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의사 없이 계약, 노조 깨라는 본사와의 협잡 때문"

차량 불하 후 일방적 폐업 9개월, 한일시멘트 본사에 거센 항의

반강제적 차량 불하 이후 일방적 공장 가동 중단으로 하루 아침에 길거리로 나앉은 레미콘 노동자들이 9개월 동안 사태 해결을 방관하고 있는 한일시멘트 본사를 향한 분노를 터뜨렸다.

  "9개월 동안 침묵하는 대표이사 얼굴이나 보자, 얼마나 배터지게 살려고 이런 짓을 하나 말이다"


19일 오후 12시 20분 경 서울 강남 한일시멘트 본사 앞에서 건설운송노조 한일 레미콘 분회 조합원과 건설운송노조 소속 조합원, 울산플랜트노조 조합원 등 50여 명의 노동자들은 한일 시멘트 대표이사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본사 진입을 시도, 이 과정에서 진입을 막는 본사 직원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지난 해 8월 한일시멘트 본사와 남인천 공장 임대계약을 맺은 김동문 사장은 취임 직후 일방적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레미콘 노동자들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했다. 레미콘을 불하받지 않으면 차량을 외부에 매각하겠다는 전임 사장의 협박에 못 이겨 레미콘을 불하 받은 지 두 달만의 일이었다.

이들의 요구는 공장재가동, 고용보장. 4자 대면이든, 본사와 노조의 2자 대면이든을 통해서라도 사태 해결에 나서라는 것이지만, 9개월이 지나도록 책임있는 누구도 면담에 나서지 않고 있다.

차량을 불하받느라 진 빚은 둘째 치고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어버린 억울함을 풀길이 없는 이들은 급기야 지난 달 26일부터 한일시멘트 본사 앞에서 노숙에 돌입한 상태다.

  "너희들은 방패 끝까지 바닥에 갈아서 우리를 내리 찍으러 나서는데 우리 노동자들은 맥없이 당할 것 같은가? 결국 우리에게 '폭력' 투쟁에 나서라고 몰아붙인다면 어쩌겠나, 정권과 자본에 맞장 뜰 밖에"

“김정문이는 전화기도 하나 없이 입만 가지고 와서 회사를 문 닫았다. 도대체 전 사장이나 본사가 사업 의사가 없는 사람에게 사업체를 넘기고, 공장 임대 계약을 체결한 이유가 뭐냐, 김정문이가 사업 의사 없이 계약을 맺은 건 노조 깨라는 본사와의 협잡 때문 아닌가”

이들이 가장 분노하는 부분이다. 더욱이 전 업주는 사업체를 넘기기 전 사업주 변경에 대한 일언반구도 없이 협박을 통해 노후한 레미콘을 이들에게 불하했고, 본사는 김정문 신임 사장에게 6개월간 무상 임대계약을 맺었다.

  "이리 죽으나, 저리 죽으나 매 한가지라면 이제는 우리 식으로 하겠다. 더이상 쪼잔하게 면담 요구하는 거 그만 한다고 이미 경고했었다. 울산플랜트 동지들의 투쟁이 울산에서만 가능할 거라 오판하지 말라"

이들은 지금 노숙 중에 걸린 눈병을 치료하러 병원에 갈 엄두조차 낼 수 없을 만큼 이들의 삶은 파탄으로 내몰리고 있다. 전 업주는 사업을 넘겼다는 이유로, 현 업주는 지난 해 말 최종 사업 포기 의사를 밝혔음을 이유로, 본사는 직접 고용 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면담을 일절 거절한다면 누가보아도 황당한 이들의 억울한 사정은 누구에게 호소해야 하는가.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최하은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