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연맹, 사용자 지도위원으로 누구를 택할 것인가
또한 해고자들은 "서로에게 더 큰 상처를 남기기 전에 대화하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희망을 잃지 않고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곽태원 사무금융연맹 위원장 또한 21일 '연맹 점거 농성 중단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연맹 담화문을 발표했다. 곽태원 위원장은 "연맹 사무실은 몇몇 연맹 부위원장이나 소수 가맹조직이 무시로 점거해도 좋은 그런 공간이 아니다. 8만 조합원을 위해서 호흡하고 움직여야하는, 한시도 중단되어서는 안 되는 사업의 주된 공간이다. 이런 공간을 징계위원회를 개최한다는 이유만으로 점거하는 반조직적 행위에 대해 중앙집행위원회는 정상화를 명령하고 있다. 적어도 조직에 몸담고 있는 분들이라면 이 조직적 결의에 대해 복종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곽태원 위원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최대한 포용하되 원칙은 지키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가지고 있음을 동지들께 분명히 밝힌다. 스스로 점거농성을 풀고 사과, 반성과 재발방지를 약속하라. 진심에 대해 저를 비롯한 우리 조직은 얼마든지 관대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사무금융연맹 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번 사무금융연맹의 징계사태는 노동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한 연맹 내의 징계 문제라기 보다는 △연맹 위원장의 독단적 결정에 따른 연맹 운영 △연맹의 사조직화 △연맹 내 민주적 의사 소통, 회의 공간, 절차 부재 △무조건적인 표대결로 인한 의사결정 방식 △고질적인 조직 분리 대결 구조 등의 문제들이 바탕에 깔려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러한 양태는 과거 서울지하철 노조 배일도 집행부의 채용 상근자 해고 사태나, 서비스 연맹의 징계 사태 등 다른 상황에서도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러한 문제의 근간에는 연맹 임원이 사무처 활동가를 '민주적이고 동등한 동지'로 보는 것이 아닌, 자신이 결정권을 가진 사용자로, 사무처 활동가는 고용된 고용인으로 사고하는 사용자의식에서 비롯된다는 지적이 많다. 그리고 이러한 의식은 결국 권위주의로, 위원장 독단적 결정 구조로 이어지며 활동가들간에 갈등을 유발하고, 징계나 해고 또는 자진 사직과 같은 극단적 수단으로 마무리 되어 왔다. 사무금융 연맹 해고자들의 입장 글에 나타난 '사용자의 질서를 빌어서 연맹의 기강과 권위를 세우려 하는 것은 실로 위험한 일이다'라는 지적은 바로 이러한 부분을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사무금융의 징계파동은 단순히 연맹상황이 특별해서 발생한 사태가 아니라는 것에 공감대가 확산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공감대는 '징계철회'를 요구하며 공동연서를 한 민주노총 소속 220명의 활동가 명단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임원이라는 직책을 갖는 활동가들이 사용자 의식을 버리지 않는 이상, 채용 활동가들이 동지로서 자리매김 하지 않는 이상 이러한 사건은 어느 연맹에서나,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다.
한편 연맹 임원과 사무처와의 임기를 연동해야 한다는 사무금융연맹 징계위원회의 권고안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권고안은 '내 사람'에 대한 줄서기를 조장할 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싸우는 노동조합 채용 활동가들을 상시적 비정규직으로 내모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만들겠다는 것과 다름 없으며 연맹 징계사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기도 하다.
사용자 의식을 떨쳐 버리고, 누구든 고용주로서 활동가의 임용을 좌지 우지 한다는 착오적인 발상을 버려야 한다. 그리고 형식적 민주주의를 악용한 세력구도의 표수 대결이 아닌, 토론과 논쟁을 하는 내용적으로도 충실한 민주주의를 노동조합 내에서 실현해야 한다. 사무금융연맹 징계 사태가 시사하는 바는 결국 노동자내에 깊숙히 침투한 사용자의식에 대한 반성과 권위주의적 노동조합 운영에 대한 원칙 확립, 그리고 그에 따라 '민주노조 답게' 해결하고, 활동하는 민주노조의 기풍 재확립에 대한 요구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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