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순 미선을 위한 판소리 추모가

[듣기]

[작품소개]

■소리제목: 우리모두가 우리모두를 지켜내리라
■창작/소리 : 박성환(국립창극단 단원)
■고수: 이규호
■엔지니어/프로듀서 : 김병오
■제작지원: 영상미디어센타


[판소리 대본]


(아니리)
단군 왕검 고조선 건국 후로
위로는 만주 시베리아
아래로는 섬나라 왜국까지 두루 평정하였던 우리 민족이
그 후로는 어떻게 된 놈의 것이 반도 땅으로 쪼그라 들어
시골 대합실 뽄으로 외세 밀어 닫치기 물밀 듯 닫쳐오니
떼 놈에게 빰 맞고 왜놈에게 얼빠지고
양놈들한테 넋이 나가 온통 뒤죽박죽되었것다.


급기야 남북을 패를 갈라 나뉘어 살게 되니
남쪽은 바야흐로 양코 쟁이 세상이 되었것다.
양놈들 주둔한지 반 백년을 넘었는 디
오만방자한 만행이야 어찌 다 말로 하리요.


(단중머리)

자유수호 유엔결의 세계열강 이권다툼
625전쟁 돕겠다고 불쌍한 우리양민 수도없이 죽였구나.
미군장성 내뱉은 말 들쥐 떼 같은 한국인들
들쥐 떼 같은 피난민들 남김없이 쏴버려라.
씨를 말리리라. 노근리 양민학살 전세계가 분노한다.
매화향기 아름다운 매향리 고향섬은
밤낮으로 폭격 훈련 화약 연기 자욱하고 지축이 흔들린다.
FX 사업이다 고물전투기 강매하고
김동성 스케이트 오논지 육논지 싸가지가 금메달을 강탈했네.
지난해만 하도라도
건설 노동자 전동록씨 미군부대 일을 하다
고압선에 감전되어 팔다리 짤리우고
한많은 오십 인생 고생끝에 북망산천
이땅의 누이들은 만신창이 몸이 되어
총도 맞고 칼에도찔려 가슴도 잘리우고
성기에는 맥주병, 우산대까지 꽂혀
짐승보다 더 참혹하게 죽었으니
살인 살상 절도 폭행 강간치사 흉악범죄
나날이 심해져도 소파협정 껍데기라
수사도 재판도 못해본다.
이 원통 이 설움을 어디 가서 하소하며
어느 누구에게 말을헐까?

(아니리)
지난 여름 월드컵이 천지를 온통 뒤흔들적에
경기도 북부 미군부대 득실거리는 의정부에서
참으로 분한 일이 일어 났는디

(자진모리) 미군부대 기갑부대 군사훈련이 요란허구나 .
군사훈련한답시고 장갑차 떼를 지어 이리저리 다닌다.
양코군사 종횡무진 땡크 장갑차 거만하게 내달린다.
질겅질겅 껌을 씹는 양코 운전병 거동봐 건방떨며 하던 말이
헤이 보이 룩엣 뎀 전후 좌우 조심 마라
이땅이 뉘땅이냐 조선 땅도 내땅이다.
안전수칙 간 곳 없고 주민보호 할 것 없다.
해이 보이 룩엣 뎀 들쥐 떼
원주민들 들쥐 떼 같은 한국인들 겁을 먹고 도망간다. 하 하 하


(아니리)
이렇게 거만한 웃음이 지듯 마듯 할적에,

마주오는 양놈탱크 마주가는 기갑차량
좁은 길목 마주치니 피해볼까 허둥지둥
양쪽 갓길 덮치고
중앙선도 이지러져
그대로 가다가는 충돌 위기 일촉즉발
뜻밖이 위기상황
우측 전방 두시 방향
여중생들 충돌위기
여중생 거동봐라
효순이 거동봐라
미선이 거동을 봐
탱크소리 무서워서 몸을 잔뜩 움츠리고
행여나 다칠세라 좁은 길가로 내려서서
앞 뒤 한줄로 걸어간다.
행여나 다칠세라 조심조심 가만가만 걸아간다.
그때여 양코병사
여중생은 본둣 만 듯
마주 오는 땡크만 걱정
충돌할까 오로지 걱정
양코 병사 얼른 판단
들쥐 같은 한국인들
파리 목숨 원주민들
좌측으로 피하자니
마주 오는 탱크 걱정
우측으로 꺽자 하니
여중생들 충돌걱정
좌우충돌 진퇴양난
안절부절 속수무책
대형사고 일촉즉발
번뜩이는 순발력으로 가속페달 엑세레다
두 눈 질끈 우회전 휙 크르르릉


(늦은 중머리)
그날 우리는 길을 걷고 있었지오.
흘러가는 구름도 우리를 굽어보고
길가의 들풀들도 바람에 흔들리는
아주 평화로운 여름날
우리는 그 길을 걷고 있었지오.
아 ~~아 아~~ 엄마 내 발이 아파와요
다리가 허리가 내 등이 으스러져
아 아 엄마 엄마 엄마


(아니리)
못다핀 꽃송이로 억울하게 떠나간 효순 미선 !
이들은 그 길을 걸어가며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과 웃음들로 재잘거렸을까요.
학교를 갔다 돌아오는 길,
둘이 손잡고 놀러가던 길 ,
더 이상은 이제 그 길에서 이들을 볼 수 없겠지요.

이 참혹한 사건을 두고
우리 땅에서 미국 군사법원이 재판을 하였는디,
소파협정에 의거,
미국재판관, 미국변호사, 미국검사, 미국배심원 들로 구성된
엄정하고 공정하다는 아주 희한한 재판을 하였답니다.
우리 두 누이의 죽음은
그들만의 의한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으니
어느 누구도 잘못이 없고
책임지지 않는 일이 되었답니다.
아무 문제가 없는 죽음이 되었습니다.
저들은 무엇땜에 이 땅에 있는 가요.
우리 땅을 지켜 주러 이곳에 왔다 구요 ?
자유와 평화를 지켜주러
우리나라 방방곡곡에 황송히도 와 계신다구요?
어느 누가 그렇게 가르쳤소.
당신들 미군 왜 왔소이까 전쟁 때문에?
끝났으니 떠나시오.


(중머리)
미선아 효순아 내 형제들아
너희들이 떠난 후에
구차한 우리 목숨 살아 무엇 허랴 만은
이땅의 아이들이 너희처럼 당할가봐
두 주먹 불끈 쥐고
그들 앞에 마주 서리라 그들 앞에 맞서리라.
내 두 눈 부릅뜨고 지켜 주리라
내 목숨 다 바쳐 지켜 주리라
우리 모두가 우리 모두를 지켜 내리라.
우리 모두가 우리 모두를 지켜 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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