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MTU] |
지난 1월 23일 이주노동자들이 독자 노조 건설을 결의한 이후 3개월 만에 이주노동자 독자노조가 공식 출범했다.
24일 서울경인지역 평등노조 이주노동자지부(이주지부)는 임시총회를 열어 조직의 공식해산과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 노동조합 가입을 의결했다. 이날 총회에는 각 지역의 이주노동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주지부 임시총회를 마치고 곧바로 이어진 이주노조 창립총회에서는 노조 규약과 초대 노조를 이끌 임원진을 선출했다. 이주노조는 이날 총회를 통해 공식명칭을 원안대로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 노동조합(“Seoul-Gyeonggi-Incheon Migrants' Trade Union”, 약칭MTU)으로 결정했다. 또 초대 위원장에는 그간 이주지부 지부장을 맡아 활동해 온 방글라데시 출신 노동자 안와르 씨가, 수석부위원장에는 샤킬 씨(방글라데시), 사무국장에는 가지만 씨(네팔)가 각각 선출되었다.
안와르 초대위원장, “지금까지의 이주노동자 투쟁 이어 받겠다”
▲ 안와르 MTU 초대위원장 |
안와르 위원장은 또 이번 주 안으로 노동부에 노조설립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노동부가 MTU를 합법적 노조로서 인정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MTU 구성원들의 상당수가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고, 정부는 그간 이들에 대해 단속과 추방이라는 강경책으로 일관해 왔다.
안와르 위원장은 이에 대해 “이주노동자들이 정당한 절차를 통해 설립한 MTU를 노동부가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아직 구체적 계획이 수립되지는 않았지만, 만약 노동부가 MTU의 정당한 설립허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시에는 이주노동자들의 강력한 투쟁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노동자들의 독자노조가 공식 출범했지만, 이들에게는 아직 넘어야 될 산이 많다. 정부의 일관된 탄압도 탄압이지만, 재정 문제를 비롯해 조직 자체를 안정화시키는 문제도 시급하다. MTU는 현재 재정 사정으로 변변한 노조사무실 없이 민주노총 서울본부에서 더부살이를 하고 있다. 안와르 위원장은 “궁극적으로 전국단위 노조를 건설해야겠지만, 우선은 MTU의 조직력을 공고히 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현재 100여 명 정도인 조합원 확대와 재정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