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性인권] 성매매 특별법에 대하여
마광수 (연세대 교수, 국문학)
지금까지 성매매가 문제시 된 것은 악질 포주와 조직폭력배들에 의해 성매매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들의 인권이 유린되었기 때문이다. 문제의 핵심은 인권유린이지 성매매 자체가 아니다. 강제로 하는 성매매는 범죄지만 성인남녀가 자신의 자유의사에 따라 돈을 매개로 섹스하는 것이 범죄가 될 수는 없다.
성매매 특별법 때문에 성매매가 음지에서 이루어지다 보니, 악질 포주의 착취, 조직폭력배 및 부패한 공무원의 개입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법을 더 엄격하게 강화시켜 단속한다고 해서 성매매를 뿌리뽑을 수 있을까? 성매매가 음지로 숨어들수록 악질 포주, 조직폭력배, 부패한 공무원들의 횡포는 더 심해질 것이다. 그리고 그만큼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들에 대한 착취행위 역시 심해질 것이다.
또한 집창촌을 폐쇄하려고 했기 때문에 성매매 종사자들은 인터넷으로 거래를 하고, 더불어 성매매가 주택가로까지 진출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예전엔 집창촌이라는 특수한 게토 공간을 중심으로 성매매가 이루어졌지만, 성매매특별법으로 인해 이제는 성매매가 전국 방방곡곡으로 확산된 셈이다. 또한 집창촌 시절에는 보건소의 의료진료를 통해 성병을 규제할 수 있었으나, 이제는 그것조차 불가능해져 성병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사라졌다.
정부는 성매매 자체가 아니라 악질 포주, 조직폭력배, 부패한 공무원들에 의한 성매매 여성들의 인권유린에 초점을 맞추었어야 했다. 성매매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내어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인권이 보호될 수 있도록 조치했어야 했다.
성매매특별법 때문에 성매매가 전보다 더욱더 음지로 숨어들다 보니, 성매매 종사 여성들의 인권보호는 더욱더 먼 일이 되었고 성매매가 주택가로까지 확산되고 말았다. 따라서 정부, 특히 여성부가 주도한 성매매특별법은 어느 누구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원성만 자아내는 실패한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정책이 만들어낸 부정적 결과들을 제시해보도록 하자.
첫째, 성매매가 더욱더 음성적으로 퍼져나가게 되었다.
성매매 업소를 눈에 안 띠게 조치한다고 해서 성매매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성매매는 인간의 성욕과 물욕이 결합되어 이루어지는 자본주의적 거래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은 솟구치는 성욕 때문에 성매매가 가능해질 수밖에 없는 유전적 요인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자본주의 체제는 성매매업이 일종의 사업이 되도록 유도한다. 우리가 타고난 성적(性的) 본능 자체가 성매매를 필요로 하게 하고 있다. 그러므로 성본능 자체를 없애버리지 않는 한, 성매매의 근절은 불가능한 것이다. 이는 역사가 증명한다.
인간의 성본능을 없애고 자본주의체제 자체를 종식시켜버리지 않는 한 성매매 (여자가 몸을 팔든 남자가 몸을 팔든) 를 없앨 수는 없다. 엄격히 규제할수록 성매매는 안 보이는 곳으로 숨어들어가 음성화된 상태로 퍼져나갈 뿐이다. 성매매에 대한 과도한 규제로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게 되고 성범죄적 사회문제 (예컨대 강간 살인 같은)만 낳게 된다.
둘째, 성매매특별법으로 인해 성병이 더욱 확산되었다.
성병의 창궐을 막아주는 장치 중의 하나가 집창촌 양성화다. 이전엔 유흥업소 종사여성들이 의무적으로 보건소에서 성병 검사를 받았다. 그런데 성매매 자체가 불법인 현재 상황에서는 보건소에서 그들을 검사할 수 없다. 그런 의료행위 자체가 불법이 되는데, 어느 누가 검사를 하겠는가? 결국 음성적 성매매가 성병에 걸릴 위험을 안고서 이루어지게 되고, 정부는 성병 감염에 아무런 대처도 안 하고 있는 꼴이 되는 것이다.
셋째, 성매매 종사자들의 열악한 근로 환경 때문에 생기는 사고와 범죄가 늘어났다.
성매매 자체가 불법이므로 근로 여건이 마련될 수 없다. 성매매를 하는 여성은 불법적인 거래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근로상의 어떤 악조건이나 문제에 대해 외부의 도움을 요청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은 음성적 성매매에 필연적으로 범죄자들을 끌어들이는 결과를 낳
는다. 불법으로 규정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근로 여건을 개선시켜 달라고 어디에 하소연 할 수 있겠는가?
넷째, 범죄가 아닌 범죄로 범법자가 되는 사람들이 양산되었다.
남자가 성매수를 하면 그 사람은 범죄자가 된다. 그들이 과연 진짜 범죄자일까? 범죄란 사기나 강박을 통해 부당한 짓을 저질렀을 때 성립된다. 성을 파는 여자 (또는 남자)와 성을 사는 남자 (또는 여자)는 상호 합의하에 계약을 한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일부 매
스콤은 성매매 자체를 무조건 비방하기 위해 성매매가 착취와 감금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도했다. 일부 텔레비젼 방송에서는 강제로 여자를 감금하고 비인간적으로 성을 착취하는 변칙적인 장면만 보여주었다. 방송이 오히려 범죄행위를 한 것이다. 남녀 서로가 합의에 의해 주고 받은 성행위는 결코 범죄가 될 수 없다. 그들을 간섭할 법적 근거가 없다.
여성부의 일부 수구적 페미니스트들이 싫어한다고 해서 그런 사람들이 범죄자가 되어야 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범죄가 아닌 행위를 한 사람들을 범죄자로 몰아 모독하는 행위 자체가 반(反)인권적 행위다. 도덕을 내세워 필요 이상의 간섭을 타인에게 가하는 것은 모럴 테러리즘이요 도덕 파시즘이다. 법이 특정 집단의 성관(性觀)과 성적 신념을 위해 애매한 사람들을 괴롭히는 도구가 될 수는 없다. 성매매에 대한 일방적 매도 자체가 범죄인 것이다.
다섯째, 조직적인 착취적 성매매가 늘어났다.
당국은 착취적 성매매와 자발적 성매매를 구분하고서 이 문제에 대처했어야 했다. 착취적인 성매매에 분노할 사람들이 누구겠는가? 착취적 성매매는 외부에서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자발적으로 매춘을 하는 사람들이 착취적 성매매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고, 또 그래서 그들은 성적 착취를 없애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현재의 법으로는 자발적 성매매자들이 착취적 성매매자와 똑같이 범죄인 취급을 받게 되었다. 그래서 결국은 성적 착취자가 아닌 사람들조차 악랄한 범죄자 취급을 받게 되었다. 또한 성적 착취행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경찰과 은밀히 공조하여, 경찰이 그들을 묵인, 방조하고 협력하는 일이 생기게 되었다. 성매매를 불법화 했기 때문에 범죄적인 성매매를 하는 이들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필요하게 된 셈이다. 그 결과 성매매 불법화는 성매매를 없앤 것이 아니라, 일부 경찰이 범죄적이고 착취적인 성매매를 보호해주는 강력한 지원군이 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여섯째, 성매매를 매개로 하는 조폭과 경찰의 결탁이 늘어났다.
미국의 신출귀몰한 범죄자 알 카포네는 금주법이 시행된다고 하자 오히려 기뻐했다고 한다. 떼돈을 벌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술을 마시는 것은 불법이다. 사람들이 법적으로 못하는 일을 불법적으로 자행하는 이들이 바로 조폭이다. 성매매 역시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라서 그걸 법을 피하면서 하게 해줄 수 있는 건 오직 조폭뿐이다.
조폭들에겐 음성적 성매매가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는 것이다. 게다가 일부 경찰도 약간의 묵인만 해주면 조폭의 상납을 받을 수 있다. 성매매 불법화는 그것으로 조폭을 키우고, 경찰을 비리의 유혹에 빠지도록 한다. 전에도 그래왔었지만 성매매특별법으로 인해 더 큰 부작용을 낳게 된 셈이다.
성매매가 합법이라면 성매매 업소에선 조폭이 굳이 필요하지 않다. 경찰에게 상납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그것이 불법이 되면 조폭과 일부 경찰들이 함께 불법을 저지르며 끈끈한 관계를 이어가게 된다. 그래서 성매매금지법은 사람들을 이중인격자로 만들어 범죄를 늘어나게 하는 비생산적이고 위선적인 법률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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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권뉴스는 ‘성해방운동’ 실천의 일환으로, 그동안 선진적인 성담론을 주장하다 보수수구세력은 물론 그를 이해하지 못한 진보진영에게도 외면당한 채 제도 권력으로부터 고초를 겪은 바 있는 마광수 교수(홈페이지)와 '웹2.0' 교류를 진행 중입니다. 그의 철학적 세계관이 유교적 성문화에 침윤된 한국사회에 있어 표현의 자유와 진보적 성담론의 공론화로 변혁의 한 축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기사에 대한 반론을 환영합니다.)
[한국인권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