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엠코 협력업체 혜동건설 부도

장기어음으로 임금 지급...울산건설기계노동자 파탄지경

최근 울산지역 건설사인 혜동건설과 혜동엔지니어링, 휘림건설, 기린산업 등 4개 업체가 부도를 냈다.

이에 울산건설기계지부는 "혜동 등 4개사 부도로 조합원과 울산건설기계노동자들 피해가 막심하다"고 호소했다.

이들 건설사들은 주거래은행에 돌아온 100억 원 규모의 어음과 전자채권을 막지 못해 부도를 냈고, 앞으로 제2금융권 등에 돌아올 어음이 400억~500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져 그 피해액이 갈수록 크게 불어날 전망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그간 이들 건설사 현장에서 일해온 건설기계노동자들은 앞이 캄캄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히나 현대차의 건설계열사인 엠코 관련 공사를 도맡아 해왔던 혜동건설은 이미 지난 9월부터 5개월짜리 어음으로 임금을 지급해왔다고 한다.

울산의 건설기계노동자들은 오로지 대기업인 엠코를 믿고 참으며 일해왔으나, 이제 악성 장기어음은 종이쪼가리가 돼버려 고스란히 부도의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

혜동건설의 부도로 건설기계노동자들이 적게는 150만 원에서 많게는 1000여만 원을 피해보게 됐으니, 울산건설기계지부가 "정말 떼죽음 당할 판"이라고 하는 것도 과언이 아니다.

월 500여만 원이 넘는 기름값에 300여만 원이 되는 차량할부금을 내야 하는 건설기계노동자들은 이미 카드와 사채로 급하게 막아야 할 돈을 지불하고는 빚독촉에 시달리며 고통받고 있다.

울산건설기계지부는 "혜동건설의 부도사태에 원청 엠코도 책임이 있다"고 나섰다.

울산건설기계지부는 "혜동 계열회사 모두 순이익을 냈고, 공사현장의 공사대금을 원수급사로부터 다 받아왔던 사실에 기초할 때 고의부도 의혹과 더불어 부정한 회사운영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제기했다.

울산건설기계지부는 특히 "엠코 관계자가 엠코가 혜동에 '경영지원금' 형식의 대출까지 해주었다고 했다"며 "도대체 왜 엠코가 혜동을 그렇게나 아끼고 도왔는지도 이해할 수가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혜동건설에 대한 의혹은 이것만이 아니다.

울산건설기계지부에 따르면 김낙욱 울산건설기계지부장이 혜동과 거래하는 건설기계임대알선업회사를 방문했다가, 혜동 직원이 알선업체 사장에게 세금계산서 매입을 늘려잡기 위해 "2000만 원 더 끊어줄 것"을 요구하는 걸 직접 목격했다고 한다.

이밖에도 울산건설기계지부는 "혜동건설이 과거부터 장비, 인원투입량을 조작하기 위해 서류를 꾸며왔다"며 "이미 이런 혜동의 행태에 대해 지난해 6월 총파업 기간 동안 원청인 엠코에 수 차례 제기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혜동의 부정한 회사운영을 엠코가 감싸고 돌며 경영지원금 대출까지 해줬다"며 "엠코와 혜동은 한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는 울산건설기계지부의 항변이 일리가 있다.

울산건설기계지부는 "엠코가 이미 능력도 재력도 없는 혜동을 앞세워 저가로 공사를 해 이익을 누리고, 그 책임은 혜동에 다 떠넘기면 된다는 얄팍한 수를 쓴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며 "시공사인 엠코의 책임있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울산건설기계지부는 엠코가 나서서 노임 및 건설기계운임료를 해결할 것을 요구하고, 엠코가 책임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경우 "3개 엠코 건설현장에서 보이콧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선언했다.

현재 엠코와 혜동이 건설 진행 중인 공사현장은 북구 모듈화일반지방산업단지, 북구 신천동 엠코타운 아파트, 북구종합복지회관 등이다.(전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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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 , 엠코 , 건설노조 , 혜동건설 , 울산건설기계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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