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중국 다롄에서 열린 ‘하계 다보스’ 전체회의 개막식에서 리창(李强) 중국 국무원 총리가 연설하던 중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청중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온 것이다.
웃음이 울려 퍼지는 순간에도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는 잠시 시간이 걸렸다.
총리의 연설이 열리는 행사장은 언제나 사람들로 가득 찬다. 수천 명의 대기업 경영진과 정치인, 일부 싱크탱크 연구원, ‘전문가’, 학자들이 위계에 따라 구획된 좌석에 빽빽하게 앉아 있다. 검은색 정장과 획일적인 비즈니스 캐주얼 차림이 대부분이며, 특히 검은색 폴로셔츠가 눈에 많이 띈다. 참석자의 대다수는 남성이다. 붐 마이크와 카메라를 든 촬영팀은 청중의 반응을 담기 위해 분주히 움직인다. 수백 명의 제복을 입은 안내 요원들은 사람들을 자리로 재촉한다. 행사장 벽면에는 보안 요원들이 배치돼 있고, 모두 이어피스를 착용하고 있다. 바늘 떨어지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조용하다. 이런 자리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는 일은 예상하기 어렵다.
중국어를 하지 못하는 참석자들에게는 통역이 약간 늦게 전달됐기 때문에 그 웃음소리가 더욱 뜻밖으로 느껴졌다. 리 총리는 즉흥적으로 말을 덧붙인 것처럼 보였다. 그는 중국의 수출 산업이 눈부신 성공을 거둔 이유를 설명할 만큼 큰 보조금을 지급하기에는 중국이 “너무 가난하다”고 농담을 던졌고, 청중은 이에 웃음으로 반응했다.
그 한마디는 재치 있으면서도 양면적인 의미를 담고 있었고, 공식 원고가 전달한 메시지와는 상당히 다른 뉘앙스를 풍겼다.
리 총리의 하계 다보스 연설은 언제나 일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2년 전에는 중국의 거시경제 균형이 주제였고, 지난해에는 세계 무역이 핵심이었다. 올해의 주제는 말 그대로 ‘차이나 쇼크 2.0’이었다.
중화인민공화국 권력 서열 2위인 리 총리는 이 용어를 직접 언급했다. 내가 아는 한 이 표현은 미국 경제학자이자 오바마·바이든 행정부에서 활동했으며 거시경제 논평가로 잘 알려진 브래드 세처(Brad Setser)가 처음 사용했다.
리 총리는 ‘차이나 쇼크 2.0’이라는 주장에 나름 설득력 있게 반박하는 대목도 보여줬다. 그는 중국 기업가들과 엔지니어링 팀의 끊임없는 추진력을 강조했는데, 그 지적은 충분히 타당했다. 나는 그가 ‘중국의 기회’를 강조한 점도 마음에 들었다. 특히 신에너지분야에서는 실제로 그런 기회가 존재한다. 그러나 베이징이 최근 유럽개혁센터(Centre for European Reform·CER) 보고서에서 토르두아르(Tordoir)와 세처가 제기한 경고나, 세처와 샤힌 발레(Shahin Vallée)가 《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에서 제시한 문제 제기에 답하려면 지금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차이나 쇼크 2.0. 독일의 안일함이 치른 대가> 샌더 토르두아르, 브래드 세처(2026년 5월)
차이나 쇼크 2.0은 베이징뿐 아니라 베를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중국 위안화가 저평가됐다는 비판을 받아들이는 입장을 보였다. 마침 이에 맞춰 폭스바겐이 대규모 감원 계획을 발표하면서 독일 산업이 직면한 문제의 심각성을 그대로 드러냈다.
중국과 유럽의 무역수지 변화는 실로 극적이다. 여기에서는 가베칼(Gavekal)의 세드리크 게멜(Cedric Gemehl)이 정리한 데이터가 유용하다. 코로나19 이후 몇 년 사이 유럽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사실상 두 배로 늘어났다.
<유럽연합(EU)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지난 5년 동안 거의 두 배로 늘어> EU·유로스타트(Eurostat), 대중국 상품 교역(12개월 누적 기준)
‘차이나 쇼크 1.0’과 ‘차이나 쇼크 2.0’을 비교하면 몇 가지 핵심적인 차이가 있다. 2000년대 초반의 첫 번째 ‘차이나 쇼크’는 생산비와 시장 접근이라는 비교적 단순한 문제였다. 중국의 수출은 저기술·저임금 산업에서 서방 제조업체들을 압도했다. 그 영향의 규모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리지만, 가장 큰 충격을 받은 곳이 미국이었다는 점에는 큰 이견이 없다. 반면 차이나 쇼크 2.0은 무엇보다 유럽에 관한 이야기이며, 무엇보다 중국이 산업 가치사슬에서 상위 단계로 올라선 것과 관련이 있다. 이번 충격은 특정 산업군에 집중돼 있으며, 특히 세처와 토르두아르가 강조했듯 독일과 자동차 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독일의 대중국 무역수지가 270억 유로 악화한 가운데 약 60%는 자동차 부문이 차지했다.
독일의 대중국 무역수지 변화(2021~2025년, 10억 유로)
자동차 산업은 독일 산업정책의 핵심이다. 그리고 독일은 유럽에서 결정적인 위치를 차지하기 때문에 이번 충격은 유럽 전체를 흔드는 요인이 된다. 그러나 독일 제조업에 초점을 맞추면 ‘차이나 쇼크’에 대한 논의의 성격도 달라진다. 독일 역시 만성적인 무역흑자 국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차이나 쇼크 2.0은 중상주의 국가와 중상주의 국가가 충돌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중국에 대한 무역적자가 확대되는 와중에도 유럽연합(EU)의 나머지 세계에 대한 제조업 무역흑자는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RoW)으로의 EU 수출은 수입보다 더 빠르게 증가> EU·유로스타트(Eurostat), 중국 및 에너지를 제외한 기타 국가(RoW)와의 상품 교역(12개월 누적 기준)
이러한 점은 차이나 쇼크 2.0을 둘러싼 논의에서 거시경제와 미시경제, 그리고 ‘중간 수준(meso)’ 분석 사이, 또 경제학과 정치경제학 사이의 다양한 개념적·분석적 경계가 서로 교차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중국 싱크탱크 중국금융40인포럼(CF40)의 궈카이와 왕젠쿤은 <이스트이즈리드>(East is Read)에서 소개한 논문에서 중국의 대유럽 무역흑자가 왜 이처럼 급격히 확대됐는지를 분석했다. 이들은 관련 증거를 종합하면 이러한 현상을 거시경제 요인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환율에 따른 가격 덤핑이 발생했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 중국 수출품의 단위당 가격은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일본과 한국의 수출 단가와도 비슷한 흐름을 나타낸다.
주요 교역상대국으로부터의 EU 수입 단가 지수(유로 기준, 2021년=100)
중국의 대유럽 수출 급증은 상당 부분 유럽의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친환경 에너지 제품 수요 증가에 힘입은 결과다. 또 다른 큰 비중은 화학제품이 차지하는데, 유럽에서는 높은 천연가스 가격 때문에 화학제품 생산이 큰 타격을 받았다.
중국의 ‘신(新) 3대 산업’ 및 화학제품의 대EU 수출과 EU 에너지 가격
중국 내수시장 상황을 보더라도 유럽과의 무역수지가 가장 크게 변화한 산업들은 중국 내 수요가 감소하는 분야가 아니다. 중국 시장과 유럽 시장에서 유럽 기업들이 체감하는 것은 정책의 강력한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의 대규모 산업화 추진이 가져온 영향이다.

4개 요인 분해의 산업별 세부 내용(2021~2024년) 출처: 유로스타트(Eurostat), UN Comtrade, 아시아개발은행(ADB) MRIO, 중국금융40인포럼(CF40 Institute)
물론 이러한 중국의 산업정책 자체도 논란이 많다. 리 총리의 말처럼 보조금만으로 중국의 산업적 도약을 설명할 수는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보조금이 존재했던 것은 사실이며 그 규모도 상당했다. 정확한 규모를 산정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진은 전기차(EV) 산업에 지급한 보조금 총액이 2009년부터 2023년까지 2,310억 달러에 달했다고 추산했다.
중국 전기차(EV) 산업에 대한 산업정책 지출(10억 달러)
지원항목 : 구매 보조금, 판매세 면제, 인프라 보조금. 연구개발(R&D), 정부 조달
주석: 구매 보조금 추정치는 지원 대상 차량에 대해 공표된 보조금 지급 기준을 바탕으로 산정했으며, 판매된 전기차(EV)의 25%는 지원 대상이 아니었다고 가정했다. 2023년 이전의 구매 보조금 추정치는 지방정부 지원 규모가 중앙정부 지원의 15%에 해당한다고 가정했다. 판매세 면제액은 신에너지차(NEV)에 적용된 10% 세금 면제 기준을 적용해 계산했다. 인프라 보조금은 중국 과학기술부가 제공한 지원 규모를 바탕으로 추정했다. 연구개발(R&D) 추정치는 정부 지원 R&D 통계를 활용했으며 자동차 R&D 지출의 90%가 신에너지차에 투입됐다고 가정했다. 정부 조달 추정치는 정부의 자동차 구매 가운데 50%가 신에너지차였다고 가정했다. 추정 과정에서는 상용차 평균 가격을 120만 위안, 승용차 평균 가격을 25만 위안으로 가정했다. 연간 환율 환산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환율 데이터를 사용했다.
이러한 수치를 받아들이거나 심지어 그보다 더 큰 추정치를 인정하더라도, 중국 측의 주장은 여전히 충분히 타당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즉, 이 정도의 보조금 지출은 실제로 달성한 성과에 비하면 오히려 크지 않다는 주장이다. 만약 서방 어느 나라가 이와 맞먹는 규모와 중요성을 지닌 산업, 특히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핵심적인 산업을 유럽 그린딜이나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투입한 보조금과 비교해 결코 과도하지 않은 규모의 지원으로 혁신하는 데 성공했다면, 우리는 스스로를 크게 치켜세우며 “정말 잘했다”고 자축했을 것이다. 독일과 자동차 산업의 경우를 보면 기록적인 수익 덕분에 비슷한 규모의 자금을 재투자에 사용할 여력은 충분했다. 그러나 그 돈은 절실히 필요한 신규 투자에 투입되지 않고 배당금 형태로 주주들에게 지급됐다. 중국산 전기차의 공세가 이미 본격화한 2023년에만 독일 자동차 3사는 EY 분석에 따르면 310억 유로를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토르두아르와 세처의 표현을 빌리면, 안일함이야말로 유럽, 특히 독일 산업정책이 빠진 가장 큰 함정이었다.
따라서 차이나 쇼크 2.0은 무엇보다 산업 부문별 이야기다. 그러나 논의를 거기에서 끝낼 수는 없다. 구조적이고 질적인 변화가 포함된 모든 거시경제 현상은 정의상 산업 부문이나 개별 기업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은 이러한 불균등한 발전 경로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더 큰 거시경제 체계를 형성하는지, 그리고 환율이나 금리 같은 거시 변수들이 다시 산업별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다. 특정 산업의 수출이 급증해 외환시장의 순유입이 증가하면, 적어도 교과서적인 논리로는 환율이 조정돼 이를 상쇄하는 효과가 나타나야 한다. 대규모 무역흑자는 통화를 절상시키고, 그 결과 다른 산업의 수출 경쟁력은 약화하며 구조적 변화의 혜택을 받지 못한 산업에서는 수입품의 경쟁력이 높아진다. 결국 특정 산업의 성공은 비교우위의 작동으로 상쇄되고 거시경제는 다시 균형에 가까운 상태로 돌아간다. 이러한 현상이 더 부정적인 형태로 나타난 것이 이른바 ‘네덜란드병’이다. 하나의 초경쟁력 수출 산업이 환율 상승과 국내 경기 과열을 통해 나머지 경제를 압박하는 현상이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이러한 광범위한 조정이 억제돼 있다. 중국 외환시장은 자유롭게 작동하지 않는다. 만약 자본 이동이 자유로웠다면 외환 흐름이 어떻게 조정됐을지는 분명하지 않다. 오히려 자본 자유화가 이뤄질 경우 위안화 절상이 아니라 자본 유출과 통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가능하며, 이 문제는 곧 다른 글에서 다시 다룰 예정이다. 어쨌든 현재 체제에서는 자본 통제와 정부 개입을 통해 위안화 환율을 저평가된 경쟁적인 수준에 고정하고 있다. 거대한 무역흑자가 위안화 절상으로 이어지는 대신 그 수익은 정부와 준정부 기관의 외환보유액 축적으로 흡수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중국 통화가 절상되지 않을 뿐 아니라 실질환율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위안화는 지난 5년간 장기 추세 대비 큰 폭의 실질 가치 하락을 기록했다
실질환율은 환율과 상대 물가를 함께 반영하는 경쟁력 지표다. 현재 환율을 기준으로 한 나라의 물가가 교역 상대국과 비교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보여준다. 2021년 이후 서방의 물가는 상승한 반면 중국의 물가는 위험할 정도로 디플레이션 문턱에서 머물고 있다. 환율이 이러한 상대적인 물가 변화를 상쇄하지 못하면서 실질환율은 하락했다. 그 결과 중국 제품의 경쟁력은 더욱 높아졌다.
이러한 불균형을 바로잡는 방법은 적어도 네 가지가 있다.
만약 유럽이 미국처럼 중국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를 상대로도 무역적자를 기록하는 경제였다면 디플레이션 정책을 권고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유로존은 2010년대 그리스 같은 역내 적자 국가들에 그런 정책을 강요했다. 이를 완곡하게 표현한 것이 ‘내부 평가절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가장 좋은 상황에서도 가혹하고 위험한 거시경제 처방이다. 현재의 유럽에는 적합하지도 않다. 유럽은 전체적으로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총수요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늘려야 한다. 경제를 과열 상태에 가깝게 운영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한 생산성 증가를 촉진할 가장 좋은 희망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거시경제 차원의 해법이 있다면 그 답은 중국 쪽에 있다.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허용해야 한다고 권고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이미 공급이 충분한 중국 시장에서 수입품 가격이 더 낮아져 중국의 디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심해질 위험이 있다. 이는 필요한 방향과는 정반대다.
가장 분명한 일반론적 처방은 중국 내 수요를 확대하는 것이다. 이 역시 오랫동안 제기돼 온 정책 제안이다. 마이클 페티스(Michael Pettis) 같은 중국 경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재균형이 가까운 시일 안에 이뤄질 가능성에 매우 회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책 우선순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그리고 페티스도 인정하듯 베이징은 현재 전략을 유지해야 할 중요한 이유를 갖고 있다. 산업 발전은 그 자체가 목표이며, 동시에 수천만 명의 중국 노동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문제를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느 쪽에서도 거시경제적 해법을 찾기 어렵다면 가장 적절한 정책은 산업과 부문별 차원에서 무역 흐름을 의도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일 것이다. 문제의 출발점도 바로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세처와 토르두아르는 유럽연합이 다양한 무역 방어 조치를 협상 수단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산업별 또는 기업별 다양한 협약 역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몇 달 전 다른 글에서 나는 2026년 세계 경제를 뒤흔들 네 가지 요인을 제시했다.
· 트럼프의 무역정책 공세.
· 미국 재정정책의 새롭고도 이례적인 방만함.
· 세계 경제 규모로 확대된 인공지능(AI) 붐.
· 중국 경제정책의 기어 전환.
차이나 쇼크 2.0은 네 번째 요인을 반영한다. 만약 무역 보호와 국제 산업 협상이 최선의 해법이라면, 이는 지금까지 도널드 트럼프가 상징해 온 세계 무역 질서의 혼란을 더욱 심화할 위험이 있다. 그러나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는 것 역시 잠재적으로 불안정을 키울 수 있다. 급격하고 통제되지 않는 탈산업화는 유럽에 심각한 경제적·사회적·정치적 위험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중국의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그리고 유럽 산업이 그 속도를 따라잡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보호정책과 인센티브, 그리고 규율을 적절히 결합해야 한다. 유럽연합이 중국의 정책뿐 아니라 유럽 스스로의 기술적 근시안성 때문에 발생한 결과로부터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 정책을 활용하고, 그 보호 비용을 유럽 소비자들이 부담해야 한다면 유럽 자동차 산업이 여전히 막대한 배당금을 지급하는 상황을 용인할 수 있을까? 최소 투자 규모를 의무화하는 조건을 설정해야 하지 않을까? 유럽 산업은 이제 자기 자신으로부터도 구해내야 한다.
다시 하계 다보스 행사장과 리 총리의 발언에 웃음을 터뜨리던 중국 청중의 모습으로 돌아가 보자. 나는 다롄의 행사장 밖에서 한때 러시아 제국의 도시였던 모습을 라스베이거스식으로 재현해 놓은 공간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유럽 제국의 흔적은 이제 중국 신혼여행객들에게는 다소 엉뚱한 관광 명소가 됐다. 다롄의 여러 구 가운데 하나인 뤼순커우(旅顺口)는 20세기 초 포트아서(Port Arthur)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다. 1904년 이 요새화된 해군기지에서는 러시아와 대륙 제국 건설에 나선 일본 제국 사이에 극도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20세기 최초의 현대전으로도 평가받는 이 전투에서 일본과 러시아는 대구경 곡사포, 기관총, 철조망, 탐조등, 전술 무전기와 전파 교란 장비, 관측용 기구, 전기 철조망까지 동원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러일전쟁을 ‘0차 세계대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서방 세계를 놀라게 한 이 전쟁은 육상과 해상 모두에서 막대한 희생을 치른 끝에 일본의 결정적인 승리로 끝났다. 아시아의 신흥 도전자가 거둔 이 승리와 일본의 팽창 야망이 가져온 충격은 근대 중국 민족주의의 급부상을 촉발하는 계기 가운데 하나가 됐다. 중국 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향한 그 열망은 2026년 리창의 당당한 연설에 이르기까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출처] Chartbook 454: China shock 2.0 and mercantilist-on-mercantilist violence.
[번역] 하주영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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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투즈(Adam Tooze)는 컬럼비아대학 교수이며 경제, 지정학 및 역사에 관한 차트북을 발행하고 있다. ⟪붕괴(Crashed)⟫, ⟪대격변(The Deluge)⟫, ⟪셧다운(Shutdown)⟫의 저자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