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중국은 상하이협력기구(OCS) 정상회의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 기념행사를 통해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GGI)’를 발표하며 다극적 세계질서 구축을 주도하고자 했다. 이는 유엔의 한계와 미국의 일방주의에 대응해, 중국 중심의 다자 플랫폼과 개발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기존 유엔 시스템을 대체하기보다는 자국 이익에 맞게 재편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중국은 여전히 유엔의 권위를 활용해 국제적 정당성을 확보하려 하면서도, 실질적 영향력은 자국 주도의 지역 조직과 연계를 통해 확장하려 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파키스탄이 맺은 새로운 상호방위협정은 핵무장을 보유한 파키스탄이 사우디를 방어할 수 있다는 해석을 불러일으키며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공식 발표에는 핵무기에 대한 명시적 언급이 없어 실제로는 기존 양국 간의 군사·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는 수준으로, 미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사우디의 전략적 다변화 시도로 해석된다. 이 협정은 이란과 인도 등 주변국의 경계심을 자극하며, 중동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와 미국의 상대적 후퇴라는 지각변동 속에 새로운 안보 질서 형성 가능성을 드러냈다.
마다가스카르에서 안드리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국민의 거센 반발 속에 군부 쿠데타로 축출됐지만, 남부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 등 지역 기구는 그의 부정선거와 권위주의를 묵인해왔다. 이처럼 국내 정당성이 부족한 지도자에 대한 국제적 인정은 반민주적 행태를 조장하고 지역 기구의 신뢰를 훼손한다. 민주주의를 수호하려는 기관들이 일관되지 않은 태도를 보일 경우, 향후 쿠데타와 정치 불안은 더욱 반복될 수 있다.
튀르키예는 세네갈과의 관계 강화를 위해 무역, 문화, 이슬람 공동체 기반의 외교 전략을 펼치며 비자 완화와 항공 할인 등으로 순환 이주와 전자상거래를 촉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무료 수하물 승객(gratis passengers)’과 온라인 거래를 통해 터키산 상품(bagassu Turkii)이 세네갈 내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무역은 현지 장인의 생계를 위협하며, 장기적으로는 양국 정부가 데이터를 활용해 이주자 지원과 지역 산업 보호를 병행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마다가스카르의 전 대통령 안드리 라조엘리나는 대규모 도시 인프라 프로젝트를 통해 권력을 공고히 하려 했지만, 주민들의 실제 생활 개선에는 실패하며 민심 이반을 초래했다. 고비용의 케이블카와 미완성된 주택 등 보여주기식 개발은 빈곤과 단전·단수에 시달리던 시민들의 분노를 자극했고, 결국 군부 쿠데타로 축출되었다. 이번 사례는 권위주의적 정권이 상징적 인프라로 정당성을 얻으려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역효과를 경고한다.
아일랜드 차기 대통령 선거는 좌파 무소속 캐서린 코놀리와 중도우파 정당 피네 게일의 헤더 험프리스 간의 양자 구도로 좁혀졌다. 대통령직은 상징적 권한이 많지만, 최근에는 정치적 발언과 영향력이 커지며 정치적 의미가 커졌다. 여론조사에서는 코놀리가 선두를 달리고 있으나, 낮은 투표율과 선거 막판 변수로 결과는 예측 불가능하다.
영국의 극우 및 급진 우파 소셜미디어 네트워크는 ‘대량 추방’ 같은 극단적 정책을 온라인에서 확산시키며 Reform당의 입장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익명 계정들과 전 Reform 정치인들이 정책을 점차 주류 담론으로 밀어넣고, 당은 이를 채택하며 극우화되고 있다. 이는 소수 극단적 목소리가 온라인 알고리즘과 플랫폼 변화(X의 우경화)를 통해 현실 정치에 왜곡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가자지구에서 휴전 이후 하마스는 무장 클랜과의 충돌 속에 공개 처형을 단행하며, 폭력적으로 질서 회복과 무력 독점을 시도하고 있다. 이 같은 조치는 법적 절차 없이 이루어졌지만,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혼란을 끝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존재한다. 하마스는 과거 2007년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통제력을 확보했으며, 이번에도 범죄 조직에 무기 반납과 자수 조건의 사면을 제시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하마스의 치안 회복 시도에 조건부 승인 의사를 밝힌 반면, 이스라엘은 일부 클랜에 무기를 공급해 상황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글은, 이러한 폭력적 안정화가 오히려 주민들을 하마스의 강압적 통치에 수용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협상에서 도네츠크·루한스크 전체를 러시아에 양도하라고 젤렌스키에게 압박하며 지도까지 내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전쟁을 ‘부동산 거래’처럼 다루는 반면, 젤렌스키는 희생으로 지켜낸 국토를 ‘국가의 몸(geo-body)’이라 여긴다. 지도는 이처럼 서로 다른 세계관의 충돌 지점이다. 트럼프는 러시아가 “얻은 땅”을 인정하고 현 전선에서 전쟁을 멈추자는 입장이며, 푸틴은 그 틈을 이용해 도네츠크·루한스크 전체를 대가로 일부 철수를 제안 중이다. 글은 평화협상에서 지도는 단순한 경계선이 아니라, 민족의 정체성과 상실, 국제 질서의 원칙을 담고 있는 정치적 상징임을 강조한다.
일본의 첫 여성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Sanae Takaichi)는 여성 지도자라는 상징성과 달리, 극우적 민족주의 노선을 내세우며 반이민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출산율 1.15, 인구 고령화, 노동력 부족 등 심각한 인구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의사, 교사, 돌봄 노동자 등 여러 분야에서 인력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다카이치는 이민을 제한하고 ‘전통적 가족 가치’와 출산 장려 중심의 정책에 집중하고 있어, 실질적인 인구 문제 해결보다는 보수층 결집을 우선시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일본 경제의 장기 침체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글은 경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