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섬유노조 한국합섬HK지회(이정훈 지회장)는 6월30일 오전 11시 남대문경찰서 앞에서 정당한 절차에 의해 신청된 집회신청에 대해 접수증을 발부하지 않는 남대문경찰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국합섬HK지회는 6월12일 남대문경찰서에 집회신고를 하였다. 남대문경찰서 담당자는 “집회신고서 서류 및 절차가 충분하다며 곧 접수증을 발급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정훈 지회장은 “정당한 절차에 의해 집회신고를 하였고, 담당자도 서류에 하자가 없다고 했는데, 지금껏 접수증을 내주지 않고 있다”며 “접수증을 발부하지 않는 진상을 밝히고, 즉시 접수증을 발부하라”고 남대문경찰서를 규탄하였다.
▲ 이정훈 지회장 |
지난 6월 11일 전담배치 되었던 삼성측 직원이 자리를 뜨자 7일부터 기다려온 한국합섬HK지회의 차례가 되었다. 남대문경찰서 집회신고접수절차에 따르면, 민원실 개방시간에 맞춰 먼저 온 순서에 따라 승인이 되고, 순서대기 중 같은 단체직원간의 교대 없이 자리를 이탈 시에는 우선순위를 놓치게 되어있다.
한국합섬HK지회는 삼성측이 자리를 비운 광경을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6월 12일 지금까지 우선순위를 차지했던 삼성의 집회신고보다 지회의 신고가 우선한다는 자료를 제출하였다. 남대문경찰서 담당자도 지회의 집회신고가 우선임을 확인하여 주었다.
하지만 정당한 해명 없이 남대문 경찰서는 삼성이 이의를 제기해서 접수증을 발급할 수 없다고 통보해왔다.
화학섬유노조는 “삼성이 법과 절차보다 우위에 있단 말인가. 경찰이 삼성의 말 한마디에 법이고 절차고 다 무시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국민 위에 경찰이 있고 경찰 위에 삼성이 있는 꼴이다”며 남대문경찰서의 집회신고 접수증 발급을 미루는 처사에 대해 항의를 하였다.
방만한 계열사 운영과 지속적인 투자의 실패로 경영의 어려움을 겪은 한국합섬은 지난 5월 법정관리를 신청하였다. 법정관리인으로 박노식 한국합섬 회장이 선임되자 지회는 반대 의견을 밝혔다.
“한국합섬을 경영의 무능함으로 파탄으로 이끈 박노식 회장을 법정관리인으로 선임한 것은 한국합섬을 살리겠다는 생각보다는 파멸로 끌고 가겠다는 것과 같다. 주 채권자인 삼성이 나서 법정관리인의 교체해야 한다”고 이정훈 지회장은 주장했다.
법정관리인 교체를 요구하며 삼성 앞에서 집회를 준비해왔던 지회는 번번이 삼성측이 24시간 남대문경찰서에 상주하며 제출한 집회신고에 막혀 집회를 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