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비정규직 간담회, "별일 있을것 같습니다"

고용불안으로 싱숭생숭 현장... 조합원도 비조합원도 다 참석

연일 터져나오는 방송, 언론 매체의 뉴스거리가 세계경제위기로 인한 자동차업계의 감산 소식이다.

현대차 울산공장도 3공장을 제외한 나머지 공장이 평일 잔업과 주말 특근이 중단된 상태고 2공장은 4시간만 생산하고 4시간은 조합원 교육을 받고 있다.

비정규직은 업체폐업과 정리해고로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현대차에는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정규직)와 현대차비정규직지회 노동조합이 있다.

3일 정오 현대차 울산공장, '6명 희망퇴직이 없을시 정리해고 하겠다'는 공고가 나붙은 한 사내하청업체 비정규직노동자들의 간담회가 있었다. 이 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50명. 30명은 비정규직지회 조합원이고 나머지는 비조합원이다.

비정규직지회가 마련한 간담회에 비조합원까지 빠짐없이 참여할만큼 관심이 높다. 그만큼 고용불안으로 싱숭생숭한 현장, "더이상 남의 일이 아님"을 대변한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노동자는 말한다. 5일까지 희망퇴직 6명 공고에 현재 3명이 희망퇴직서를 썼다고 한다.

"희망퇴직서를 썼다고는 하지만 사장이 콕 찝어 일대일 면담하자고 해서 희망퇴직를 강요하는 게 무슨 희망퇴직이냐, 강제퇴직이지" 누군가 내뱉는다.

또 다른 사람은 "나이 순으로 짜른다더라, 근태가 나쁜 순으로 짜른다더라"며 확인되지 않는 별의별 괴담이 나돈다고 말한다. "대부분이 결혼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가장인데 여기서 나가더라도 또다른 비정규직으로 취직하기 힘들 거라는거 잘 알기에 더 힘들다"고 토로한다.

또 "업체 사장이 노조 가입도 안 하고 말만 잘들으면 불이익 당하는 일은 없을 거라는 개별 면담을 하면 솔직히 혹 하기도 한다. 한편 이 시국은 몇 명 짤리고 끝나는 게 아닌 업체가 없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 노조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할 것도 같다"며 말그대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간담회를 주선한 금속노조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최병승 대의원은 "IMF(국제통화기금) 사태 이후 최대 위기라고도 하고 98년 현대차 정리해고 투쟁 때 1만여명이 한꺼번에 정리되기도 했지만 이제 회사는 한꺼번에 구조조정하는 위험을 반복하지 않는 방법을 택했다. 이미 비정규직부터 1000여명 가까이 업체폐업과 정리해고로 구조조정이 시작됐고 이렇게 야금야금 전공장으로 확산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딱 두가지인 것 같다. '짤릴 때 짤리더라도 끽 소리 한번 해볼거냐' 아니면 '경기 좋아지면 다시 부른다는 업체사장 말 믿고 조용히 나갈거냐'인데 판단은 여러분들이 하는것이지만 노조로 뭉쳐 한 번 싸워보자"는 최병승 대의원의 호소로 간담회는 마무리 됐다.(임태미 기자)

  3일 정오 현대차 울산공장. '6명 희망퇴직이 없을시 정리해고 하겠다'는 공고가 나붙은 한 사내하청업체 비정규직노동자들의 간담회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