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노동자, 시민과 함께 용산으로..."윤석열, 우리가 끌어내리자"

퇴진 촛불 이틀째, '퇴진'과 '탄핵' 너머 민주주의와 해방 고민도

5일 저녁, 파업에 나선 노동자들과 시민들이 다시 광장에서 만났다. 촛불을 밝힌 노동자와 시민들은 "우리가 윤석열을 끌어 내리자"며 용산으로 향했다. 이들은 "범법자 윤석열, 지금 당장 체포하라", 계엄에 동조하고 탄핵에 반대하는 "국민의 힘도 해체하라"고 함께 외쳤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틀째 퇴진 촛불은 2만 명을 넘었다. 노동자와 시민들은 저녁 6시 광화문 인근 동화면세점 앞에서 집회를 갖고,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을 향해 행진을 이어갔다.  


"가자, 용산으로" "우리가 끌어 내리자". 참세상 
퇴진 촛불 이틀째, 2만 명을 넘어선 행진 대열. 참세상 
시민들과 함께 행진하는 금속노조 노동자들. 참세상.

이날 집회와 행진에는 품에 안긴 아이부터, 백발의 어른까지 다양한 연령의 시민들이 함께했다. 특히 친구들과 함께 촛불을 들고 광장에 선 청소년 참여자들이 눈에 띄었다. 

처음 집회에 나온 고 3 청소년 유모 씨(오른쪽). 참세상 

광진구에 사는 고3 청소년 유모 씨는 처음 집회에 나왔다. 평소에도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오다, 계엄령이 내려지고 마음이 확실해졌다. 유모 씨는 "국민의 힘 의원들이 국회에 와서 다 탄핵안에 찬성 투표를 했으면 좋겠고, 그 다음에 윤석열도 그만 버티고" 내려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윤석열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에 대한 질문에 자신도 "이제 사회에 나가서 노동자가 될 것"이고 "민주노총이나 다른 싸우는 노동자분들처럼 멋진 노동자가 되고 싶다"고 마음을 전했다. 

광장에 나선 금산간디학교 학생들. 참세상 

금산 간디학교에 다니는 열아홉살 청소년 김모 씨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촛불 집회 이후 8년 만에 집회에 다시 참여했다. 그는 3일 밤 비상계엄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시민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모이는 게 중요하고, 국회가 그 말을 듣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광장에서는 '퇴진'과 '탄핵' 너머의 민주주의와 해방을 향하는 고민들도 자라나고 있었다. 

민달팽이유니온 활동가들(오른쪽, 서동규). 참세상 

청년 세입자들과 함께 주거권 실현을 위해 활동하는 민달팽이유니온의 서동규 활동가는 "탄핵 이후에 우리가 새롭게 어떠한 민주사회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단체 회원분들도 그렇고 다른 시민분들과 이야기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집회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집 없는 사람도, 쫓겨날 걱정, 보증금을 남에게 빼앗길 걱정, 갑자기 월세나 임대료가 오르고, 이자가 많이 올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우리가 원하는 민주 사회"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활동가들(왼쪽 첫 번째, 자아). 참세상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활동가 자아는 팔레스타인 해방 운동은 "아주 크게 보면 점령당한 땅에서 식민지배를 받는 입장에서 그걸 거부하고 그것에 맞서 싸우는 운동"이라면서, 한국사회는 "이스라엘, 팔레스타인과 같은 형태는 아니지만 여전히 종북, 멸공이라는 것이 이렇게 사람들을 나누고 억압하는 그런 기재로 쓰인다는 것 자체가, 우리가 진정한 해방을 말해야 될 때"라는 것을 드러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민주주의를 넘어서, 해방이라는 측면에서 팔레스타인과 우리는 같은 투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식민주의를 넘어서 신자유주의와도 싸워야 하는 상황"에서 팔레스타인 해방 운동과 윤석열 퇴진 운동을 비롯한 여러 사회운동의 고민들이 연결되어 있다 여긴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민주주의는 정말 너무 기본 중의 기본"이고, "법을 지키네 마네, 이게 법이 맞네, 이게 적용이 되네 그런 건 정말 너무 1차원적" 이라면서, "그 너머로, 당과 당이 하는게 아니라" 아직은 멀었지만 "여성과 퀴어와 모두가 해방될 수 있는", 종전이 되지 않은 휴전 상황을 넘어서 우리가 "온전한 땅을 갖고 다시 연결되는 운동까지 나아가야" 한다는 고민을 나누었다. 

"응원하고 계속 같이 투쟁하겠다, 민주노총 파이팅!"이라며, 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에 대한 마음도 전했다. 

내려오는 비를 맞으며, 총파업 투쟁을 결의하는 민주노총 노동자들. 참세상 

윤석열 퇴진시 까지 무기한 총파업을 선포한 민주노총은 촛불집회에 앞서 오후 4시 서울역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광화문으로 행진해 시민들과 만났다. 

금속노조의 이상섭 수석부위원장은 시민들 모두의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악의 축 극악무도한 윤석열로부터 지켜내기 위해서라도 금속노조가, 민주노총이 결단하고 투쟁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화물 노동자들은 물류를 넘추고, 기관사들은 열차를 멈추고, 농부들은 농사일에서 손을 떼고, 아이들은 학업을 멈추고, 선생님들은 가르치는 일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호소했다. 

5일 총파업에 돌입한 철도노조의 이재식 수석 부위원장은 "이제부터 시간은 우리 노동자들의 시간"이라면서 "우리가 시간을 어떻게 만드느냐,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세상은 바뀔 거라고 생각한다", "그 자리에서 동지들과 함께 투쟁"하자고 말했다. 

광화문으로 행진하는 노동자들. 참세상

민주노총과 시민사회단체들은 6일(금) 저녁 6시 국회 앞에서 다시 광장을 열고, 촛불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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