거에서 낙선할 경우 IOC위원 직도 자동으로 상실하게 된다. 이 밖에도 박용성 회장은 대한상의, 국제상공회의소 회장직도 맡고 있다.

박용성·박용오 형제, 서로 상대측의 적대적 M&A시도 폭로

이와 함께 두산산업개발의 전신인 두산건설과 고려산업개발의 주가 조작 의혹도 불거지고 있는 한편 두산 박씨 집안의 3,4세 형제들이 사외 벤처기업을 이용해 적대적 M&A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박용오, 박용성 양자에 의해 거의 동시에 제기됐다.

박용성 회장 측은 박용오 전 회장의 장남인 박경원씨가 자신이 대표로 있는 벤처기업 전신전자 전신전자를 이용해 두산산업개발에 대한 적대적 인수를 시도했다고 폭로했다. 이는 박용오 전 회장측이 먼저 ‘가문을 배신’하며 두산 그룹에 누를 끼치려 했다는 주장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용오 회장측은 자신의 막내 동생이자 박용오 회장 계열로 분류되는 박용욱씨가 자신의 개인 소유인 포장재 기업 (주)이생을 이용해 두산의 알짜 계열사인 삼화왕관을 인수하려 했다고 맞불을 놓았다. 병뚜껑 제조업체인 삼화왕관은 두산산업개발의 지분 5.16%를 소유하고 있고 (주)두산은 삼화왕관의 지분 44%를 소유하고 있어 삼화왕관을 인수할 경우 두산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고리의 한 축을 틀어쥐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는 분석이다.

박용오, 박용성 양자는 서로의 이런 주장에 대해 입을 모아 ‘어불성설이자 모함’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검찰 수사 불가피, 계열사 주가 동시 폭락

두산그룹을 둘러싸고 증권가 주위를 떠돌던 소문이 그룹 회장직을 차례로 주고 받았던 형제들에 의해 하나 둘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특히 초기에 단순 비방 난타전 양상을 보였던 ‘형제의 난’이 시간이 지날 수록 분식회계, 주가조작, 주식인수자금 대여등 구체적 수치를 동반하는 폭로전으로 진화하면서 전형적인 기업비리로 확인, 검찰의 수사 확대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지난 주 말까지 어느정도 회복세를 보이던 두산그룹 주요 계열사의 주식은 급락하고 있다. 지주회사격인 (주)두산은 16일 종가 기준으로 전일에 비해 무려 6.99% 떨어진 15,300원을 기록했고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두산산업개발은 5.93% 하락한 6,020원으로 마감했으며 두산중공업은 3.98% 하락한 18,050원을 기록했다.

박용성, “오너일가 경영독식하는 ‘패밀리비지니스’로는 한국 경제의 미래가 없다”

한편 두산그룹의 난타전과 함께 ‘미스터 쓴소리’ 박용성 두산 회장의 주요 어록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박용성 회장의 발언들은 마치 이런 사태를 예견한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서울상공회의소 회장이기도 한 박용성 회장은 지난해 12월 ICC(국제상업회의소) 회장에 당선된 직후 “우리나라의 재벌 제도가 전 세계에 없는 제도라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고쳐야 한다”고 기염을 토했다.

또한 “이제 기업도 투명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그룹을 개인 회사처럼 생각하고, 특히 능력없는 자식에게 회사를 넘겨주려는 경향이 큰 문제”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박용성 회장 어록의 백미는 “오너 일가가 경영을 독식하는 한국식 ‘패밀리 비즈니스’로는 한국 경제의 미래가 없다”는 일갈이다.

현재 박씨 일가와 두산그룹이 보이는 행태가 박용성 회장의 ‘쓴소리’와 척척 들어맞는다는 지적과 함께 ‘패밀리 비즈니스’도 깨져버린 두산그룹의 미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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