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일)로 비정규법이 시행되었다. 정부는 비정규법이 비정규직을 보호할 것이라 선전하고 있지만 비정규직들은 시행 첫 날부터 파업으로 비정규법이 왜 비정규직을 보호하지 못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 참세상 자료사진 |
뉴코아-이랜드일반노조 공동투쟁본부(공투본)은 비정규법 시행 전 날인 30일 홈에버 상암점과 뉴코아 강남점을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으며, 시행 날인 1일부터 홈에버 상암점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공투본은 3차례의 주말 공동파업에 이어 지난주부터 전면파업을 벌이고 있다.
비정규법 시행을 앞두고 이랜드 그룹은 뉴코아와 홈에버 계산원 업무를 하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계약해지 통보를 하고 나섰다. 노조에 따르면 현재 뉴코아에서는 300여 명이 홈에버에서는 400여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랜드는 홈에버 비정규직에게 직무급제를 제시하며 “1천 여 명을 정규직화 하겠다”라고 밝혔지만, 이는 비정규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차별시정을 피해가기 위한 분리직군제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김연배 뉴코아 관리담당이사는 지난 달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정규직 보호법에 차별시정과 관련한 부분이 담겨져 있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7월 1일부터 그런 법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고, 그렇기 때문에 (아웃소싱) 진행하고 있다”라며 이번 대량해고 사태가 비정규법 때문임을 명확히 한 바 있다.
“박성수 회장 십일조 130억, 600명 비정규직 생계비
점거에 들어간 1천 여 명의 홈에버, 뉴코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박성수 회장이 십일조로 내는 130억 원이면 600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계비다”라며 “이랜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집단해고를 즉각 중단하라”고 외치고, “매출, 수익, 점포확대 기도제목 위에 단 한 번만이라도 파업 조합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기도제목을 놓고 기도해 본 적이 있는가”라며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기 전까진 절대로 이 자리에서 물러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렇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집단해고에 반발하고 있지만 이랜드 사측에서는 제대로 된 대화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뉴코아-이랜드일반노조 공동투쟁본부는 홈에버 상암점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참세상 자료사진 |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전비연)은 1일 오전 11시, 홈에버 월드컵경기장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 달 80만 원의 저임금으로는 도저히 살 수가 없기에, 더 이상 짤리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 길 외에 다른 선택이 있을 수 없었다”라고 공투본의 투쟁을 지지했다.
이어 전비연은 “한 해 130억의 십일조를 내며 ‘사회저명인사’의 반열에 들기 위해,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계약해지와 용역 전환으로 비정규 노동자들을 길거리에 내쫓는 것이 이랜드 그룹”이라며 비정규직 착취로도 모자라 정규직 구조조정으로 1천 여 명을 내쫓으려 하고 있고, 마지막 선택으로 파업을 결행한 노동자들과 노동조합을 죽이기 위해 수 백 명의 용역깡패를 동원하고 있다“라고 이랜드 그룹의 행태를 강력히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