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이 시작된 이후로 오직 이스라엘만이 발포했으며, 이스라엘은 반복적으로 이를 행했다. 아무도 이에 대응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연속 3일간 헤즈볼라 로켓 기지로 추정되는 곳을 폭탄이나 미사일로 공격해 최소 4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실제 피해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기자들을 향해 발포했으며, 장례식에 참석한 애도자 2명을 중태에 빠뜨렸다. 남부로 귀가 중인 레바논 민간인들이 이스라엘군의 사격을 받았다는 여러 보고가 있다.
이 영상은 장례식에서 저격수에 의해 총격을 받은 두 사람을 보여준다. 한 남성은 유엔 레바논 임시군(UNIFIL)과 레바논군으로부터 장례식에 대한 허가를 받았다고 말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또한 '휴전'을 이용해 전차를 포함한 병력을 전투로는 점령하지 못했던 마을로 진격시켰다. 남부 레바논에 진지를 구축하고, 레바논 민간인들에게 남부의 60개 이상의 마을로 돌아가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들 마을 중 어느 곳도 전투 중에 영구적으로 점령하지 못한 곳이다. 이스라엘은 병력을 보강하고, 재무장하며, 장비를 재정비하고 있다.
"레바논 남부, 구급차 박살. 7여단 소속 이스라엘 군인들이 고의로 레바논 구급차를 들이받은 사실이 오늘 개인 소셜 미디어 계정에 공개되었다."
South Lebanon | ambulance smashed
— Younis Tirawi | يونس (@ytirawi) November 29, 2024
Israeli soldiers of the 7th brigade deliberately runs over a Lebanese ambulance as published today on their private social media accounts pic.twitter.com/NXo8Xw15D2
이스라엘은 사실상 '휴전'을 무조건적인 항복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는 이스라엘의 과거 행동 뿐 아니라 '휴전' 문서 자체에서도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일이었다. 이 문서는 매우 불균형적이다.
레바논 외무부가 이렇게 비굴하고 노골적인 항복 문서에 서명했다는 사실은 전직 외교관으로서 나의 감각을 거스른다.
이 문서의 2항을 분석하는 것부터 시작하겠다.
2. 2024년 11월 27일 오전 4시부터, 레바논 정부는 헤즈볼라와 레바논 영토 내 다른 모든 무장 단체가 이스라엘에 대한 어떠한 작전도 수행하지 못하도록 막을 것이며, 이스라엘은 레바논 영토 내 민간, 군사 또는 기타 국가 목표를 포함한 레바논 목표에 대한 어떠한 공격적 군사 작전도 수행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불균형이 즉각적으로 드러난다.
레바논의 무장 단체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어떠한 작전도" 수행하지 못하게 되는가 하면, 이스라엘은 "어떠한 공격적 군사 작전도" 수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레바논이 "공격적(offensive)"이라는 용어를 한쪽에만 적용하도록 허용한 것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이를 다르게 해석할 방법은 없다. 이는 이스라엘이 발포할 수 있지만, 다른 누구도 발포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휴전이 발효된 이후 자유롭게 발포하며 사람들을 죽이고 다치게 했고, 이를 "방어적(defensive)" 군사 행동으로 묘사하고 있다.
레바논 정부는 이스라엘이 3일 동안 51차례 휴전을 위반했다고 기록했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헤즈볼라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으며, 미국의 법적 용어로는 외국 테러 조직(FTO)에 해당한다. 휴전의 중재자로 설정된 미국은 따라서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로 간주되는 누구나 또는 어떤 대상에 대해 언제 어디서든 군사 행동을 하는 것을 합법적인 대테러 작전으로 본다.
따라서 미국은, 그리고 영국 역시, 이스라엘의 모든 공격을 휴전 위반이 아닌 합법적인 대테러 작전으로 간주한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레바논은 남부 레바논에서 이스라엘 진지의 보강을 감시하거나 이를 막을 수 없다. (이스라엘은 절대로 철수할 의도가 없다) 휴전은 이스라엘군이 남부 레바논에서 철수하는 데 60일의 여유를 주고 있으며, 그 기간 동안 레바논군(LAF)은 이스라엘이 점령한 지역에 들어갈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레바논이 자신들의 남부 국경을 통제할 수 없게 하고, 이스라엘이 무기와 병력을 자유롭게 이동시키는 것을 방지하지 못하게 한다.
12. 첫 번째 항에 따라 적대 행위가 중단되면, 이스라엘은 청색선(Blue Line) 이남으로 단계적으로 철수하고, LAF는 첨부된 LAF 배치 계획에 명시된 남부 리타니 지역으로 배치되며, 승인되지 않은 거점과 기반 시설을 해체하고 승인되지 않은 무기와 관련 물품을 압수하는 등의 의무 이행을 시작한다. 이스라엘 방위군(IDF)과 LAF의 특정 및 세부 계획 실행을 위한 메커니즘이 조율을 담당하며, 이는 60일을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
이 모든 것이 휴전 협정의 불균형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메커니즘'은 미국, 프랑스, 그리고 유엔 레바논 임시군(UNIFIL)을 통해 유엔이 구성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상 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명백히 미국이다. 유엔은 이 메커니즘을 '주최(host)'하지만, 미국은 이를 '주재(chair)'한다.
'주최'와 '주재'의 차이는 나로선 처음 들어본 개념이다. 이는 유엔이 차를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인다.
협정의 11항에 따르면 레바논군(LAF)은 "적대 행위 중단이 시작되면" 모든 국경 통제를 담당하기 위해 병력을 배치할 것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이는 곧바로 12항에 의해 무효화된다. 12항은 LAF가 이스라엘이 통제하는 지역(국경 포함)에 60일 동안 단계적으로 진입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LAF가 실제로 하게 될 일은 리타니 강을 따라 새로운 남부 레바논 국경을 설정하는 것이다. 이것이 11항의 실질적 의미다. 이는 사실상 새로운 국경이며, 리타니 강 남쪽은 이스라엘이 통제한다.
또한 LAF는 남부 리타니 지역의 경계를 따라 도로와 다리에 검문소와 체크포인트를 설치할 병력을 배치할 예정이다.
이런 이유로 휴전 하루 전, 이스라엘은 특수부대 소대를 리타니 강으로 잠깐 이동시켜 사진 촬영 기회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이스라엘군이 리타니 강까지 도달했다고 주장할 수 있었다.
미국은 모든 주도권을 쥐고 있다. 레바논군(LAF)은 현대 역사에서 자국이 침략당했을 때 "중립을 유지한" 유일한 군대로 보인다. 레바논군은 문자 그대로 미국의 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레바논은 복잡한 나라다. 실상 레바논군 병사들의 대다수는 기회만 주어진다면 이스라엘에 맞서 자국을 방어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지도부는 완전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미국의 지원을 받는 정치적 야망을 품고 있다.
미국은 이 갈등의 당사자다. 레바논 민중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폭탄은 미국제 폭탄이며, 미국산 항공기에서 투하되고 있다. 이번 협정에 의해 미국은 '평화'를 주관하는 위치에 올랐다. 현재의 미국 제국주의 패권은 과거 식민 지배국인 프랑스가 그 뒤를 따르는 형국이다. 프랑스는 이 대가로 네타냐후에게 전쟁 범죄에 대한 면책권을 부여했다.
레바논 사람들은 평화를 간절히 원한다. 하지만 미국의 집요한 요구로 인해 레바논은 방공망을 갖추지 못했다. 과거 미국은 시리아가 제공한 방공망의 제거를 요구했으며, 이후 이를 대체하지 못하도록 막아왔다. 미국은 레바논을 억누르고 이스라엘이 이를 침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미국은 레바논이 분열되고 약화되어 이스라엘의 지배를 받는 상태가 되길 원하며, 시아파 인구의 감소를 바라고 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미국 대사관이 이곳에 건설되고 있으며, 이는 지역적 영향력을 위한 허브 역할을 할 예정이다. 휴전이 발효된 날, 미국과 이스라엘은 시리아 내 대리군을 통해 알레포를 공격하는 작전을 개시했다.
헤즈볼라는 공식적으로 이번 휴전 협정의 당사자가 아니다. 이 협정은 국가 간의 것이지만, 헤즈볼라는 레바논 의회에서 가장 큰 정당이자 연립정부의 일원이다. 따라서 헤즈볼라는 휴전 협정에 동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들은 이 협정을 이스라엘의 남부 레바논 침공을 막아낸 승리로 묘사하려 애쓰고 있다.
과거를 돌아보면, 이스라엘이 미국과 프랑스의 지원을 받아 베이루트를 점령했던 일이 생생히 기억 속에 남아 있다. 그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막는 것이 성과라는 점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게다가 헤즈볼라가 지도부 암살과 테러 공격으로 심각한 인적 손실을 겪은 상황에서 이를 막아낸 것은 더욱 중요한 성과다.
그러나 이번 휴전 협정은 전투에서 얻어진 모든 성과를 희생시키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초토화했듯이 레바논을 공중에서 황폐화할 능력과 의지를 모두 보여주었다. 생존을 위한 기반 시설을 공격하고, 무차별적인 잔혹 행위를 저지르는 데 어떠한 거리낌도 없다는 것을 입증했다. 레바논은 가자지구처럼 자신들에게 방어 능력이 없으며, 국제사회가 단기적으로 이 학살을 막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목격했다.
이스라엘은 휴전 후 72시간 동안 공공연히 이를 위반했지만, 서방 국가들로부터 항의 한 마디조차 나오지 않았다. 누군가 단 한 발이라도 대응 사격을 하면, 미국과 그 위성 국가들은 격렬히 분노할 것이고, 베이루트에 대한 대규모 폭격이 재개되며, 이스라엘은 남부 레바논 내 새로운 업그레이드된 기지에서 다시 진격을 시도할 것이다.
나는 이러한 일이 곧 일어날 것으로 본다. 한쪽에만 완전히 유리한 평화 협정은 부상당한 당사자가 완전히 말살되지 않는 한 절대로 오래가지 못한다. 그리고 아직 그 말살은 일어나지 않았다.
[출처] Lebanon’s Unbalanced Ceasefire Teeters on the Brink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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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그 머레이(Craig Murray)는 작가, 방송인, 인권 운동가이다. 그는 2002년 8월부터 2004년 10월까지 우즈베키스탄 주재 영국 대사였고,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던디 대학교 총장을 지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