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동안, 주류 언론과 일부 좌파 매체의 분석가들과 작가들은 10월 7일 사건 이후 중국이 팔레스타인 방어를 위해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뒤집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중국과 팔레스타인의 관계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중국은 가자 지구에서의 이스라엘의 대량 학살에 대해 온건한 수준의 비판적 수사를 제공하면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투자와 이스라엘 기업들과의 협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중동 지역에서 팔레스타인들을 희생시켜 세계 강대국으로서의 영향력을 강화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전쟁 동안 중국은 평화 과정으로의 복귀와 오랜 논의의 대상이었던 두 국가 해법의 시행을 반복적으로 촉구했다. 그러나 이러한 수사는 이스라엘에 대한 반대와 도전의 신호로 보기 어렵다. 이러한 촉구는 결코 급진적인 것이 아니다. 이는 미국 주도의 평화 과정과 미국이 전통적으로 지지해 온 두 국가 해법으로의 복귀를 모색한다. 그러나 평화 과정과 두 국가 해법은 전 세계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과 팔레스타인인들로부터 팔레스타인 귀환권을 배제하고 팔레스타인 땅의 대다수를 도둑질한 것을 전제로 한다는 이유로 강력한 비판을 받아왔다. 그럼에도 중국의 완화된 이스라엘 비판은 그러한 결함 있는 과정을 진전시키기 위한 어떠한 노력으로도 이어지지 않았다.
중국의 초청으로 팔레스타인 14개 정파 대표가 지난 7월, 21∼23일 베이징에서 화해 회담을 열었고, 각 정파는 이날 '분열 종식과 팔레스타인 민족 단결 강화에 관한 베이징선언'에 서명했다. 출처 : 중국 외교부
코넬대학교에서 중국의 노동과 발전을 연구하는 엘리 프리드먼(Eli Friedman) 교수는 최근 웨비나에서 중국과 팔레스타인의 관계 역학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가자 지구에서의 학살에 대한 책임은 중국이 아니라 이스라엘과 미국, 그리고 그 뒤를 잇는 다른 유럽 강대국들에 있다”고 강조하며 이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중국이 팔레스타인의 해방에 관심이 있다는 생각 역시 매우 문제가 있다”며 “중국은 미국 다음으로 이스라엘의 두 번째로 큰 교역 상대국이며, 사실 그 격차도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스라엘과 중국은 기술 및 군사 부문에서 광범위하게 협력하고 있다. 또한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미국이 중국에 군사 장비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을 때도, 이스라엘은 군사 장비를 계속 판매했다. 이스라엘은 일종의 ‘뒷문’ 역할을 하며 이와 관련해 많은 협력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이 지역에서 경제적 영향력을 원한다”며 “그들은 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프리드먼은 이어 말했다. 이스라엘은 중국이 관계를 맺고자 하는 지역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국가다. 따라서 중국은 “이스라엘이 현재 상태를 대체로 유지할 수 있기를 원한다. 하지만 동시에 점령이 끝나기를 원하기도 한다. 중국의 이스라엘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은 두 국가 해법이다. 하지만 그들은 이스라엘과의 경제 관계를 근본적으로 방해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드먼은 “중국 국영 기업들은 하이파 항구를 운영하고 있으며, 가자 북쪽에 위치한 아슈도드 항구의 대규모 확장을 주도하고 있다. 또한 텔아비브 경전철 시스템 확장 공사를 진행 중이다. 따라서 중국 국영 자본은 대량 학살의 물적 기반에 깊이 투자하고 있다. 만약 내일 중국 기업들이 ‘우리는 하이파 항구를 폐쇄하고, 대량 학살을 지원하는 무기나 물자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면, 이는 가자에서의 상황 전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이는 중국이 팔레스타인의 해방에 진정한 연대적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실이라고 본다” 라며 중국이 경제적으로 잃을 것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팔레스타인과의 연대를 상징하는 기본적인 표현조차 금지하며, 공공장소에서 전시된 팔레스타인 깃발을 압수하고 가자 지구를 지지하는 시위를 막아왔다.
일부는 2023년 중국과 이스라엘 간 교역량 감소를 두 나라 관계가 전환점에 접어들었거나 심지어 단절될 조짐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2023년의 감소는 실제로 일어난 일이지만, 다양한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며, 안정적으로 성장해 온 관계가 단절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기술, 인공지능(AI), 에너지 분야에서 중국과 이스라엘의 협력은 최근 수십 년 동안 급격히 확대되었다. 2020년, 중국은 이스라엘의 전 세계 두 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이자 아시아에서 가장 큰 무역 파트너가 되었다. 최근에는 중국-이스라엘 간 연간 무역액이 200억 달러에 달하는 기록을 세웠다. 중국과 인도 기업들은 이스라엘의 하이파 항구를 민영화했는데, 이는 네타냐후가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허용한 것이다. 2013년 시작된 중국의 일대일로(BRI) 이니셔티브는 더 많은 중국 기업들이 이스라엘에 투자하거나 연구개발 센터를 설립하도록 장려했다. 2014년에는 텔아비브 대학교와 베이징 칭화 대학교가 3억 달러 규모의 연구 센터를 설립했다. 2015년에는 베이징대와 텔아비브 대학교가 공동 연구소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같은 해, 산터우 대학교와 이스라엘 테크니온 공과대학은 광둥-테크니온 공과대학을 설립했다. 팔레스타인과의 연대를 지지하는 중국 활동가들은 “이러한 협력은 중국 대학생들이 이스라엘 기관들과 아무런 비판 없이 협력하는 사례로, 이스라엘 대학들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한 대량 학살, 점령, 억압에 가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채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활동가들은 이스라엘과 중국 간 감시 기술 협력의 몇 가지 사례도 지적했다. 특히, 중국 국영 기업인 하이크비전(Hikvision)은 팔레스타인, 중국, 심지어 미국에서의 치안과 감시 활동에 가담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이크비전 기술을 사용해 점령지인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감시하며, 이 정보를 서안지구 주민들을 모니터링하는 데이터베이스에 기록한다. 하이크비전은 또한 중국 신장 지역에서 위구르 무슬림 인구를 감시하고 통제하는 기술을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연방 정부의 금지에도 불구하고 뉴욕 경찰 등에서 하이크비전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다.
프리드먼이 지적했듯이, 중국은 중동 지역에서 더 큰 역할을 하고자 하고 있다. 중국은 아브라함 협정 이후 이 지역에 점점 더 깊이 개입하며, 가자에서의 이스라엘의 대량 학살을 이용해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출처 : Unsplash, Ash Hayes
중국은 2020년에 시작된 정상화 과정에서 이익을 얻으며 중동에서의 영향력과 투자를 더욱 확대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이 지역 경제 협력에 더 공개적으로 통합됨에 따라, 중국은 이스라엘과 걸프 지역을 모두 아우르는 프로젝트를 확장할 수 있는 능력을 점점 더 키웠다. 예를 들어, 정상화 과정은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이 지역으로 확장할 가능성을 열어 주었다. 정상화 이후, 중국, 아랍에미리트, 이스라엘은 AI 연구를 포함한 기술 분야에서의 협력을 증가시켰다. 베이징 유전체연구소와 아부다비의 G42 같은 기관들이 이스라엘에 연구소와 사무소를 설립하며 협력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에너지와 개발 분야에서도 협력이 강화되었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과 UAE의 관계 개선은 중국에게 경제적 기회를 더욱 열어 주었고, 중국은 최근 몇 년간 사우디아라비아, UAE, 그리고 최근에는 수단의 군사 지도자와 같은 반동적 행위자들과의 관계를 심화시켜 왔다. 분명히, 중국의 우선순위는 팔레스타인이나 지역 내 다른 억압받는 집단에 대한 정의가 아니라 사업을 위한 안정성에 있다.
하지만 중국은 중동 전역에서 미국에 대한 여론이 매우 나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가자에서의 학살 지속에 책임이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중국은 이 위기를 자신을 미국의 대안으로, 특히 아랍 국가들과 더 넓게는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에게 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묘사할 기회로 활용하고자 한다. 7월에 중국은 베이징에서 여러 팔레스타인 진영을 초청해 파타와 하마스 간의 차이를 조정하고 “국내 통합”을 위한 진전을 도모했다. 이 행사는 상징적인 면이 강했을 수 있지만, 이는 중국이 이 지역에서의 위상을 높이고 역할을 강화하려는 시도의 일부였다. 많은 이들이 이 모임을 주최한 중국을 칭찬했지만, 실질적인 성과는 거의 없었다. 10월 7일 이전에도 중국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와 그 대통령 마무드 아바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수립했으며, 중국은 수년간 그와의 관계를 키워왔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팔레스타인 좌파와 사회 전반에서 이스라엘 점령과의 안보 협력 및 협조로 인해 널리 비판받고 있다. 중국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은 팔레스타인 정의를 위한 진정한 열망보다는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높이려는 목표를 보여준다.
이와 유사하게, 중국은 2023년 초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의 관계 정상화를 중재하며, 경제적 안정과 지역 내 정치 협상에서 미국을 대신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중국은 중동 지역에서 2011년 이후의 새로운 현 상태에서 핵심 플레이어로 자신을 자리매김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 현 상태는 경제적 이익을 위해 국가 간 관계를 개선하려는 반동적 국가들의 태도가 지역 대중의 희생을 대가로 점점 더 강화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중국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입장은 많은 측면에서 BRICS+ 회원국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BRICS+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이란, 이집트, 아랍에미리트 등 여러 국가로 구성되며, 스스로를 미국에 맞선 대안적 가능성,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방패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BRICS+ 국가들은 종종 팔레스타인을 수사적으로 지지하고 두 국가 해법을 옹호하면서도 동시에 이스라엘과의 투자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가장 분명한 사례는 인도다. 인도는 전 세계에서 이스라엘의 다섯 번째로 큰 교역 상대국이며,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수십 년 동안 긴밀히 유지해 왔다. 1980~199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이러한 관계는 극우적이고 폭력적인 이슬람 혐오를 옹호하는 성향과 함께 발전했다. 인도는 가자 지구에서의 학살을 이스라엘이 수행하는 데 군사 지원을 제공하며, 학살에 가담한 것으로 비판받는 이스라엘 대학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 역시 이스라엘과 강력한 경제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학살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이스라엘에 석탄을 계속 공급했다. 브라질과 심지어 남아프리카공화국 — 이스라엘을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한 국가 — 또한 이스라엘에 대한 석탄 및 석유 판매를 중단하지 않았다.
이 접근 방식은 명백히 BDS 운동(보이콧, 투자 철회, 제재 운동)이 지지하는 것과는 상반된다. 학살이 진행되는 와중에 이스라엘을 고립시키는 대신 협력함으로써, 이러한 국가들 — 그리고 그들의 국영 기업 및 기술 기업들 — 은 팔레스타인 해방의 해결책이 되기보다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
[출처] China’s Ties With Israel Are Hindering the Palestinian Struggle for Freedom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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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린 아크람-보샤르(Shireen Akram-Boshar)는 사회주의 작가, 편집자이며 중동/북아프리카 연대 활동가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