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세계화에 저항하라"

- 기획을 시작하며

10여 년 전, 김영삼 대통령이 신한국과 세계화를 이야기할 때는 실감이 안 났습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세계경영에 나섰다가 망가졌을 때만 해도 세계화는 아직 먼 발치 일로 생각했고요.

아닌게 아니라 외환위기를 겪고, IMF 처방전을 받아들면서 한국의 현실에 대한 심각한 문제의식이 생겼습니다. 금도 모으고, 정리해고도 받아들이고, 비정규직과 실업을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기도 했지요.

저항하고, 투쟁도 했지만, 자본과 정부가 이끄는 대로 끌려오다 보니, 시나브로 '세계화 시대', ‘세계인’으로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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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니 자본과 정부는 세계화에 대비하기 위해 정말 많은 일을 해왔더군요. 다자협상도 하고, 양자투자협정도 하고, 자유무역협정도 추진하면서 본격적인 '세계화' 시대를 준비해왔습니다. 한-칠레자유무역협정으로 남미 시장과 연결하고, 한-미투자협정으로 미국 시장과 연결하고, 한-일자유무역협정으로 한-중-일 동북아시아를 대비하고, 한-싱가폴자유무역협정으로 아세안 시장과 연결한다는 이야기죠. 아셈과 아펙에서는 정보도 얻고, 실리도 챙기고, 협상도 하고. 나라간, 자본간 사교의 장인지라 발바닥에 땀내며 쫓아다니지 않을 수 없었겠죠.

러시아, 중국, 카자흐스탄을 만나 이르쿠츠크 가스전 세일즈 협상도 하고, 시베리아힝단, 중국횡단 철도 사업도 추진하고, 일본과 해저터널 사업도 타진중입니다. 이 와중에 적대국으로 되어 있는 북과 금강산관광, 남북철도, 개성공단 투자 등 경협을 비롯한 대북사업에도 한눈 팔 틈이 없으니 이래저래 만만치 않습니다.

이뿐이 아니네요. 전운 감도는 한반도에서, 주한미군 이전이네, 미사일방어전략이네, 6자회담이네 하는 군사정치적 대응도 골치 아픈 일입니다. 더군다나 남의 전쟁으로 생각했던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에 파병을 결정하는 어이없는 해프닝도 벌어지고요.

안을 돌아보니 빈곤에, 실업에, 부채에 신음하는 사람들, 유연화 공세 그만하라고 아우성치는 노동자, 민중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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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탓을 할게 아닌지도 모릅니다. 이 모두가 '세계화' 때문일 테니까요. 지금에 와서 문고리 꼭꼭 걸어 잠그고 쇄국정책 하자고 말하면 거의 왕따 취급 받겠지요. 모름지기 이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이제 누구 할 것 없이 '세계화' 시대, '세계인'의 운명을 벗어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수월치 않는 문제가 있습니다. 지금 이 '세계화'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회자되는데, 말하자면 자본의 세계화, 착취와 빈곤의 세계화라는 것이죠. 게다가 이 세계화는 전쟁도 불사하는지라 세계 곳곳에서 언제 어떤 비극을 부를지 모른다는 겁니다. '무장한 세계화', '총을 든 세계화'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그것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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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참세상이 이 세계화가 언제 어디서 왔고, 지금 어디에 머무르고, 앞으로 어디로 갈 것인지 주목해볼 생각입니다. 세계화가 대세라면, 필연이라면, 우리 '세계인'들은 이제 더 늦기 전에 어떤 세계화를 꿈꿔야 할지 곰곰이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요?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각각의 주제를 깊이 고민하고 실천하는 연구자, 활동가들의 글을 모으고, 취재와 대담, 좌담, 영상도 곁들여가며 다뤄볼 생각입니다. 매주 목요일 날 업데이트 할 생각입니다. 많은 관심 가져 주세요.


세계화 10년, 저항의 세계화<1>-지금은 다 개방중
“반세계화운동의 동원전략과 정치적 방향 수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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