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은 자신이 제안한 이스탄불 평화회담에 불참함으로써 트럼프의 영향력을 시험하고, 국제사회를 기만하며 전쟁 종식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게 했다. 트럼프는 연이은 제재 경고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며, 푸틴의 무시를 방관하거나 묵인하고 있다는 인상을 남겼다. 회담은 성과 없이 끝날 가능성이 높으며, 이번 사태는 터키의 중재자 위상을 부각시키는 한편 미국의 대러 외교력 부재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2024년 학생 주도의 대중 항쟁으로 셰이크 하시나 정권이 붕괴된 이후 방글라데시는 과도정부 하에서 민주적 회복을 시도하고 있으나, 선거 지연과 정치적 보복, 치안 악화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 무하마드 유누스가 이끄는 정부는 일부 개혁을 추진했지만, 외교 고립과 경제 위기, 언론 탄압 등 구조적 문제는 여전하다. 시민혁명 세력이 창당한 신생 정당 ‘국민시민당(NCP)’의 부상은 희망을 보여주지만, 이행 지연은 또 다른 환멸과 권위주의의 반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트럼프의 시리아 제재 해제는 아사드 정권 이후 새 정부를 지지해온 튀르키예의 외교적 승리이며, 이는 중간강국이 지역 질서 재편에서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을 보여준다. 튀르키예는 치안 공백과 난민 문제 해결, 쿠르드계 무장세력 통제를 위해 시리아 재건과 안정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터키는 새로운 외교 지형 속에서 독자적 영향력을 확장하며, 중간강국 외교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 협상에서 영토 문제는 핵심 쟁점이며, 이는 러시아의 장기적인 세력권 확대 전략과 직결된다. 크림반도와 아조프해 연안 지역은 전략적 가치가 크며, 이를 둘러싼 상징적·경제적 이해관계 때문에 타협은 극히 어렵다. 서방의 중재 시도와 트럼프 측 개입이 일시적 휴전을 이끌 수는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러시아의 제국주의적 확장 야망을 억제하지 못하는 한 지속 가능한 평화는 요원하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HIV 예방 원조를 대폭 삭감하면서, 나이지리아를 비롯한 글로벌 HIV 치료 성과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생명을 살린 PEPFAR 프로그램은 수백만 명의 삶을 바꿔왔지만, 정치적 이유로 이 원조가 흔들리면서 개인의 존엄뿐 아니라 미국의 외교 및 경제 이익까지도 약화되고 있다. 이는 감염병 확산, 국제적 신뢰 저하, 중국의 영향력 확대 등 미국 주도의 글로벌 보건 리더십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프리카너 49명을 '난민'으로 받아들였으나, 이들은 실질적 박해를 피해온 것이 아니라 정치적 목적에 부합한 기회주의적 이민자에 가깝다. 미국 우파는 남아공의 다양성과 포용 정책을 공격하는 동시에,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학살을 국제사회가 규탄하는 데 대한 보복으로 남아공을 겨냥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백인 피해의 서사를 조작해 극우 지지층의 불안을 자극하고 정치적 이득을 노리는 전략의 일환이다.
보코하람과 알샤바브는 식량을 이용해 지역 주민을 통제하고 국가 권위를 약화시키며 테러 활동을 지속해왔다. 이들은 식량을 나누어 지지를 얻는 동시에, 식량 공급망을 차단하거나 파괴해 협조적인 마을을 처벌하고 반테러 세력의 지지를 꺾으려 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인도적 위기를 악화시키는 동시에 무장단체 내부의 자원 고갈과 탈영 증가를 불러오며 결국 그들의 생존 기반을 약화시키고 있다.
이스라엘은 2025년 5월 ‘기초적인 식량’ 반입을 허용했지만, 18개월간 이어진 군사 작전과 봉쇄로 가자 지구는 이미 심각한 기아 위기에 직면했다. 식량 시스템은 붕괴되었고, 농업과 어업 기반도 파괴되어 자급 능력마저 사라졌으며, 이는 오랜 기간 지속된 봉쇄와 구조적 빈곤 정책의 결과다. 유엔과 국제 인권 단체들은 이스라엘이 굶주림을 전쟁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다가오는 몇 달 안에 수십만 명이 아사 위기에 놓일 것이라 경고했다.
중국의 2,000년 역사 속에서 기술 혁신은 반복적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켜왔다. 역대 왕조는 새로운 기술이 만들어낸 부와 권력을 소수 관료층이 독점하는 것을 방치했고, 이는 결국 체제의 붕괴로 이어졌다. 오늘날 인공지능 역시 유사한 경로를 걷고 있으며, 이 기술이 누구의 손에 어떻게 통제되는가에 따라 미래의 불평등 양상이 결정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