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수호 위원장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비정규직 투쟁에서 민주노총이 보여줬던 부족한 부분에 대해 인정하면서 정규직 조합원들도 이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총연맹과 각급연맹, 지역본부를 투쟁조직으로 재편할 계획을 전했으며 총파업을 위한 조합원 총투표를 실질적으로 성사시키기 위한 일정과 계획을 제시했다. 민주노총 대의원대회가 21일로 예정되어 있는 가운데 이제 사회적 합의주의도 불가능하며 성립될 수조차 없다고 확언했다. 정부여당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는 해서는 안 될 짓으로 노노갈등을 부추겼다며 ‘더 이상 악어의 눈물을 흘리는 척 하지 마라’ 고 강하게 질타했다.
인터뷰는 17일 오후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진행되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정부나 여당 일각에서도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 개정안(개정파견법)과 '기간제및단시간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 제정안(기간제법)이 노사정위원회 공익안보다 후퇴했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형편인데
정부가 이런 안을 낼 것이라는 예측은 하고 있었지만 이 정도까지 막 나갈 줄은 몰랐다. 물론 신뢰도 안 했지만 노사정위에서 나온 결과물도 있고 민주노총에서 민주노동당을 통해 파견법 폐지안까지 제출한 현 상황에서 업종을 확산하고 시기를 연장하는 이런 법안이 나왔다. ‘정말 대단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정부가 어떤 기조를 가지고 한 번 전체를 정리하고 가는 느낌이 든다.
이 법안들의 핵심적 문제점을 짚는다면
첫째 파견업종을 완전히 열었다는 점이다. 몇몇 제한된 업종이 있지만 그것도 단서조항을 통해 다 가능하게 열어놓았다. 우리나라 기업 풍토로 봐서 이렇게 하면 무한정 확산될 수밖에 없다. 둘째 기간을 삼년으로 연장한 문제다. 결국은 파견이나 기간제 비정규직 만으로 기업을 경영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이 두 가지가 결정적이다.
노동부나 여당에선 국제적으로 파견 업종을 제한하는 나라가 없다면서 국제 기준을 따라가는 것이라 하는데
일본같은 경우가 법적으로 제한 없이 풀려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와 일본의 기업 풍토나 노사관계는 다르다. 어떻든 노사간 교섭 내용이 지켜지는 편이다. 프랑스의 경우는 업종 제한이 심하다. 이런 일이 터질 때마다 일률적으로 국제 기준이 뭐 어떻다는 식으로 나오는 건 아전인수에 불과하다. 나라마다 노사관계, 고용정책 그리고 기업풍토가 다 다르기 때문에 단순비교 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앞서 말했듯이 법안 제출 이전에 이미 노동부 관계자들이나 여당에서 파견대상과 기간의 확대를 공공연히 이야기 한 바 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민주노총이나 당에서 준비를 소홀히 한 것은 아닌가?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하다는 말은 계속 했지만 실질적 대응이 미흡한 느낌이 있는데
나 역시 그런 느낌이 있다. 정부안이 나오기 전에 우리가 먼저 법안을 내고 선제하려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정기국회가 개원하자마자 단병호 의원실을 통해 비정규 철폐법안을 공동발의 한 것이다. 그것을 통해 우리의 의지와 방침을 명확하게 보여주고자 했다. 의지와 방침을 명확하게 보여주기는 한 것 같은데 그걸 관철시키고 그것에 반하는 정부법안이 나오는 것을 저지하는 노력이 정교하게 진행되진 않았다.
![]() |
정부 하는 일이 다 그런 것 아니겠나 싶다. 확대 개악된 안이 나올 조짐이 있어서 공식적인 토론이나 사전 협의를 요구했으나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번에 갑자기 정부안이 튀어나왔는데 이것도 사실 모 언론이 엠바고를 깨서 공개된 거다. 그게 아니었으면 법안이 공개되지도 않은 채 당정협의로 갈 뻔 했다. 공개된 후 한국노총 위원장과 급하게 여당을 방문해서 일단 연기하도록 요구했다. 명분이 워낙 명확하니 그 요구는 여당에서 받아들였다. 그러나 계속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토론이나 공청회를 통해 폭넓게 여론을 수렴하겠다면 발표도 늦춰야 되지 않나? 그러나 그대로 정부안을 공식 발표해버렸다. 급박하게 잡혀서 열린 공청회에서 나타난 정부와 노동계의 주장이 완전히 다른데도 아랑곳없이 밀어붙이고 있다. 공청회도 했고 여론수렴도 거쳤다며 구색 맞추기에 써먹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래서 우리는 강력한 직접 투쟁으로 맞서는 계획을 세웠다.
환노위에 단병호 의원이 있고 의회에 민주노동당 의원 10명이 진출해있지만 그 숫자로 국회에서 막아내기는 힘들지 않겠나
법안 결정은 결국 국회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그 힘만 믿으면 안 된다고 본다. 의원들은 의회 내부의 교두보와 정확한 의견전달의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 바깥에서 투쟁 동력을 최대한 키워 실력 저지하는 수밖에 없다.
불안정노동철폐연대에서 열린 사회단체 비상회의 참가자들이 '(가칭)비정규노동법 개악 저지와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여러 단위들을 포괄하는 공동대책기구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데
어제 중집회의를 열었다. 민주노총이 확실하게 저지 투쟁에 나서야 한다는 것을 확인했고 여러 전술적 논의를 했다. 이 싸움이 우리만의 싸움이 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결의했다. 이 문제는 전 민중의 문제이기 때문에 모든 시민사회단체, 인권단체, 노동운동 단체들과 함께 범국민대책기구를 꾸려야 한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공동대책기구에 대한 요구와 제안을 수렴해서 힘차게 공동 대응해 나갈 것이다.
사실 이런 저런 연대기구들은 지금까지 많았다. 그러나 집행과정에 난맥상을 보이기도 했고 실질적 대응이 미흡한 적도 종종 있었다. 실질적 역할을 하려면 민주노총의 적극적 참여가 필수적일 듯 하다.
그렇다. 힘을 구체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핵심적 주체로 들어가야 한다. 투쟁의 중심에 서서 확실히 모든 것을 담보하고 나가겠다. 오는 21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 전체 결의로 한국노총 등 가능한 모든 연대단위가 참여하는 범국민대책기구의 틀을 주동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
이번 법안을 철회시키기 위한 민주노총의 로드맵을 제시한다면
7,8일 이내에 전국의 노조 대표들을 포괄하는 단위노조대표자 결의대회를 소집할 것이다. 그 이전에는 총연맹을 포함한 각급 연맹과 지역본부를 투쟁조직으로 전환하는 조직 개편을 한다. 단위노조대표자회의를 통해 전 조직을 힘있게 결합시켜 대중적 싸움을 만들어 나가겠다. 물론 그 사이 사이에 순회간담회를 비롯한 각종 선전교육 활동을 최대한 강화해 진행하겠다. 그리고 11월 초에 총파업을 위한 전 조합원 찬반 투표를 실시하겠다. 지금까지 제대로 된 적은 없지만 이번엔 50퍼센트 이상, 사십만 이상의 조합원이 투표에 참여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대체로 11월 20일 경에 총파업이 가능하지 않겠나 싶다. 그 즈음으로 총파업을 상정하고 있다.
너무 지연된 일정은 아닌가? 10월말 11월초가 중요하다는 지적들이 많은데
의회내 일정은 단병호 의원실이 정통하겠지만 우리가 민주노동당과 공유한 정보에 기초하고, 유예기간이나 법안 상정기간을 감안하면 대체로 11월말이 상임위에 올라가는 결정적 시기가 아닌가 싶다. 물론 원내 대책에 따라 의회 일정은 유동적이라고 본다. 물론 우리 일정도 국회나 기타 사안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다.
현재 진행중인 열린우리당 당의장실 점거 농성에 양 노총 조합원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농성단 내부의 연대 분위기가 뜨겁다고 전해진다. 사안의 중대성으로 미루어 지난 96-97년 노동법, 안기부법 날치기 개악에 대한 공동투쟁 수준의 연대를 이끌어 낼 수 있을듯 한데
다른 내외부적 모든 조건들을 떠나서 이 사안을 두고 같이 싸우자고 제안했고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한국노총과 지금까지 비정규 관련 공동투쟁을 해왔고 앞으로도 가능하다고 본다. 연대 수준과 공동투쟁의 질을 높이겠다. 그것이 이번 문제를 해결하는 동력도 되고, 앞으로 우리 민주노조 진영이 전체 노동운동과 함께 관점을 분명히 하고 크게 힘을 모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번 연대투쟁이 앞으로 닥칠 FTA를 비롯한 여러 큰 물결에 공동 대응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본다.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하다는 인식들은 노동운동 진영 전체가 다 공유하고 있다. 일반 여론조차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일부 노동운동 진영을 보면 비정규직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느끼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어제 중집회의에서도 그런 문제제기가 많았다. 활동가들이 공감하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된다. 노동법 개악 반대 투쟁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총력 투쟁을 하기까지는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다. 주어진 시간이 짧지만 지금까지 진행한 사업들의 연속선상에서 최대한 교육 선전활동을 펼치겠다. 모든 역량을 투입한 교선활동을 통해 조합원들의 이해를 돕고 분노의 공감대를 형성해 조직화 할 것이다. 그런 활동으로 파편화되고 개별화된 사회 양상이나 보수 언론의 공격으로 침체된 분위기를 일신할 것이다. 철저한 조직화만이 극복의 길이다.
그 동안 보건의료노조, 공공연맹, 금속연맹 등에서 이런 저런 문제들이 발생했고 아직도 논란이 계속 되고 있다. 그 와중에 총연맹이 보여준 리더쉽이 부족한 느낌이다. 역설적으로 이번 비정규직 관련 법안 철회 투쟁이 통합력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사실 이런 황당한 개악안이 발표되기 전에 그 문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비정규직 문제를 비롯해 한-일 FTA나 반세계화 문제를 치고 나가려 해도 지적한 조직 내부의 어려움이나 연말에 있을 주요 연맹의 선거 때문에 투쟁이 충실하게 이루어지는데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우려했다. 그러나 이번 투쟁을 기회로 삼아 공동투쟁을 하면서 선거도 하고 조직 내 문제도 풀어나갈 수 있으리라 본다. 비정규직 문제는 내부 쟁점이 없으므로 어깨 걸고 싸우면서 통합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에서 총파업을 제안했다. 어려움이 있으면 설득해나가며 함께 투쟁하는 분위기를 잘 살려 힘들고 마음 아팠던 조직 내 어려움을 통합하고 극복하는 기회로 삼겠다.
공교롭게 이번 비정규직 투쟁을 앞두고 금속연맹에서 현대중공업노조를 제명했다. 안타깝지만 불가피한 선택이고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는 평이 많다. 동의 하는가
말도 안 되는 이번 법안이 나온 것이 금속연맹 대의원대회의 결정 과정에도 다소 영향을 줬다고 본다. 그러나 그것과 별개로 이번 금속연맹 대의원들의 선택을 보고 ‘정말 대단하다. 아직도 우리 민주노조운동의 정통성과 도덕성은 여전히 살아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현중 노조의 역사성이나 위원장 해명에도 불구하고 힘든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번 결정을 보고 민주적 대의체계가 아름답게 꽃 핀 것이며 여전히 우리는 대중을 신뢰하고 근거를 둬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심 기간이 남았기 때문에 현중노조가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대의원들이 또 판단 할 수 있겠지만 압도적인 표차로 결정된 금속 대의원들의 뜻은 아름답게 존중받아야 할 것이다.
![]() |
현재의 상황에서는 주고받을 것이 없다. 노동자들이 내어 놓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런 면에서 사회적 합의주의는 불가능 할 뿐더러 아예 성립할 수도 없다고 판단한다.
대통령과 정부 그리고 언론은 엘지정유 파업을 비롯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기업 노동자들을 질타했다. 대기업 노동자들이 미조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형편을 헤아려야 한다며 조직률 12퍼센트인 노조가 대표성이 있냐고 공격했다. 이런 주장들이 일정 부분 여론의 호응을 얻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정부가 내어 놓은 이번 법안을 보면 비정규, 미조직 노동자들을 대기업 노동자, 노총, 노조를 공격하는 수단으로 삼은 것에 불과한 것 같다.
그렇다. 그런 공격은 논리도 안 맞는 이데올로기일 따름이다. 논리에도 안 맞는 그런 선정적 이데올로기를 보수언론을 통해 유포한 것이다. 정말 안타까운 것은 그들이 국민들을 오판하게 만들고 노노갈등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 노동자들을 증오의 눈으로 바라보게 했다. 있을 수 없는 못된 짓을 한거다. 정부와 대통령이 해서는 안 될 짓을 한거다.
열린우리당 이목희 의원은 정책의 미흡함을 지적한다면 인정하겠지만 노동자 민중에 대한 대통령과 현 정권의 진정성만은 의심하면 안 된다는데
그 진정성은 악어의 눈물로 보면 된다. 잡아먹으면서 내 먹잇감이 얼마나 아플까 걱정하는 수준이다. 결국 노무현정권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선택했다. 세계적 추세에 편승해서 노동자 민중을 공격하고 피해자로 전락시키고 있다. 기본적 정책을 신자유주의에 입각해 실행하면서 거기에 발생하는 여러 어려움에 대해 진정성을 언급하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 이번 파견법이 바로 똑같은 양상이다. 비정규직을 무한정 늘리는 법을 내놓으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어려움을 당하는 것을 제도로 막겠다고 강변하고 있다. 비정규직을 안 만드는 노력을 해야지 만들어 놓고 어떻게 어려움을 막겠다는 건지 모르겠다. 자기모순에 빠진 발언이다. ‘너희들 그렇게 고생하는 것 내 마음으로는 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는 식인데 차라리 ‘우리 정책 기조는 이런 것이다’라고 솔직하게 나오는 것이 낫다.
한진중공업 김주익 열사 국면 당시 노대통령이 ‘아니 우리 나라에 아직도 이런 일이 있냐’고 개탄했다고 한다. 그런 발언이 대통령의 현실인식 수준을 단적으로 말하는 것 아니겠나
손배가압류나 직권중재가 노동기본권을 말살하고, 노동운동 전체를 말살 무력화 시키고 있다는 걸 모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법대로 해, 법이 그런 걸 제압해야지’하는 식으로 대응하면서 개별적 사건과 개인에 대해 동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이중잣대다. 잘 봐줘서 말하자면 자신이 뭘 하는지 모르는 거고 어떻게 보면 정말 교활한, 앞에선 딴소리 하고 뒷통수 치는 행태다. 벌써 많이 당했다.
조합원들에게 전할 말은
이번 법안이 비정규직 노동자들만의 문제가 아님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오히려 더 중요한 문제다. 이대로 가면 모든 정규직이 비정규직화 되는 것은 시간 문제에 불과하다. 이미 사용자들은 그렇게 만들어 가고 있고 이번 법안은 그것을 뒷받침 하는 것이다. 이번에야 말로 비정규직 정규직 구분 없이 이 법안을 확실히 무력화시키는 투쟁에 나서야 한다. 나머지 여러 문제들에 대해서도 공동투쟁만이 우리의 무기다. 크게 뭉쳐서 사활을 걸고 싸워보자.
한국노총 이용득 위원장과 인터뷰가 예정되어 있다
이용득 위원장도 늘 강조하는 바지만 나 역시 결국은 일국 일노총으로 크게 단결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큰 단결을 위해선 여러 조건이 필요하다. 이번 공동투쟁을 잘 해나가면 그 조건의 많은 부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비정규직 법안을 비롯해 노동계급에 닥치는 신자유주의 정책의 여러 공세에 공동 대응하고 함께 싸우는 것만이 우리 전체를 살리는 길이고 책임 있는 행동이다. 함께 힘차게 싸우자.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