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님, 이제 당신이 나설 차례입니다.]
- 부산지하철 비정규직 매표소 해고노동자들이 차가운 아스팔트 위 천막 하나로 지탱하며 매서운 겨울의 칼바람을 이겨오고 있습니다. 천막에서 2006년 병술년 내일의 태양을 맞으며 매표소 해고노동자들은 시장님께 고합니다.
★ 한 달을 거리에서 살고 있습니다. 차가운 거리 잠을 자는 것이 단지 보여주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너무나 절박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들의 호소를 외면하지 마십시오. 이 시청 광장에서 우리가 얼어 죽든지 목들 매든지 불이라도 질러서 죽든 해야 그래야만 우리들의 얘기를 들으러 올 것입니까.
★ 정부에서는 청년실업을 줄이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말뿐인 정부의 정책은 저희같은 일반 서민들에게 전혀 와 닿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회 각각의 여러 분야에서 사람을 줄여서 실업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제일 서민적이라는 지하철에서조차 그러할진되 다른 분야는 말할 것도 없겠지요. 정녕 정부는... 부산시는... 시장님은... 청년실업을 줄일 생각을 하긴 하십니까? 그렇다면 가까운 주위를 한번 둘러봐 주십시오. 시청광장앞에 부당한 해고로 인해 고통받고있는 젊은이들이 있습니다.
★ 살아야 한다는 것에 회의감이 듭니다. 이렇게 속고 저렇게 당하고. 들어오라할 땐 청년실업해소! 나가라할 땐 적자개선! 나는 노동자입니다. 그런데 비정규직이라는 수식어를 달아놓고선 ‘하라는 대로 안하면 나가라. 계약직이니까 나가라. 비정규직이니깐 나가라!!’ 하더군요.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길거리에서 억울함을 분노를 비참함을 외치게 되었습니다. 소수의 자본가들의 이익을 위해, 자본가들은 노동자들 간에 새로운 신분제도인 것처럼 층을 나누어 차별을 가져오고 갈등을 조장하였습니다. 이러한 노동착취와 억압은 기득권자들의 이익을 위한 방편인 것입니다. 바뀌어야 합니다. 자본가와 기득권자, 시민들이 골고루 편안한 세상을 누릴 수 있는 사회로... 기득권자들이 양보하고 시민들은 그에 부응하여 맡은 바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사회로... 희망합니다. 착취없는 세상. 탄압없는 세상. 화합하는 세상으로...
★ 존경하는 허남식 시장님, 부산교통공단의 잘못된 경영의 희생양인 부산지하철 비정규직 매표소 해고노동자들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시고, 교통공사의 책임있는 해결책을 촉구합니다.
★ 한해가 새로이 밝아왔습니다. 하지만 저희 부산지하철 비정규직 매표소 해고노동자들은 한해가 새로이 시작된다는 것에 대한 느낌이 오지 않습니다. 시장님께서 용두산공원에서 타종식을 하실 때 저희는 시청광장에 있는 천막에서 추위에 떨고 있었습니다. 시장님께서 일출을 보러 가셨을 때 저희는 시청광장에 있는 입김 서린 천막에서 새 해(日)를 맞이하였습니다. 저희도 지금껏 새해가 되면 무슨 일을 할 것인가 계획을 세우곤 했었지만, 올해는 한해가 지나고 새해가 되어도 별 감응이 오질 않습니다. 시장님, 새 해(日)가 밝아오면 새 기분이 될 수 있는 그런 해(年)가 되었으면 합니다. 시장님, 추석 전에 아픔을 당했지만 설전에 기쁨을 맛보고 싶습니다.
★ 병술년 새해를 맞이하여 먼저 시장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아울러 새해를 맞이하면서 시장님께서 하셔야 할 일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시고, 제발 부산지하철 비정규직 매표소 해고노동자들 24명의 마음에 더 이상 상처를 주지 말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 저희 부산지하철 비정규직 매표소 해고노동자들이 천막을 친지 한달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수차례 시장님과의 면담을 요청하였으나 시청과는 관계가 없는 일이라는 말로 일관하며 거절하셨습니다. 이제 2006년 1월 1일부로 부산교통공단이 부산시로 이관되어 부산교통공사로 전환되었습니다. 각역마다 내건 현수막의 ‘진정한 시민의 발로 거듭나겠다’는 말처럼 부산시민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서라도 그동안 그 역할을 충실히 해왔던 저희 매표소 해고노동자들의 고용승계 문제를 외면하지 말아주십시오.
★ /매표소에 입사했을 때가 27살. 해고되었을 때는 30살. 내청춘의 좋은 한때를 매표소에 보냈고, 계속 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내 존재와 청춘을 부정하는 부당해고에 맞서 투쟁하는 것은 숨 쉬는 일만큼 당연하고 정당합니다.
/등잔 밑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왜 천막을 치고 있는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한번 들여다보고 얘기도 들어봐야 할 것입니다.
/부산지하철 비정규직 매표소 해고노동자들의 고용승계를 보장해야 할 것입니다.
★ 저희 부산지하철 비정규직 매표소 해고노동자들은 오늘로서 34째 천막농성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시장님도 아시다시피, 저희는 시장님의 일정을 따라다니면서 까지 매표소 해고노동자들의 고용승계를 외쳐오고 있습니다. 해고 된지 4개월. 먹을 것도 제대로 먹지 못한채 엄동설한에 고통스럽게 천막에서 생활하고 있는 저희들을 생각하신다면 결단하십시오. 24명의 명줄은 시장님의 말 한마디에 달려있습니다.
★ 우리의 생존권을 보장받기 위해 롯데호텔앞에서 몇시간씩 추위에 떨어가며 부산시장을 기다렸습니다. 부산의 모든 고급승용차를 다 모아놓은듯 끝없이 줄지어 서있는 고급승용차의 행렬을 보며, 정직하게 살아가는 노동자들이 너무 바보같아 화가 울컥 치밀어 올랐습니다. 노력한 만큼 댓가가 주어지지 않는 세상에 한숨만 나왔습니다. 부산시장님, 저희가 고급승용차를 타고 싶다는 것도 아닌데... 우리의 요구가 그렇게 부당합니까? 단지 생존권을 보장해 달라는 것 뿐인데...
★ 새해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고용승계’의 염원을 담아 한해의 소원을 빌었습니다. 일방적으로 부당해고 된지도 4개월... 우리의 일터로 돌아가서 너무도 일하고 싶습니다. 시장님, 부산지하철 비정규직 매표소 해고노동자들 모두가 환하게 웃으며 일할 수 있는 그날이 빨리 오기를 기원합니다.
★ 아십니까. 청년실업이 하늘을 찌르고 비정규직에 전체 60%를 차지하는 가운데 인권유린을 당하여도 말조차 할 수 없었던 곳이 부산에 있었다는 사실을... 이제야 우리는 말합니다. 그곳이 부산지하철이라고... 비정규직 노동자는 맘대로 쓰다버리는 일회용 소모품이 아니라고... 우리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천막생활이 한달이 넘어갑니다. 천막에 살림도 많이 불었습니다. 각 사회 기관, 단체들의 힘있는 연대도 늘어만 갑니다. 그동안 부산지하철 집단해고의 부당함을 언론매체나 인터넷을 통해 열심히 알려왔습니다. 저희 사생결단 낼 준비 다 끝났습니다. 시장님, 이제 당신이 나설 차례입니다.
<천막농성 34일째>
* 기본일정
- 출퇴근 선전전, 정오 집회
- 전동차내 선전전, 그림자시위
- 화요일 대책위 집중집회 및 회의, 매일 정오 대책위 1인시위
- 금요일 촛불문화제 (화요일은 없습니다.)
2일(월)... 아침 부산교통공사 이사장의 취임식에 맞춰 부산교통공사 경영진의 낙하산 인사 규탄과 해고노동자의 고용승계를 위하여 대책위와 여러 시민단체의 참여하에 규탄집회를 하였습니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들은 현판식에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하여 부산시장과의 면담을 약속하였고, 이에 우리는 행사진행을 허용하였습니다.
오후엔 전동차 선전전을 나갔는데 시민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귀기울여 주시고 전단지를 꼼꼼히 챙겨보셔서 내려앉은 두어깨에 힘이 났습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다양한 방법을 가지고 시민들 곁으로 다가설 계획입니다.
저녁 롯데호텔로 향한 시장님의 일정을 따라 동지들 몇 명이 따라나섰습니다. 롯데호텔 앞 끝없이 줄지어선 고급차량들을 보며 삶의 괴리감에 소름이 돋았다는 한 동지의 말이 떠오릅니다. 저들은 배고픈 자의 심정을 죽었다 깨어나도 모르겠지요.
3일(화)... 대책위 집중집회가 있는 날입니다. 솥발산 시무식을 다녀온 일행들과 보건의료 노조 동지들이 합류하여 많은 인원으로 집중집회를 하메 힘이 났습니다. 부산시청 주위를 행진을 하는데 청경 아저씨들도 놀란 눈빛이 영력합니다. 우리들의 정당한 요구가 저 6층 시장에게 까지도 들렸어야 할 텐데요. 그 마저 못들으셨다면 다음엔 시장실로 행진하겠습니다. 기대하셔도 좋을 것입니다.
날은 찹지만 바람은 잔잔했던 저녁 투쟁촛불문화제를 가졌습니다. 이 시간만큼은 많은 분들이 함께 힘을 실어주시고 즐거이 힘들었던 마음을 녹일 수가 있어 이 힘으로 저희는 또 일주일을 버티나 봅니다.
천막생활도 한달이 넘어가다보니 조금씩 요령이 생깁니다. 하지만 옆에 동지를 믿고 의지하며 앞의 동지를 보듬으며 자신을 일으켜 세웁니다. 무리하지 말라고 끝까지 함께하자고 서로를 다독이는 동지들이 있기에 우리의 싸움은 쉽게 좌절되지 않습니다.
지금도 이 땅의 많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노동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피터지게 싸우고 있습니다. 노동자 하나되어 노동 해방되는 그날까지 우리 부산지하철 비정규직 매표소 해고노동자들도 부산시청 앞 천막에서 피터지게 싸우겠습니다. 투쟁!
노동자 하나 되어 비정규직 철폐하자.
비정규직 철폐하고 인간답게 살아보자. 투쟁!
부산지역 일반노조 지하철 비정규직 매표소 해고노동자 현장위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