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그룹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집단해고 한 댓가는 16개 이상의 매장이 문을 닫는 상황으로 돌아왔다.
▲ 이정원 기자 |
뉴코아-이랜드일반노조 공동투쟁본부와 민주노총이 8일, ‘이랜드 그룹 매출 0 투쟁’을 전국 20여 곳의 매장에서 집중투쟁을 벌인 결과 민주노총 집계로 16개 이상의 매장이 영업을 중단했다.
영업이 정지된 매장은 홈에버 상암점, 뉴코아 강남점을 비롯, 면목 홈에버, 시흥 홈에버, 중계 홈에버, 평촌 뉴코아, 야탑 뉴코아, 일산 뉴코아, 인천 뉴코아, 순천 뉴코아, 울산 홈에버 등 서울 7곳, 경기 4곳과 울산, 부산, 대구, 경남창원 각 1곳, 전남순천 2곳 등이다.
▲ 이정원 기자 |
뉴코아 강남점의 경우는 경찰병력이 과도하게 출입구를 원천 봉쇄해 경찰 때문에 매장이 마비되기도 했다. 또한 9일째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홈에버 상암점에서는 지역에서 매장 타격투쟁을 벌인 대오가 합류하려 하자 출입구를 봉쇄하고 모든 통행을 마비시켜 농성장으로 들어가려는 대오와 충돌을 빚기도 했다.
▲ 경찰들의 과도한 원천봉쇄가 오히려 이랜드 매장의 영업을 정지시켰다. 오후 9시 경 홈에버 상암점 앞에서 출입구를 봉쇄하고 있는 경찰./이정원 기자 |
▲ 경찰을 뚫고 매장 진입투쟁을 하고 있는 조합원들/이정원 기자 |
이랜드 사측의 불성실 교섭, 노동자들의 분노 불러
이 날 투쟁은 홈에버 상암점 점거농성 4일째였던 지난 3일, 민주노총이 기자회견을 갖고 7일까지 교섭을 하지 않을 경우 불매운동과 전국 동시다발 매장 마비 투쟁을 벌이겠다고 선언한 것의 실천투쟁이었다.
민주노총은 지난 5일 박성수 이랜드 그룹 회장에게 공문을 보내 성실교섭과 회장 면담을 요청했지만 이랜드 그룹은 이를 거부했다. 또한 6일 노동부의 중재로 어렵게 열린 교섭에서는 사측에서는 대표이사가 참여하지 않은 것은 물론 비정규직 대량해고에 대한 입장은커녕 이번 교섭은 임금교섭이므로 임금에 대해서만 교섭하자고 하는 등 문제해결의 의지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랜드 사측은 집중투쟁이 벌어질 예정이었던 8일 새벽 0시 30분 경 보안직원을 통해 홈에버 상암점으로 공문을 보내 오는 10일에 교섭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제는 8일에 집중투쟁을 벌이지 않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노조는 “회사는 8일 새벽에 교섭공문을 보내놓고 민주노총과 노조의 전국 매장 타격 투쟁을 이유로 10일 교섭을 취소하려는 계획”이라고 설명하고, “회사가 진정 교섭의지가 있었다면 6~7일 교섭에 대표이사가 나와 해법을 제시했어야 한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결국 8일, 이랜드 그룹 계열 전국 20여 개 매장의 ‘올스톱’ 사태는 이랜드 사측이 성실히 교섭에 임하지 않음으로서 드러난 당연한 사태였다.
▲ 이정원 기자 |
기업에 대한 테러?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이랜드의 테러!
이런 상황에서 이랜드 사측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싸움을 ‘기업에 대한 테러행위’로 규정해 노동자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이랜드 그룹은 보도자료를 통해 “노조의 테러가 여전한 상황에서는 요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8일 하루의 영업 손실액을 계산, 노조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뉴코아-이랜드일반노조 공동투쟁본부는 “노동자를 탄압하는 이랜드 자본이 곧 ‘테러’다”라고 반박하고, “이랜드가 유통 서비스 비정규직 노동자의 ‘투쟁의 성지’가 되고 있는 지금, 이랜드 투쟁은 한국 비정규직 노동자 수천 명의 생존권이 결린 문제로 부각되었다”라며 “우리 조합원들은 끝까지 투쟁해 우리의 생존권을 사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홈에버 상암점에는 홈에버 울산분회, 부산분회 조합원들과 전남순천지역 이랜드일반노조 조합원들이 결합에 농성을 이어가고 있으며, 뉴코아 강남점에서도 점거농성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