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정리해고와 불법적인 직장폐쇄, 용역경비 투입 등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한국합섬 사측이 지방노동청의 자제요청에도 20일 2시 구미공단 공설운동장에서 ‘(주)HK · 협력사 결의대회’를 개최하려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날 열릴 행사에서는 사측에서 고용한 용역경비 400여 명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결의대회 이후 공장으로 들어갈 예정이라 노사 간 충돌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사측은 이미 “불법폭력집단 노동조합을 말끔히 청소하기 위해 공장에 진입하겠다”라고 공공연하게 선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국합섬노조는 “사측은 아무런 명분과 근거도 없이 불법적으로 직장폐쇄 하더니 용역깡패까지 고용해 폭력으로 위협하고 있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 지방노동청에서 보낸 행사 자제를 요구하는 공문 [출처: 한국합섬노조] |
20일, 사측이 열려는 행사에 대해 대구지방노동청 구미지청은 “4.20 회사의 대규모 집회와 공장진입 후 재가동 계획이 노사 간 충돌로 비화될 우려가 있는 만큼, 4.20 행자는 취소 등 자제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경고했다.
대구지방노동청 구미지청은 사측의 직장폐쇄 조치에 대해서 “노조법 상 직장폐쇄는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에 대한 것이어야 하므로 노동조합의 적법한 쟁의행위에 대항한 것이 아니라면 노조법상 직장폐쇄로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불법적 직장폐쇄임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북지방노동위원회도 “노동조합의 쟁의행위 발생신고 및 노동관계당사자의 조정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사측의 직장폐쇄 요청은) 관련법이 정하는 요건에 부합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한국합섬노조, “부패경영의 책임을 왜 노동자에게만”
한국합섬노조는 “한국합섬은 세습된 기업으로서 족벌일가에 드러난 부패규모가 1100억이 넘는다”라며 “부패가 드러나고 있는 기업주에게 아무런 제재도 없이 모든 책임을 노동자만 져야한다면 우리는 무슨 희망으로 살겠는가”고 지적했다. 한국합섬 사측은 지난 1월 생산직 노동자 800명 중 절반을 정리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한국합섬노조는 “사측은 지난 3월 11일, 일당이 최대 30만원에 달한다는 용역깡패를 140명이나 불러 공장뿐 아니라 노동조합의 출입을 완전 통제했으며, 이것이 여의치 않자 아예 관리자와 일부 사원들을 출근시키지 않고 원료 투입을 멈추면서 공장가동을 중단했다”며 사측에게 △노조 무력화 시도한 모든 구조조정 중단하고 즉각 대화에 성실히 나설 것 △용역깡패 즉각 해체 △회사 자산 부정하게 유출시킨 부패 청산하고 경영정상화에 적극 나설 것 △노동자에게 부패경영의 책임을 전가하는 대량 인적 구조조정 즉각 철회 △불법 직장폐쇄 즉각 철회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