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단병호 의원은 '파견제 자체가 폐지되어야 한다'며 근본적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이번 법안 통과는 '고용구조의 변화을 의미하며 그 변화는 기본권 박탈로 연결될 것'이라며 '이 법안을 막지 못하면 다 죽는다는 각오로 나서자'고 강조했다. 또한 현 정권과 대통령의 정책 기조가 신자유주의라는 점을 언급했다. 현재 노동운동의 여러 문제점들에 대해서 구체적인 언급은 꺼려했으나 정부와 운동진영 일각에서 내세우는 사회적 합의주의에는 분명한 선을 그었다.
인터뷰는 16일 저녁 의원회관 단병호 의원실에서 진행되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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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정부안을 예측 못 한 건 아니다. 정부에서 이미 파견업종 확대와 기간제 근로의 연장을 공공연하게 이야기했다. 현행 법률은 제한이 너무 심하다며 개정해서 파견 기간을 늘리고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계속 언급했다. 물론 기간제는 이년 정도 되지 않을까 예측했는데 삼년으로 늘었고 파견 기간도 연장됐다.
양 법안들의 핵심적인 문제는 무엇이라 보는가
우리는 기본적으로 파견제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법안의 개별적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핵심은 그게 아니다. 사실 파견노동은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노동력 자체를 판매하는 것이다. 이런 걸 제도화 하는 건 정말 옳지 않다. 파견 업종이나 기간이 더 늘어나냐 마냐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물론 그렇지만 구체적 문제를 지적한다면
파견직으로 삼 년 쓰고 계약직으로 같은 사람 삼 개월 쓰고 또 파견직으로 삼 년 쓰는 식이면 한 사람을 평생토록 파견직으로 쓸 수 있다. 단서조항은 아무런 의미를 못 가진다.
정부 여당은 이번 법안이 국제적 기준에 따른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프랑스를 제외하고는 파견에 대해 제한을 두는 나라들이 거의 없다는데
자료를 찾아봐야 알겠지만 다른 나라들이 무한정 파견을 확대한다고 선전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일본의 예를 보면 파견법 시행 이후 파견 노동자가 몇 배 증가하고 불법파견이 성행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휴지기간 때문에 일본과 다르다고 주장하는데
아까 말했듯이 휴지기간은 아무 의미가 없다. 다 피해나갈 수 있다.
당정협의의 핵심적 인물인 열린우리당 이목희 의원은 근로자 파견을 제한하면 특히 준고령 노동자들이 시장에서 퇴출된다고 말하던데
그건 말도 안 되는 억지 논리다. 그런 식이라면 모든 업종 모든 연령층에 대해 마음대로 파견하도록 열어놓아야 된단 말인가? 정상적 과정을 거쳐 정상적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해야 된다. 그냥 비정규직만 열어놓으면 되나?
이목희 의원은 몇 천 원 이라도 벌려는 노년층이 많다고 한다. 이런 문제는 사회복지 시스템과도 연동시켜 사고해야 하지 않나
정말 무책임한 이야기다. 누구나 돈 벌려는 욕구를 가지는 건 당연하다. 정부의 역할은 노동자가 인격적 대우를 받고 정당하게 일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다. 저급한 일자리를 양산하는 것이 결코 정부의 역할이 아니다. 준고령층 문제는 사회적 비용 측면에서도 바라봐야 한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임금만을 통해서 이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다. 국가 재정이 책임지는 사회적 비용으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조건들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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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에서 발의한 비정규 및 노동 관련 법률들은 너무 허망하게 무시됐는데
자본주의 사회에서 고용구조는 노자간의 핵심적인 문제다. 이런 문제에 대해 자본이나 정부가 뭔가 해 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는 것 자체가 순진하고 안일한 사고방식인 것 같다. 아마 현 정부는 노동유연화가 부족해서 경기도 침체되고 외자 유치도 부족하다고 진단하는 것 같다. 정부가 그렇게 진단하는 이상 그들은 노동유연화, 저임금구조로의 전환을 끊임없이 시도할 것이다. 따라서 이번 법안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문제였다. 물론 예상보다 훨씬 더 심하긴 하지만...
소속 정당에서 나름대로 개혁적이라고 평가받는 두 의원을 인터뷰했다. 둘 다 이번 법안의 문제점 지적에 동의하고 시정을 약속했지만 기조에 흔들림은 없는 것 같더라. 열린우리당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또한 정부안을 받아 안을 것 같은데 의회에서 막아낼 수 있겠나
환노위에 참여해보니 경제나 노동 관련 문제에서는 여야의 구분이 없더라. 한나라당이 야당이지만 여당과 별 다를 바 없고 오직 민주노동당만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환노위 뿐 아니라 국회 전체를 봐도 현재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힘과 역량만으로 정부안을 철회시키고 우리 내용을 확보하는 것은 어렵다.
민주노동당은 아파트 분양가 공개 같은 문제는 한나라당과 공조를 했고 다른 부분에선 종종 열린우리당과 공조했다. 정치개혁 같은 부분에선 민주노동당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경제, 노동 문제에서 열리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찰떡 궁합을 보이고 민주노동당은 왕따 신세를 못 면하는 듯 하다. 돌파 할 수 있을까
앞에서 말했다시피 의원들만으로 이번 비정규직 관련 법안들을 막아내는 건 힘들지만 그대로 통과되게 둘 순 없다. 민주노동당은 거대한 소수를 자임하고 있다. 의원 숫자는 작지만 바깥의 실천적 활동들과 결합하겠다는 의미다. 당은 중앙위원이나 지구당 위원장들을 비상 소집해서 상황을 공유하고 전당적 대응을 하는 쪽으로 간다. 민주노총도 역시 긴장을 높여가고 있다. 들리는 말로는 11월 노동자대회를 전후해서 총파업 투표를 붙인다고 한다.
대통령이나 보수정당들은 엘지정유 파업을 비롯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기업 노동자들을 질타하며 비정규직, 중소기업 노동자들을 언급했다. 사실 일정 부분 여론의 지지를 얻어낸 것도 같다. 그런데 이런 법안들을 내놓은 걸 보면 이율배반적이다
노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공장 노동자들을 들먹였다.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공장 노동자들이 양보해야 한다고 말하며 문제의 핵심을 대공장 노동자들의 이기주의로 몰고 갔다. 그러나 그런 발언들에 어떤 논리적 근거가 있는 게 아니고 논의를 선점하기 위한 이데올로기 공세였다고 판단한다. 물론 대기업 노동자들의 조건이 비정규직 노동자들보다 나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기업 노동자들이 대우를 잘 받는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잘못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 규모나 물가 수준 그리고 사회적 지출을 냉정하게 보면 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이 높은 게 아니다. 그런데 귀족 노동자라는 식으로 공격을 하곤 한다. 이 이데올로기를 깨는 게 쉽지만은 않다.
민주노동당 의원 중에서 특히 단의원에 대한 기대가 높다. 민주노총이나 노동운동에 대한 여러 가지 우려가 나오고 있고 각 연맹에서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내 활동 뿐 아니라 현장이나 민중운동에 대해 일정한 리더쉽을 발휘해야 하는 것 아닌가
질문 요지에 대해 이해는 한다. 하지만 당이라는 조직이 있고 별개로 또 민주노총이라는 조직이 있는 거다. 위원장으로 했던 역할과 지금 역할이 똑같을 순 없다. 당내 역할에 충실하고자 하는 편이다. 물론 현안에 대한 개인적 의견이 있지만 툭툭 내어놓기 힘들 때가 많다. 이해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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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겠다. 민주노총이 보건의료 노조 산별 협약 10조 2항 문제, 현대중공업 징계, KT노조의 공공연맹 탈퇴와 IT연맹 직가입 건 등 여러 문제로 시끄럽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비정규 법안 관련 위기가 오히려 민주노총의 통합력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까
모두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긴 한다. 그러나 실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혹은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에 대해 긴장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그래서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그러나 모든 투쟁은 대중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이해하느냐에 달린 것 아니겠나? 이 사안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볼 때 당이나 민주노총에서 전 조직적으로 준비해 들어간다면 상당한 투쟁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정식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은 없지만 다음이나 네이버 같은 포털 사이트의 인터넷 폴 여론조사에서 이번 법안에 대한 반대 의견이 70%에 육박한다. 이런 여론의 흐름들과 법안 철회 운동을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을까
이 문제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당위적으로는 인식하면서 스스로가 나서지는 않는 경향이 강하다. 이 고리를 깨뜨리는 것이 핵심이다. 비정규직 문제가 남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이 법안들이 통과되면 앞으로 누가 정규직을 쓰겠나? 정규직을 감소시키고 그 자리를 계속 비정규직으로 채울 거다.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 안 할 사람이 누가 있겠나? 전 조직의 전 간부들이 다 나서야 한다. 아래로부터 전체적으로 재조직화 하겠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 또한 노동자들은 사회적으로 쟁점이 되는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지식인들을 비롯한 진보진영 전체가 이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쟁점화 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현 정권은 물론이고 일부 운동진영에서도 계속해서 사회적 합의주의를 말해 왔다. 사회적 합의주의를 실행한다손 치더라도 주고 받는 게 있어야 하는데 이런 식이면 무슨 사회적 합의주의가 가능하겠나? 이번 법안 제출로 인해 사회적 합의주의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할말이 없을 것 같은데
사회적 합의주의의 전제는 자본과 정권이 고용과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는 데 있다. 그 전제 하에서 노측에 양보를 요구하는 거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고용보장은 전면 부정하면서 사회적 합의주의만을 요구하고 있다. 사회적 합의주의를 실시했던 서구유럽에서 내세운 전제가 전혀 없다. 정부나 자본에게 뭘 내놓을 건지 먼저 물어봐야 한다. 독일의 예를 보자면 노사 합의(폭스바겐)의 전제는 고용안정이었다. 우리나라는 문제가 생기면 구조조정해서 사람부터 자르고 비정규직화를 진행해 고용불안을 야기한다. 이런 토대에서 사회적 합의주의가 가능한지 원천적 질문을 할 필요가 있다.
불안정노동철폐연대에서 열린 '사회단체 비상회의'에서 참가자들의 연명으로 '(가칭)비정규노동법 개악 저지와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제안했다. 기존의 여러 조직들을 포괄하는 공동대책위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데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전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공동대책위가 필요하다는 취지에 동감한다. 예전에 민주노총 위원장을 맡았을 때도 이런 저런 조직을 결성했지만 실질적 대응이 미흡할 때가 많았다. 이 번에는 비정규 문제에 실질적 대응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두 가지가 필요하다. 현장 내의 대중들을 모아내는 것과 대 사회적 여론을 환기하는 것이다. 비정규직 문제를 하반기 중심과제로 가져가는데 핵심적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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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본인이 노동자 민중의 삶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면 그걸 의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밖으로 표출되는 내용이다. 다른 사람이 인정 안 하면 속마음이 어떻든 뭐가 중요한가? 우리가 볼 때 현재 노무현 대통령의 기본 철학은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이 아닌가 싶다. 돌이켜 보면 작년 초반에는 약간 새로운 모색이 있었던 것도 같다. 화물연대 1차 파업이나 전교조 1차 파업 때 그런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그 이상의 어떤 것도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 노무현 대통령의 한계다. 지금처럼 신자유주의 정책을 국정 운영의 기조로 삼는다면 민생 문제는 계속 어려워진다. 이 근본적 시각을 바꿔야 한다. 그래야 노동자 민중으로부터 대통령이 일정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신자유주의 정책이 계속되는 한 한국경제 역시 계속 어려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오늘 오후 열린우리당에서 열린 비정규 법안 관련 공청회 중에 전국비정규연대회의(준) 대표자들이 당의장실을 점거해 농성 중이다. 이제 비정규직 대중들이 직접 나서고 있다. 원내 대책은 한계가 있는 상황이고, 공청회는 요식 행위에 불구하고 단결된 힘 밖에 무기가 없다. 그런 직접 행동이 벌어진다면 의원 신분으로 참여하기에 부담스럽지 않겠나
부담될 것 없다. 국회에 앉아서 회의나 참여하고 상임위에 들어가서 법조문만 따지자고 여기 들어온 건 아니다. 여당은 현재 당사 점거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군사정부 시절의 당사 점거와 현 정권 하의 당사 점거는 의미가 다르다. 정부와 여당은 이번 당사 점거의 의미를 깊이 있게 받아들이기 바란다.
15일 금속연맹 대의원대회에서 현대중공업노조를 제명했다. 그 동안 다른 연맹에서도 몇몇 사업장들에 대한 징계 이야기들이 종종 나왔지만 실제로 징계를 가한 적은 거의 없다. 게다가 이번 징계 건은 비정규직 문제와 바로 연결된 것인데
현대중공업노조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이나 역사적 의미가 크기 때문에 노동운동 전체를 볼 때 손실과 아쉬움이 크다. 그러나 제명을 할 수 밖에 없는 요건이었다고 본다. 비정규직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노조에게 요구된 역할이 있었는데 그것에 충실하지 못했다. 그 이후에라도 지적 받은 여러 문제에 대해 겸허하게 수용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 금속연맹으로서는 불가피하고 당연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기타 하고 싶은 말은
다시 말하지만 이번 법안들은 단순히 파견을 확대하느냐 기간을 좀 더 늘리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근본적으로 이 사회의 고용구조를 완전히 바꾸려 하는 것이다. 이 법이 원안대로 통과되면 오 년 내지 십 년 후에는 정규직을 찾기 힘든 상황이 올 것이다. 고용구조가 바뀌는 것은 노동자의 기본권이 박탈당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도 하청 업체에서 노조 만들면 원청에서 계약을 해지한다. 이런 것들이 제도화 될 때 노동자들은 비정규직화 되고 노동조합은 무력화되고 소멸될 것이다. 고용구조가 전면 재편되고 기본권을 전면적으로 박탈당한다. 이 법을 막지 못하면 다 죽는다는 심각함을 가져야 한다. 미디어참세상에서 잘 전달해주기 바란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