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4년만에 다시 4%대 돌파

삼성경제연구소 기준에 따르면 실질 실업률은 15% 수준

구직단념자 숫자도 급증, 13만5천명에 달해

2001년 3월 이후 4년만에 다시 실업률이 4%대를 돌파했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5년 2월 고용동향’ 에 따르면 지난 2월 우리나라의 실업률은 4.0% 실업자 수는 92만5천명에 달했다.

  표 출처 : 통계청 '2005년 2월 고용동향'

또한 실업자 통계에 포함되지 않고 비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되는 ‘구직단념자’의 숫자도 작년 동기에 비해 29% 급증한 13만5천명에 달했다. 구직단념자는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의사와 능력은 있으나, 노동시장적 사유로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사람 중 지난 한해 동안 구직경험이 있었던 사람을 지칭하는 용어다.

늘어나는 일자리는 거의가 비정규직

15세에서 29세 사이의 청년실업률은 8.6%로 전년동월대비 0.5%포인트 감소했으나 10대의 실업률이 큰폭으로 감소했을 뿐 20대 실업률은 7.9%에서 8.4%로 지난 달 보다 오히려 0.5%포인트 증가했다.

그리고 30대에서 50대에 걸쳐 실업률이 고르게 상승했다. 60대 이상의 경우 전년동월대비 0.2%포인트 실업률이 감소했다. 30대 실업률은 전년동월대비 0.6%포인트,40대와 50대는 각각 0.3%포인트 늘었다. 오히려 60대 이상의 경우 전년동월대비 0.2%포인트 감소했다.

취업시간대별로 살펴보면 36시간미만 취업자가 3백9만7천명으로 전년동월대비 무려 43만1천명, 16.2% 포인트 증가한 반면에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41만 9천명 2.2%포인트 감소했다.

한참 경제활동을 해야 할 청장년층의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10대와 60대 이상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36시간 미만 취업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통계는 결국 늘어나는 일자리들은 거의 비정규직 일자리이고 정규직 일자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상시적 구조조정의 결과물, 전직실업자 급증

이직 혹은 실직 상황에 놓여있는 전직실업자 통계는 더욱 심각하다. 전체 실업자 92만5천명 가운데 신규 실업자는 5만7천명으로 전년동월대비 31.3% 감소했으나 전직실업자는 86만9천명으로 6.2%포인트 증가했다.

이 가운데 실직, 이직 한지 1년이 안 된 1년미만 전직실업자는 70만7천명으로 전년동월대비 3만7천명, 5.5%포인트 증가했다. 이직, 실직한지 1년이 넘는 1년 이상 전직실업자는 16만2천명으로 전년동월대비 1만4천명, 9.6%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구조조정이 상시적,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지적이다.

앞서 살펴본 구직단념자 13만5천명도 기술적 분류에 따라 1년이상 전직실업자에 포함될 수도 있는 숫자다. 구직단념자를 1년이상 전직실업자에 포함시킬 경우 전체 실업률은 4.77%로 껑충 뛰어 거의 5%에 육박하게 된다.

정부 실업 통계의 맹점들

재벌의 이익을 가장 과학적으로 대변한다는 삼성경제연구소는 ‘지표실업률과 체감실업률의 괴리 원인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지난 해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서 삼성경제연구소는 한국의 경우 자영업자와 무급 가족종사자의 비중이 월등히 높아 지표실업률과 체감실업률의 격차가 매우 크다고 분석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02년 기준으로 자영업주 및 무급 가족종사자 비중이 한국은 36%로 미국(7.2%) 일본(15.4%) 독일(11.1%) 프랑스(8.7%) 등보다 월등히 높다고 한다.

또한 정부의 지표 실업률이 2004년의 경우 3%대에 불과하지만 ‘실질실업률’은 15%에 달한다는 놀라운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정부 통계기준의 순수 실업자 외에 구직단념자, 유사실업자를 포함한 이 통계 개념을 적용할 경우 2004년 1~9월 “노동력의 불완전활용도(실질 실업률)”가 15.1%로 정부가 발표한 이 기간 공식 실업률(3.5%)의 4.3배에 달하게 된다. 역시 이 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한국과는 산정방식이 약간 다르지만 작년 9월 기준 불완전활용도는 8.9%로 지표 실업률 (5.4%)의 2배에도 미치지 못하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4배를 훌쩍 뛰어넘는 다는 설명이다.

고용시장 날로 악화되고 있는데 완전고용에 가까운 실업률 말이 되나

이에 대해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일용직근로자가 급증하는등 고용시장이 악화됐는데도 한국의 지표 실업률이 ‘완전 고용’에 가까 운 3%대인 것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우리나라의 실업 통계는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실업통계로만 따져도 날로 악화되고 있는 셈이다. 이런 판국에도 정부와 재계는 연일 경기가 바닥을 쳐 상승기조로 돌아섰다고 선전하고 있고 비정규직을 무한정 확대하는 비정규개악안을 4월 국회에서는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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