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에 간 민성노련 '성노동자운동의 이해를 위하여' 발표 2006·05·06 09:10
심 은 경 (기자)
지난 4일 오전 이화여대에서는 민주성노동자연대(민성노련) 이희영 위원장이 ‘성노동자운동의 이해를 위하여’ 라는 제목으로 정지영 교수의 교양수업 시간에 70여명의 학생들(대학원생 일부 포함) 앞에서 발표하는 특별한 수업이 있었다.
이 위원장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날 수업에 참가한 학생들은 평소 주류언론이 주는 정보와 ‘한소리회’ 같은 성매매 특별법을 지지하는 단체의 입장에 매우 익숙한 듯 했으며, 민성노련의 이번 발표로 학생들의 생각이 전환되거나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주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후반부에서 학생들은 △성노동에서 노동의 가치 △자발성과 비자발성 관계 △탈성매매 프로그램 현실화시 참여가능 여부 △성노동과 수치심 유무 등을 질문했다.
답변에 나선 민성노련과 네트워크 단위들은 △성노동과 가사노동의 비교, 비정규직인 KTX 승무원들의 예를 통한 서비스업과 생산 개념 △대학공부의 자발성 비유 및 성(性)분야의 형평성 문제 △현실적 근본문제 해결 불가능한 프로그램의 한계성 △성노동과 직업개념의 예를 들어 설명했다.
수업에는 연대단체 중에서 네트워크 단위 소속인 김정은(사회진보연대), 김경미(여성문화이론연구소), 이성숙(여성사학자), 박명선(노동자의힘), 엄혜진(세계화반대여성연대)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날 발표는 한국 여성계의 메카로 불리우는 이화여대에서, 주류여성계가 선호하는 성주류화 전략의 핵심인 성매매 특별법 예찬론에 비주류여성계가 공식적으로 반론을 제기했다는 점에서도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이 위원장의 발표문은 네트워크 단위들과 공동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민성노련 이희영 위원장의 발표문 전문이다.
[민성노련의 이화여대 교양수업 발표문]
- 성노동자운동의 이해를 위하여
1. 용어에 대하여
식민지 백성은 자신의 언어조차 갖지 못합니다. 일본 식민지 치하에서 우리나라가 그랬습니다. 성노동자는 대한민국 내부 식민지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 내 성노동자들의 언어는 권력자들에 의해 무참하게 말살되었습니다.
법률로 강제하고 있는 ‘성매매’란 용어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말이 아님은 ‘야후’(YAHOO)와 같은 영문사이트 혹은 일본어사이트에 가서 찾아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에 해당하는 고전적인 용어로 매춘(prostitution)과 매춘여성(prostitute)이 있고 요즘 유럽에서는 성거래노동(sex trade working) 및 성노동자(sex worker)로 발전했습니다.
우리는 지난해 6월 9일 성명 ‘세계여성행진(World March of Women)측에 요구한다’를 통해 성매매(sex trafficking)를 ‘성노동자의 의사에 반(反)하는 강제적 성매매’로 표기하고 '자발적 성노동(sex working)은 무관' 하다는 단서를 첨부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성매매 특별법(성특법)은 범죄적 성거래인 '강제적 성매매‘와 ’자발적 성노동‘을 동일시한 잘못을 저질렀기에 그렇습니다.
모든 성거래를 성특법에서 인신매매(trafficking)라는 ‘성매매’ 용어로 강제함으로써 이 땅의 성노동자들이 오명과 함께 생존권을 위협받으며 쫓겨 다니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입니까? 따라서 우리들은 정치공학적인 국내용 단어인 성매매 대신 성거래 혹은 성노동, 집결지 대신 집창촌이란 용어를 사용하겠습니다.
2. 탈성매매는 의지만 있으면 가능한가?
한국사회는 유난히 정신력을 강조합니다. 경기에 져도, 경기에서 이겨도 모두 정신력 덕분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정신력, 의지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마음만 먹는다고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목표가 있다면 매일 계획하고 연습하고 준비하는 일상적 실천으로부터 의지와 정신력도 다져질 수 있습니다.
성노동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성매매특별법 이후 직업훈련도 시켜주겠다, 생활비도 지원해주겠다고 했는데도 왜 탈성매매를 하지 않느냐며 성노동자들에게 가장 먼저 쏟아진 비난은 도덕적 비난이었습니다. 의지가 없다는 거지요.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의지를 말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일단 성노동자의 상황을 말하기 전에 “맘만 먹으로면 도와주겠다”는 정부와 탈성매지원여성단체들의 논리를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이들이 제시하는 직업훈련과 생활비는 형식적일 뿐입니다. 다시말하면 성노동자들의 상황과 현실에 대한 실질적인 조사나 고민이 없었다는 겁니다. 직업훈련 프로그램과 생활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을 통해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젊은 여성들이 힘든 일은 하기 싫고 돈 씀씀이는 커 이 일을 한다’는 생각이 은연중에 깔려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이들도 있을 수 있겠지요. 그러나 현재 이 일을 하고 있는 여성들에게 조금만 관심을 기울였다면 직업훈련이나 생활비 지원으로 탈성매매가 가능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겁니다. 단순히 몇 개월 미용기술같은 직업 훈련을 받는다고 해서 직업을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성노동자들은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저희들이 하고 있는 일이 쉽고 간단한 일도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학교에서 공부하면서 미래를 계획하듯이 성노동자들도 각자 다른 여러 가지 이유들로 성노동을 하고 있지만 자신의 미래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미래는 각자 지금의 현실을 고려할 때만 가능합니다. 누군가 일괄적으로 ‘도와준다고’ 가능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는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고, 누구나 빚(빚은 종류도 여러 가지 겠지요. 개인 빚도 있을거고, 가족 빚도 있고)을 갚아야 하고 누구는 자신의 미래를 위해 돈을 모으기도 하고 말입니다.
성노동자들의 미래는 정부나 탈성매매지원여성단체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그렇게 추상적이지 않습니다. 아주 구체적인 현실입니다. 성노동자들이 가지고 있는 삶의 의지, 더 나은 삶에 대한 의지는 여러분들과 그 외 힘든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 없습니다. 성노동자들의 삶과 현실을 그저 ‘하나의 모습’으로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어째든 성매매특별법 이후 성노동자들의 삶의 더 힘들어진 것이 사실입니다. 그 속에서 우리가 꿈꾸던 미래와 그것을 이루려던 그 의지들을 지키는 것이 더 힘들어 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살아야 하고 살 수 밖에 없습니다. 누군가의 막연한 도움, 시혜적인 도움이 아니라 우리 힘으로 우리 의지로 우리 꿈과 미래를 이루기를 원합니다.
3. 성특법은 성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하는가?
주지하다시피 성특법은 2000년 군산 대명동과 2002년 군산 개복동에서 발생한 화재와 그로 인한 성거래 여성의 사망 사건을 계기로 제정논의가 시작되어 2004년 국회를 통과하였습니다. 사실 성거래 문제가 제도 정치는 물론이거니와 여성운동 내에서조차도 주변화되었던 의제였다는 점에서 이렇게 성특법의 제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는 점은 놀라운 일입니다.
물론 이전까지 존재했던 윤락행위등방지법 역시 엄격한 금지주의의 원칙 하에 성을 구매하는 행위를 모두 불법화했었지만, 성특법은 업주(성산업인)에 대한 철저한 색출 및 처벌과 성구매 및 판매자에 대한 처벌 의지와 형량을 강화하였으며, 실제로 집창촌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단속을 강행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법 제정의 배경에는 성특법 제정을 주도했던 여성운동 진영이 성거래를 여성에 대한 착취와 억압의 상징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투영되어 있습니다. 물론 자본주의와 함께 아직도 잔존하고 있는 가부장제적인 사회에서 성거래를 포함한 여성의 노동이나 존재 자체는 구조적으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러나 가정 안의 여성들의 상황이 모두 동일하지 않듯이 성거래 여성의 존재 조건 역시 매우 상이하며, 성거래 여성들은 성노동을 자발적으로 선택하여, 최적의 노동 조건을 만들기 위해 협상하기도 하고 싸우기도 한다는 점은 인식되어야 합니다. 모든 성거래 여성들이 대명동이나 개복동의 여성들은 아닙니다. 따라서 각기 다른 상황에 놓여 있기는 하지만, 전국의 성거래 여성들은 동일하거나 유사한 방식의 노동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일차적인 이해와 연대를 수행할 수 있는 잠재적인 세력입니다.
그러나 성특법 제정을 주도했던 한국여성단체연합(여연)을 위시한 여성운동 진영은 우리 성거래 여성들 모두를 무력한 피해자로만 바라보면서 그 안에서의 차이를 간과할 뿐만 아니라, 우리를 여성운동이나 법제화의 대상으로만 바라본다는 점에서 반드시 지적되어야 합니다. 게다가 현재의 성특법은 여성운동의 주장대로 성거래 여성 모두를 피해자로 규정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절대다수인 자발적으로 성거래를 하는 여성들에 대해서는 범죄자로 취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체 이 법이 누구를 위해 제정되고 집행되고 있는지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실 성거래의 범죄화와 그로 인한 시민권 박탈은 우리 성노동자들의 여건을 더욱 열악하게 만듭니다. 성특법은 인신매매된 여성들에 대해서만 인권을 부여하고, 보호할 뿐, 이를 입증할 수 없거나 비록 직접적인 강제의 방식은 아닐지라도 경제적인 이유 등의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성거래를 선택한 여성들에게는 어떠한 권리도 부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는 수많은 성노동자들의 존재 조건과 현실적인 협상력을 취약하게 만들 뿐입니다.
성특법의 제정은 가정폭력방지법, 성폭력특별법, 모성보호관련법 등 여성 문제 대부분을 법제화 방식으로 해결해왔던 여성운동의 주된 움직임과 떨어트려 사고할 수 없다. 이러한 법제화 방식은 현실적인 여성들의 삶을 국가의 통제 하에 귀속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접근되어야 합니다. 성특법은 형식적으로도 이 법의 실질적인 효력 범위에 놓여 있는 우리 성노동자들의 다양한 요구와 이해를 담아낼 수 있는 어떠한 사회적인 토론이나 논의조차 없이, 국가 기구를 통해 폭력적으로 동일화하고 강제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큰 것입니다.
4. 성노동자운동은 포주들의 사주를 받았는가?
우리 민성노련은 이른바 핌프(pimp)로 불리우는 비하적인 용어인 ‘포주’ 대신 유럽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성산업인’(sex industrialist)이란 말을 사용합니다. 우리가 노조를 가진 성노동자로 제대로 대접받기 위해서는 사측에 해당하는 그들에게도 합당한 대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우리들의 사정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은 성노동자들의 반대편에 서있는 권력자들(여성가족부,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이 생산한 왜곡된 정보에 의해 우리들이 성산업인으로부터 사주를 받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오늘날 성노동자들은 누구에게 사주를 받아 움직일 정도로 그렇게 어리석지 않습니다.
성특법 하에서 성노동자와 사측인 성산업인들은 공멸의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더욱이 당국은 2007년까지 전국의 집창촌을 폐쇄시키기 위한 작업을 꾸준히 진행 중입니다. 여기에는 여성가족부와 각급 지방자치단체가 재개발 사업자들을 끌어들여 박차를 가하고 있습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 성노동자들과 성산업인들이 일정부분 공조체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건 부득이한 현실인 것입니다.
성노동자들에게 집창촌은 자신들의 집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주거권과 생존권이 다 걸려있는 집창촌이 존망의 기로에 서있는데 지금 성산업인들과 노사간의 투쟁이 가능한 시점이라고 불 수는 없는 것입니다. 즉 우리들의 성노동자운동은 사주가 아니라 우리들의 필요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5. 집결지를 없애면 성매매는 없어지는가?
앞서 성특법이 성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정부가 성특법을 실행한답시고 경찰력을 이용한 단속이 가시적이고 공개적인 집창촌을 중심으로 행해졌다는 사실은 다 알고 있을 겁니다. 정부가 성특법의 성과로 내세우는 성거래 업소의 감소도 단지 집창촌을 집중 단속한 결과입니다. 정작 무권리 상태에 있는 음성적 성거래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인권을 위한 규제나 단속은 접근이 힘들다는 이유로 방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성특법의 부정적인 효과(풍선효과)가 성거래 음성화라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성노동자의 인권을 위한다는 법이 근시안적인 성과만을 내세운 채, 성노동자의 인권을 탄압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부가 성특법을 시행하면서 함께 실시하고 있는 집창촌 여성을 위한 지원 프로젝트는 성거래 여성의 탈성매매가 아니라, 탈업소가 그 목적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애초 성특법을 제정하면서 정부는 2007년까지 집창촌을 폐쇄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도시재개발을 통해 없애버리겠다는 것입니다.
여성부나 여성단체들이 얘기하는 프로젝트 예산 확대나, 지원 확대는 성거래 여성들의 인권을 향상시키려는 정부의 노력이나 여성운동의 성과가 아닙니다. 이것은 집창촌을 폐쇄하고, 성노동자들을 눈앞에서 없애버리려고 하는 수순에 다름 아닙니다. 정부(여성가족부)는 우리 성노동자를 위한 어떠한 실질적인 대책도 내세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집창촌을 폐쇄하겠다는 것은 우리 성노동자의 권리가 아예 안중에도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고있는 민성노련 지역 집창촌도 도시재개발을 위한 절차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지금껏 성노동자의 권리를 외쳐왔던 우리의 투쟁과 일하는 공간이 사라져버릴 위험에 처해있는 것입니다.
더욱이 성거래 이슈와는 다른 쟁점(도시재개발 등)을 던짐으로써 우리의 요구와 투쟁을 사회적으로 드러내게 하는데 더욱 힘겹게 합니다. 정부가 노리는 것도 바로 이것일 것입니다.
우리는 사치나 개인적인 습성 때문이 아니라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이 일을 하는 노동자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가 성노동을 지속할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는 권리의 확보입니다. 우리는 성특법 시행을 중지하고, 성거래를 둘러싼 다양한 사회현상을 논의하기 위해 정부가 성노동자와 대화에 나서길 원합니다.
6. 성매매여성은 피해자다?
성특법에서는 성거래 여성을 피해자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는 '강제'에 의해 성매매를 한 여성일 경우에 한합니다. 따라서 본인이 자발적 성거래 여성이 아닌 '피해자'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비자발적으로 성매매에 연루되게 된 증거를 제시해야만 합니다.
성거래 여성을 '피해자'로 보는 것은 이들을 구제와 자활정책의 대상으로 놓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을 피해여성의 위치에 놓음으로서 이들의 일을 사라져야 할 직업으로 봅니다. 따라서 자발적인 성노동자들은 여성들은 범법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 사회는 여성들이 성 산업에 발을 들이게 만들 수밖에 없는 빈부양극화가 극심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이는 '성특법'의 제정으로 없어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정부(여성가족부)와 여연이 성특법을 통해 성거래 여성들을 피해자로 놓고 남성이 구매자가 되는 현실을 강제로 바꾸려고 하는 것은 성노동자들을 관련 정책의 이해당사자인 주체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을 말합니다.
사실 여성을 피해자화하는 것은 비단 성특법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권력층은 역사적으로 여성을 '피해자화'시킴으로써 여성들의 진취성, 주체성을 억압해왔습니다. 미군에 의해 죽음을 당한 기지촌 여성은 죽었으므로 가시성(시민권)을 획득했고(죽지 않았다면 저런 때려죽일 창녀 따위로 회자되었을 것), 위안부 할머니들은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삶의 역사 자체가 피해자화되어 그녀들의 적극성과 진취성이 일면 사장된 면이 있습니다. 현재에도 여성 문제의 대두는 성폭력 사건과 같은 게 아니면 발견하기 드뭅니다. KTX 등의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은 눈시울이 뻘겋게 울지 않으면 미디어(부르주아 미디어건 일부 진보 미디어건)는 다루지 않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여성을 피해자화하여 그녀들을 보호하고 구제해야 할 대상으로 놓는 전근대적인 패러다임이 이번 성특법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 것입니다. 결국 성거래 여성들을 일방적으로 피해자로 규정함으로써 성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은폐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매우 불온한 현상이라 하겠습니다.
7. 민성노련의 연대운동과 바램
민성노련은 그동안 성노동자운동의 도약과 당위성을 알리기 위해 꾸준히 진보진영 내에서 연대운동의 외연확장에 주력해왔습니다. 2005년 세계여성학대회(이화여대)와 두 번에 걸친 세계여성행진, 9.23 토론회 "성매매방지법 1년 평가와 성노동자운동의 방향과 전망"(고려대)을 통해 한걸음씩 연대운동을 진척시켜 왔습니다.
특히, 지난해 9월 6일 민주성노동자연대(민성노련) 노동조합 결성을 계기로 민성노련은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의힘 여성활동가모임, 여성문화이론연구소 성노동연구팀, 세계화반대여성연대와 공식적으로 네트워크를 결성했고, 현재 매주 모임을 통해 성거래에 관한 합법주의 및 비범죄주의 연구 등 폭넓은 상호이해와 향후 진로를 모색하고 있는 중입니다.
1993년 유엔총회에서는 ‘여성에 대한 폭력의 근절을 위한 선언’을 통해 “강요된 성매매‘만을 여성에 대한 폭력’으로 분명하게 명시했으며, 1995년 베이징 여성대회에서 채택된 베이징 행동강령에서도 강제적인 성매매만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결정되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민성노련은 성거래에 관한 당국의 정책이 하루빨리 부시행정부가 권장하는 기독근본주의적인 순결이데올로기에 근거한 ‘금지주의’를 넘어, 유럽의 절대 다수 국가들이 선택하고 있는 합법주의 및 비범죄주의에 다가가기를 희망합니다. 그리하여 자발적인 성노동자들이 한국에서 내부식민지인으로 오명에 갇혀 억울하게 살지 않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인권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