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보장' 금속노조 계획 논란

회견 연기 속 중앙일보 '정규직 희생' 해석...금속 "명백한 오보다"

금속노조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노동자-서민 살리기' 계획을 23일 발표하려다 연기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금속노조는 당초 경제위기 상황 속에서 노동자들이 고용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취지로 '노동자-서민 살리기 금속노동자 투쟁본부'를 구성해 정부와 자본 상대의 요구안을 밝힐 계획이었으나 기자회견을 1월 초로 연기 공지했다.
  중앙일보 23일자 1면

이와 관련해 '중앙일보'는 23일자 1면 머릿기사로 "금속노조가 '일자리 나누기'를 추진 중이나 정규직 조합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이 기사에서 "잔업 특근을 없애 근로시간을 줄이고 정규직의 임금 인상을 최소화해 대기업 노사가 공동으로 비정규직 고용안정기금을 조성"하는 것이 일자리 나누기의 주요 내용이라고 썼다.

또 "정규직 조합원이 근로시간 단축으로 실질임금이 줄어드는 걸 감수해야 한다는 점이 문제"라고 분석하면서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이 23일 대국민 담화 형식으로 일자리 나누기를 선언할 계획이었다가 완성차 노조들의 반발이 예상돼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완성차 노조 반대 사실무근... 토론 부족했을 뿐"

이에 대해 금속노조는 "명백한 오보이자 기획기사"라는 입장이다. "충분한 토론을 거치지 않은 상황이라 연기했을 뿐"이라는 것.

한형근 금속노조 대외협력국장은 '노동자-서민 살리기' 계획에 대해 "정규직, 비정규직 뿐만 아니라 중소사업장 노동자들까지 고용에 대한 보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고민하자는 취지이며, 정규직 임금 인상의 최소화를 비롯해 다양한 방법을 논의하고 있는데 중앙일보가 일부분만 부각시켰다"고 말했다.

한형근 국장은 "완성차 4사 노조의 반대"도 '사실 무근'이라며 "이미 11월에 구조조정 대응팀을 꾸려 소속 사업장 실태를 조사해 왔고, 함께 헤쳐나갈 방안을 고민하던 와중에 나온 '기획기사'"라고 반박했다. 금속노조는 중앙일보 기사에 대한 반박 입장을 오늘 중에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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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 , 구조조정 , 고용안정 , 중앙일보 , 금속노조 , 완성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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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속노동자

    정말 오보였을까?? 금속노조 정갑득위원장은 현대자동차위원장 시절 비정규직을 인정하고, 금속노조 위원장을 하면서는 무쟁의를 실현시켰고, 임금동결을 공공연하게 주장했다.

  • 비정규직

    조,중,동을 믿어? 금속노조 조합원인걸 부끄러워해야하는 사태가 오지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요즘 금속 왜이러니~~~

  • 변혁산별

    주간<변혁산별>39호 이명박 “임금삭감노조 박수를”



    1~2면 이명박 “임금삭감노조 박수를”
    이영희 장관 “양보교섭 적극 지원” … 정권-재벌-금속까지 “정규직 양보하라”
    금속, 공생협약 이어 1% 임금인상안 논의 … 고용보장요구·현장투쟁에 나서자



    3~4면 노동운동/정권-자본-언론 양보교섭 대환영
    [정규직양보론 7문 7답] 일자리협약 타결되면 현장투쟁 불가능



    5면 산별운동/양보교섭 일자리나누기 NO
    독일금속노조 폴크스바겐 모델 … 노동자 양보론의 근원



    6면 비정규직/비정규직에 양보 아닌 연대를
    자본의 이윤에 눈감는 정규직 양보론 … 비정규직 투쟁 지켜내야



    7면 국제연대 /하마스 사수 반미투쟁의 전선
    이스라엘 침략전쟁 맞서 노동자계급 국제연대 방안 찾아야



    8면 노동운동/현장의힘 잃으면 혼류생산은 죽음
    [현장에서] 노동강도 강화 노리는 혼류생산 … 조합원 동력 핵심



    이명박 “임금삭감노조 박수를”
    이영희 장관 “양보교섭 적극 지원” … 정권-재벌-금속까지 “정규직 양보하라”
    금속, 공생협약 이어 1% 임금인상안 논의 … 고용보장요구·현장투쟁에 나서자



    ‘일자리나누기’라는 이름의 금속노조발 공생협약-노동자양보론에 보수언론과 보수정치권이 ‘대환영’의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이명박 정부가 “박수를 보낸다”며 ‘양보교섭’을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이영희 노동부 장관은 1월 3일 5개 경제부처 장관이 출연한 KBS ‘국민 대정부질문, 경제 언제 좋아집니까'에 출연해 “노사가 고용을 유지하면서 위기를 극복하는 건 ‘양보교섭’이라고 하는데, 임금이 다소 삭감되더라도 서로 함께 일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며 “그래서 그런 ‘양보교섭’을 적극 권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희 장관은 이와 함께 비정규직의 사용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늘리겠다며 비정규직법 개악의사를 분명하게 밝혔다.



    이명박 “임금삭감-노사협력 노조에 박수를”



    이명박 대통령도 2일 신년연설에서 “일자리를 나누고 해고를 자제해 온 우리의 기업들, 임금이 줄어드는 것을 감수하고 노사협력을 이룬 노조에게 우리 모두 박수를 보내자”고 주장했다. 이명박이 ‘공생협약’에 박수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은 또 “청주의 한 프레스공장은 근로자를 해고하는 대신 휴직 처리 하는 방법으로 일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이러한 경우 정부는 근로자 임금의 최고 4분의 3까지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박이 노동자 양보를 통한 ‘함께살자 국민생존’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의 연설에 사용자5단체는 일제히 환영 논평을 발표했고, 대한상공회의소 이현석 전무는 “경제가 어려울 때 고용을 유지 내지 창출하려면 기업들이 해고는 하지 않아도 임금조정이 불가피한 만큼 근로자들도 협조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총 이수영 회장은 1월 1일 신년사에서 “위기극복을 위해서는 노사가 합심하여 임금안정과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스스로의 일자리를 지켜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규직 양보론과 4대 노동악법



    정권과 자본은 입으로는 노동자의 일방적인 희생이 아닌, 회사와 노동자의 고통분담을 얘기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원하는 것은 경제위기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뒤짚어 씌우는 일이다. 1998년 IMF 경제위기에서 ‘금모으기 운동’에서 시작된 ‘고통분담 이데올로기’와 민주노총의 ‘노사정대타협’이 가져온 참혹한 결과가 이를 입증한다. 당시 재벌들은 고통분담은커녕 대규모 정리해고와 구조조정, 부실기업 인수로 엄청나게 배를 불렸고, 노동자들은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실업자로 전락했으며, 노동운동은 위기로 빠져들었다. 노사정대타협의 결과로 정리해고제와 근로자파견법이 만들어졌고, 세계 1위 수준의 비정규직 규모와 노동유연화가 이뤄졌다.
    그러나 사용자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사용자들은 ‘문자메세지’로 해고되는 세상, 노동조합이 없는 세상을 원했다. △정리해고제 완화 △비정규직 사용기간 연장 △파견대상 전면 확대 △최저임금법 개악 등 4대 악법을 통과시키는 것이 재벌들의 소원이었다.
    이명박 정부와 사상 유례없는 경제위기가 재벌들의 꿈인 4대 악법을 통과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금속노조의 일자리나누기를 적극 지원하는 등 ‘정규직 양보론’으로 경제위기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면서 올해 2월 임시국회에서 4대 노동악법을 강행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공생협약·양보론 확산시키는 금속노조



    쌍용자동차를 필두로 경제위기를 빙자한 노동자죽이기, 정규직 양보론에 맞서 싸워야 할 금속노조는 거꾸로 ‘일자리나누기’와 정규직 양보론에 골몰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공생협약’을 제출해 노-사, 노-사-정 대타협을 추진하려다 내부의 반발에 부딪히자, 이를 언론에 흘려 ‘정규직 양보론’을 현장에 강요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전체적으로 오보’라고 주장했지만 <중앙일보>의 ‘금속노조의 일자리나누기’ 기사는 기정사실화됐고, 금속노조는 어떤 언론에도 정정보도를 하지 않았다. 거꾸로 정갑득 위원장과 간부들이 잇따라 ‘일자리나누기’와 ‘공생협약’의 내용으로 언론 인터뷰를 하고 있다.
    특히 1월 5일자로 발행된 <한겨레21> ‘일자리 나누기 노동계의 고심’ 기사에서는 “금속노조의 공생협약 새해 최대 화두로”라는 부제가 달렸고, 이상호 연구위원, 조건준 국장이 인터뷰를 해 ‘공생협약’ 확산에 나섰다. 현대차 사측 전문위원인 박태주, 노동부 산하 노동연구원 조성재 박사 등을 불러 비공개 토론회를 개최했으나 토론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금속노조 ‘단 1% 임금인상안’ 논의 중



    '공생협약‘은 ’1%임금인상안‘으로 진화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금속노조의 사회적 선언과 대정부/대자본 제안>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안문은 △금속노동자 선언 △대자본 및 대정부 제안 △금속노조의 요구로 되어 있으며 해설서가 덧붙여져 있다.
    제안문의 핵심은 금속노동자 선언에 나와있다. 선언문에서는 “중소공장/내수/노동자․서민중심의 경제체제 도입을 위해 노력하고~ 비정규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최우선과제로 삼을 것”이며 “임금연대를 실현하기 위해 대공장 노동자들의 임금 <단 1% 인상>안을 제출한다”고 씌여있다.
    제안문은 총고용보장, 산별교섭 인정, 산별교섭법제화를 대자본, 대정부 제안으로 요구하고 있으며, 임금인상요구를 자제하고, 평균임금인상률과의 차이는 “비정규 및 중소영세사업장 임금인상을 위해 사용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금속노조가 ‘단 1% 임금인상안’을 어디까지 논의했는지, 금속노조의 선언으로 확정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상집, 중집 등 금속노조 주요 회의단위에서는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생협약’처럼 금속노조가 1% 인상안을 전격 제출할 가능성이 있다. ‘1% 임금인상안’이 아니더라도 임금양보론이 금속노조 지도부에서 논의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사업장별 ‘고용-근로조건 보장’ 요구해야



    금속노조는 노동운동의 도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자본과의 뒷거래로 산별중앙교섭을 추진하다 실패한 후 마지막 3년차에 노-사, 노-사-정 대타협을 통해 정권, 자본과 함께 정규직 양보론을 통해 ‘노동자 죽이기’에 나선 것이다. ‘공생협약’이 이뤄진다면 현장은 초토화될 것이고, 금속노조에 대한 조합원의 마지막 남은 기대마저 무너져버릴 수밖에 없으며, 노동운동은 헤어나오기 어려운 나락으로 떨어지게 될 수밖에 없다.
    현장에서부터 ‘공생협약’과 ‘양보론’을 거부해야 한다. 사업장별로 자본에게 고용과 근로조건 보장을 요구해 발표해야 한다. 쌍용차 노동자 죽이기에 맞서 연대투쟁을 벌여야 한다. 금속노조 주요 회의 단위에서 정규직 양보론에 맞서야 한다. 지부별로 경제위기를 빙자한 노동자공격에 맞서 총고용-근로조건보장을 요구하며 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