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시각 다른분석

HIV가 아닌 자본으로 죽어간다. 에이즈 이야기

참세상  / 2006년09월04일 6시48분

하주영/ 이번 시각 다른 시각 다른 분석입니다. 저희 피플 파워가 벌써 80방이 넘었는데요, 지금까지 이 사안에 대해 한 번도 논의하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입니다.

홍석만/ 이 사안이라는 것이 무엇이죠?

하주영/ 네, 생각보다 담론의 대상이 되기 어려운 에이즈에 관한 이야기인데요, 8월 중순, 캐나다 토론토에서 국제에이즈회의가 있었습니다. 그것을 토대로 좀 더 다양하고 현실적인 분석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먼저 관련 영상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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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영상: 캠페인 영상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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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만/ 오늘 공공 의약센터에서 권미란 씨 나와 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권미란/ 네, 안녕하세요.

#1. 캐나다 국제 에이즈 회의

홍석만/Q1. 지난 8월 13일부터 18까지 캐나다에서 국제에이즈회의가 있었다. 국제에이즈회의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을 듯 한데, 의회에서 지금까지 다뤄왔던 사안, 이번 회의의 주 의제는 무엇이었고,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 갔는지?

권미란/2년마다 개최되는 국제에이즈회의에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어있는 에이즈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정부관료, 국제기구 관계자, 제약회사, 과학자, 연구자, 정책가들이 모인다. HIV/AIDS감염인들은 이 회의를 그들만의 잔치가 되도록 내버려두지 않고 감염인의 관점에서 에이즈문제를 해결하도록 촉구하면서 투쟁의 장으로 만들어왔다. 15차 회의의 주제는 ‘모두를 위한 접근권Access for all’이었고, 이번 16회의는 ‘결정하고 실천할 때Time to deliver'였다. 이제는 지금까지의 논의와 해결책을 실행하기위해 책임을 져야할 때라고 주제가 결정된 것은 그만큼 에이즈확산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하주영/Q2. 시각을 약간 국내 쪽으로 돌려서, 국내에서는 어떤 분들이 주로 그 회의에 참석했는지? 참가한 단체는 어디이며 어떤 활동을 주로 하는지?

권미란/한국에서는 최초로 HIV/AIDS인권연대 나누리+ 한국HIV/AIDS 감염인연대, 한국HIV/AIDS감염인협회, 나프(Nopi Narara HIV/AIDS people)공동체 등의 단체 및 개인이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참여하였다. 나누리+는 활동가단체이고 나머지 단체는 감염인단체이다.

#2. 에이즈 국제 회의에서의 한국 참가자들의 활동

홍석만/Q3. 한국에서 가신 분들이 상당히 활발한 활동을 보였다고 들었다. 주로 주장하는 바가 있다면 무엇이 있었는지?


권미란/에이즈는 의학적으로 HIV에 감염되어 면역력이 약해지는 질병이고, 사회적으로는 성차별, 인종차별, 성소수자 차별, 빈곤,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의해 확산되고 있는 질병입니다. 그리고 사스나 조류독감처럼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에이즈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시야를 가지고 국제적인 공동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에이즈를 둘러싼 수많은 문제점들이 있지만 우리는 우선적으로 자유무역협정과 한국의 에이즈예방법의 문제를 제기하였습니다.

홍석만/Q4. 그 중 많은 담론이 이뤄진 부분이 한국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의 FTA와 에이즈 예방법일 텐데, 먼저 FTA와 관련되어 나온 내용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다.

권미란/FTA의 협상내용과 범위가 농업, 문화, 노동, 교육 등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 걸쳐있기때문에 감염인에게도 전반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감염인은 사회적 차별과 편견으로 다른이들보다 많은 기회를 박탈당하면서 살고 있기때문에 FTA로 인해 다른이들보다 더 쉽게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건강권의 박탈이 가장 절박한 문제입니다. 초국적제약자본은 세계무역기구 TRIPS(무역관련지적재산권협정)을 통해서 의약품에 대한 특허인정, 최소20년간의 특허보호기간보장 등을 전세계에 강요할 수 있게되었습니다만 더 많은 이윤을 확보하기위해 FTA를 통해 특허, 정보독점권을 강화하여 독점적 지위를 더욱 보장받으려고 합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콤비드 사례나 애보트의 칼레트라 사례를 보면 잘 드러나는데, 이것은 글락소나 애보트만의 경우는 아닙니다. 에이즈치료제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로슈, 애보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 길리어드 등 몇 개의 초국적제약회사에 의해 판매되고 있고, 이들은 특허권을 통해 생산, 판매에 있어 독점적 권한을 가지고 있기때문에 가격 또한 유럽과 미국에서 팔릴수 있는 최대의 가격을 요구를 합니다.

홍석만/(추가)방금 콤비드나 칼레트라 사례를 잠시 언급하셨는데, 그에 관해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권미란/FTA반대투쟁은 결국 초국적제약자본에 맞서는 투쟁이라 애보트의 칼레트라나 글락소의 콤비드 등의 사례.

하주영/전반적으로 FTA와 제약회사들 간의 관계나 감염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설명해주세요.

권미란/이들 제약회사외에는 에이즈치료제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아무 곳에도 없냐면 그것은 아닙니다. 인도, 브라질, 남아공,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짐바브웨 등 많은 국가에서 에이즈치료제를 국내에서 싸게 생산할 수 있는 조치들을 취하고 있습니다. 공공제약회사를 통해서 혹은 강제실시를 통해서 혹은 인도의 복제약 수입을 통해서 말이지요. 그런데 초국적 제약회사는 특허권과 정보독점권을 더욱 확대, 강화하여 값싼 약을 공급하고자 하는 정부, 국제기구, 환자들의 투쟁을 무력화시키려 합니다.

그리고 FTA는 의약품의 공급, 약가에만 영향을 미치는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의료시스템(건강보험제도, 민간의료보험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언제까지나 에이즈치료제가 무상공급이 될 것이라고 안심할 수도 없습니다. 민간보험이 활성화되면 에이즈환자는 더욱 의료의 사각지대로 내몰리게 됩니다. 지금도 에이즈환자는 민간보험에 가입할 수 없습니다.

하주영/ 그럼 잠시 인터뷰 영상 보시고 계속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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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상1- 윤한기 나루리+ 대표(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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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FTA와 맞닥트린 한국에서 간염인의 현실

하주영/ Q6. 위에서 잠시 가서 활동하신 분들의 FTA와 관련한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국내에서의 감염인들의 FTA에 대한 인식도는 어떻습니까?

권미란/FTA가 농업, 문화, 교육, 노동 등의 부분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반적으로 인식하고 있지는 못합니다. 의약품 접근권, 건강권을 파괴하고 제약회사의 이윤만을 위한 것이란 점을 알고 있습니다. 태국에이즈환자들이 콤비드에 대한 특허신청을 취소하라고 요구한 투쟁, 초국적제약회사는 인도를 떠나라고 요구한 시위, 애보트는 칼레트라의 약값을 인하하고 개발도상국에 공급하라고 요구한 시위에 동참을 하면서 어렴풋이 ‘한국의 일, 즉 내 일’이 아니지만 동참하고 연대해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이 투쟁이 옳지만 왜 ‘한국에 있는 너와 내가’ 동참해야하는지 동료와 회원에게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지 고민이 된다고 하더군요.

홍석만/Q7. FTA와 감염인들의 관련 사항은 말씀하셨다시피, 의약품 문제가 주요핵심이 되는 듯한데, 감염인들을 대상으로 지금되는 의약품의 유통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먼저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만.

권미란/우리나라는 에이즈치료제를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2000년이후에 세상에 나온 약들이 많이 들어와 있지않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로슈사의 푸제온입니다. 푸제온은 2004년에 보험등재가 되었지만 로슈가 요구한 가격에 못미치게 보험약가가 결정이 되자 아직까지 판매를 하고 있지않습니다.

하주영/치료제가 한국에서만 판매되는 것은 아닌데, 다른 나라의 경우에는 어떻습니까?

권미란/ 아프리카와 동남아지역에는 1차 치료제조차 충분히 공급되고 있지 않습니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지역은 에이즈환자의 수는 엄청나지만 돈 없는 대륙이기 때문에 제약회사가 버린 땅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애보트사의 칼레트라입니다. 애보트는 아프리카와 개발도상국에 칼레트라를 등재조차 하지않습니다. 왜냐면 에이즈치료제의 필요성에 대한 결정을 환자나 의사가 하는것이 아니라 제약회사가 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환자가 1명이든 수만명이든 환자에게 필요한 약을 공급할것인지 말지는 초국적제약회사의 이윤확보를 위한 요구를 충족시켜줄것인가 말것인가에 달려있습니다. 따라서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한국 등 수준의 차이는 있겠지만 제약회사의 이윤에 의해 생명을 좌지우지 당하는 문제는 같은 맥락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초국적제약회사를 상대로하는 싸움은 한 국가내에서 해결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 점에서 에이즈치료제에 대한 환자들의 투쟁은 국제적이어야 하고, 국제연대가 중요합니다.


하주영/Q9. 바로 보이는 직접적인 문제가 아니라서 그런 건지, 일반인들은 물론이거니와 감염인들 사이에서도 연대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그것도 위와 관련해 무상 지급이 원인이 될 수 있을까요?

권미란/FTA저지투쟁은 새로운 것을 얻기위한 투쟁이 아니라 더 잃지않기 위한 투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명나는 투쟁은 아닙니다. 더군다나 복지부와 미국정부는 자유무역협정이 직접적으로 국민건강보험제도의 근간을 흔들지는 않는다고 거짓선전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건강보험제도를 통한 보험적용, 에이즈치료제의 무상공급이 지속될 것이라고 믿기 쉽지요.

하주영/이에 관해 이어지는 인터뷰 영상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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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상2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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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HIV간염에 관한 통찰

하주영/Q10. 에이즈와 관련한 담론은 특수한 성격을 띠고 있다고 여겨지는데, 이번 담론도 그렇고요. 만약 그런 것이 있다면 무엇이, 그리고 왜 그렇게 되는지 그 특수성에 대해서 한 번 정리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권미란/(추가)질병은 환자가 처한 사회적 조건과 살아온 모습을 반영합니다. 하지만 흔히 개인이 ‘몸관리를 잘 못해서’라고 단정짓는 경우가 많고, 환자가 되면 보호가 아닌 ‘정상’에서의 퇴출이 많습니다. 직장검진전에 노동자가 혈압이 높게 나올까봐 청심환을 먹고 가는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전염성질환은 ‘세균, 바이러스를 나에게 옮길 수 있는’이라는 비과학적인 의심은 바이러스와 감염인을 동일시하고, 도덕성을 결부시킵니다. 한센병, 결핵, 에이즈=환자=더러운, 천한, 가난한, 성적으로 문란한 같은 것들이요. 그래서 이들을 격리시키고 비난하는게 당연하다고 여기게 됩니다. 에이즈의 경우 특히 사회적으로 열악한 위치에 있는 이들을 공격합니다. 성소수자, 이주노동자, 여성, 성노동자, 흑인

하주영/한국에서 에이즈 예방법이 있다고 하는데, 그 실태가 어떤지?


권미란/1987년 후천성면역결핍증예방법(이하 예방법)이 제정된 이후, 현재 5차 개정에 이르고 있습니다. 기존의 예방법보다 조금 나아진 측면이 있지만 HIV/AIDS라는 전염병은 '감시'하고 '통제'를 통해서만 예방할 수 있다는 본질은 전혀 달라지지 않은 채 올 9월 정기국회에 상정될 예정입니다.

홍석만/ 좀 더 자세히 말씀해주시죠.

권미란/에이즈예방은 에이즈가 확산되는 원인에 따라 다른 해결책이 나올 수 있습니다. 먼저, 에이즈는 사스나 조류독감처럼 전세계적인 질병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에이즈확산을 막기위한 대책을 수립해야지 국내거주자만 관리하면 된다는 생각으로는 에이즈를 예방할 수 없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우리나라뿐아니라 여러국가에서 외국인에게 HIV검사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장기체류외국인이 입국할때 HIV양성반응이 나오면 입국할 수 없고, 국내에 거주하던 외국인이 HIV양성이 되면 강제 출국 당하게 됩니다.

두번째 한국정부를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는 성노동자, 마약사용자, 성소수자, 이주노동자, 여성 등을 비정상적이고 비도덕적인 존재로 규정을 하고 이들을 타겟으로 차별을 하는 예방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미국 부시의 주요 에이즈예방정책이 대표적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데, '금욕, 순결, 그래도 안되면 콘돔을 사용하라'입니다. 많은 이들이 자신은 에이즈와 무관한 한평생을 살 것이라고 생각하고 산다. 왜냐하면 에이즈를 ‘게이돌림병’ 혹은 부도덕한 이들에 대한 천형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인식은 에이즈문제를 에이즈에 걸린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을 묻지 않고, 에이즈환자에 대한 응징(낙인과 차별) 혹은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주범을 통제해야한다는 식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게 된다.

홍석만/Q12. 사회가 추구해야 하는 방향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지?

권미란/에이즈문제를 해결하기위한 답은 이미 에이즈환자들에 의해 제시되었습니다. 부시의 에이즈정책 ABC(금욕, 순결, 콘돔을 사용하라 Abatain, Be faithful, Comdomise)을 비판하면서 성평등과 여성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없다면 국제적으로 에이즈에 대항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어요. 성노동자는 인권과 노동권을, 마약사용자는 깨끗한 주사기공급과 인권을 요구하고 있고요, 모든 이에게 의약품 접근권을 보장하기위해 값싼 복제약을 자체적으로 생산하여 무상 공급해야 한다고 말이지요. 전 세계의 에이즈환자들은 에이즈위기를 감염인의 관점으로 감염인의 방식으로 해결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국제에이즈회의에 참석한 이들은 감염인의 목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감염인 인권과 에이즈예방이 반비례한다는 입장은 에이즈를 더욱 확산시킬 뿐만 아니라, 감염인 인권이 증진되면 민중의 삶도 더욱 나아지게 됩니다.

하주영/ 네, 오늘 나와 주셔서 좋은 말씀 해주신 것,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안녕히 돌아가십시오.

권미란/(인사)

하주영/ 8월 31일에는 건설노조 조합원 3명이 올림픽대교에서 건설노동장에 대한 공안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였습니다.

홍석만/ 포스코 건설노조 고 하중근 조합원 사망에 대해 언론과 국회의 무관심 속에서 조합원들에 대한 구속, 손배가압류 그리고 경찰의 협박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주영 / 지긋지긋하게 되풀이되는 노조 탄압과 언론의 몰아세우기는 언제쯤 끝이 날까요. 시사프로젝트 피플파워 오늘 여기까지입니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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