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감축 하라며 새 사업 발굴하라고?

공기업 인력감축 본격화, 이달 말 공기업 효율화 계획 발표

이명박 대통령이 인력감축을 중심으로 한 공기업 구조조정의 실적을 연말까지 보고하라는 지시를 각 부처 장관들에게 지시했다. 이에 각 부처가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산하 69개 공공기관에 공문을 보내고 “비상경영체제를 확립해 경제 위기 극복에 최선을 다해 달라”며 “보수, 복리후생 상 방만 경영요인의 제거 및 불필요한 조직, 예산, 인력의 감축을 통해 기간별 경영효율성을 10% 이상 제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공문은 공공운수연맹이 입수해 4일 공개했다.

  지식경제부가 산하 공기업에 보낸 공문 [출처: 공공운수연맹]

지식경제부는 이 공문에서 각종 긴축정책을 요구하면서도 “실물경제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시행함으로써 경제의 선순환 고리작동을 위한 선도적 역할을 이행해 달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공공운수연맹은 “앞에서는 인원을 감축하고 사업을 축소하라고 하더니 뒤에서는 사업을 발굴하고 시행하라는 이율배반적인 공문을 내려 보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달 말에 발표될 예정인 공공기관 경영효율화 계획에는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한국철도공사 등 10여 개의 공공기관이 포함될 예정이다. 3차에 걸친 ‘공기업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며 정부는 “4차 방안은 경영효율화에 초점을 맞춰, 각 기관별로 효율성 10% 이상 향상을 목표로 연말까지 경영효율화 계획을 수립하는 것을 담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가 공공부문 인력감축에 속도를 내면서 해당 노동자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공공운수연맹은 지난 3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것에 이어 과천 정부종합청사와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오는 9일에는 ‘기만적 공기업 선진화 분쇄! 구조조정 저지! 공공기관 노조 간부 결의대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네티즌들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다음 아고라 ‘rinoa’는 ‘경제대통령 이명박이 할 수 있는 경제정책’이라는 글을 통해 “일자리 늘리고 효율적인 인력재배치나 다른 방법은 아예 모르는 무능한 CEO였으니 사람 자리는 구조조정, 정리해고 통해서 돈 아낀다”, “써야 되는 예산 아껴서 예산 아꼈다고 자랑한다”, “멀쩡한 공기업 민영화 시켜 팔아먹어 단기 투기를 노린다”라고 비판했다.

이런 비판 여론에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지난 3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대규모 감원보다도 생산성 높이라는 데 초점이 맞춰 있다고 보셔야 한다”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