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짤려나가는 비정규직 수가 얼마인지도 모르겠다"

현대차 정규직도 안전하지 않은 구조조정

국내 완성차를 만드는 현대, 기아, GM대우, 르노삼성, 쌍용차 회사의 감산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 울산 2공장이 1일부터 4(생산)+4(교육) 근무형태로 들어갔다.

아반떼 HD와 i30을 생산하는 3공장을 제외한 전공장이 이번주부터 주말특근을 하지 않고 3공장과 1공장을 제외한 나머지 공장은 평일 잔업도 중단됐다.

현대차 사내하청업체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은 잔업, 특근 중단이 아닌 아예 업체 폐업과 정리해고 단행으로 속수무책 퇴출되고 있다.

지난 11월 27일부터 현대차 비정규직의 구조조정이 본격 시작됐다. 부품을 포장 수출하는 CKD의 4개 업체 중 2개 업체 폐업으로 140명, 나머지 2개 업체에서 13명 정리해고(희망퇴직)를 공고했다.

수출선적부인 PDI도 비정규직 700명 중 300명 정리해고와 3공장의 투스카니(GK) 단종으로 140명을 정리해고할 것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사정은 현대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도 마찬가지다. 운전석 계기판을 공급하는 1차 부품업체인 덕양산업이 50명을 목표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고 한라공조도 두개 생산라인 중 한개 라인 폐쇄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차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한 노동자의 말이다.

"말그대로 시간당 짤려나가는 비정규직이 얼마인지도 모르겠다. 모르고 당하느니 알고라도 당하자며 비정규직 간담회를 하고는 있다. 금속노조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도 있고 비조합원도 빠짐없이 참석하고는 있는데 공동대응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또 현대차 자본의 논리는 경제위기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고유가 시대 대형차보다 중소형차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회사는 물량감소를 이유로 당장은 노동조합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관리직과 비정규직의 정리해고를 손쉽게 하고 있다. 하지만 정규직의 구조조정 칼바람도 코 앞이라고 본다. 더이상 비정규직이 정규직 고용의 안전판이 아닌 내 밥그릇도 안전하지 않다는 걸 정규직 노동자들이 인식해야 한다. 하루빨리 원하청 노동자들의 공동대응만이 총고용을 보장받을 수 있을것이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4일 노조에서 비정규직 활동가와 간담회를 열고 사측의 구조조정에 맞서 공동대응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임태미 기자)

  지난 10월 현대차 2공장 에쿠스 단종으로 비정규직 115명이 정리해고되고 정규직 270명이 전환배치되면서 구조조정 신호탄을 예고했다./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