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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 : 연출 : 참세상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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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중생에게 띄우는 영혼 편지
신효순과 심미선에게
뉴스에서 너희들의 어이없는 죽음 소식을 듣고 너무 놀랐다.
너희의 죽음이 일상의 평범한 사고가 아니어서였을까.
미군이 빈번히 저지르는 사고로 넘겨 버리기에는 너희의 나이가 너무도 어려서였을까.
피투성이로 변해 있을 너희를 생각하니 사고 전의 너희둘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중학교 2학년. 이제 갓 초등학생티를 벗어났겠지.
밝게 웃는 명랑한 너희들의 얼굴, 발랄한 몸짓.
순간순간 어른 흉내를 내보지만, 아직은 어린애 같은 순진한 마음.
때로는 시끄럽기까지 한 너희의 수다.
집에서는 귀염둥이들일 너희들.
그날도 일찍 들어오라는 엄마의 말을 듣고 집을 나왔겠지.
함께 손잡고 마을 길을 걸으며 친구들 만나 놀 생각으로 들떴겠지.
왜 달려오는 미군 장갑차를 보지 못했니.
매일매일 드르륵드르륵 다니는 장갑차가 아니었니.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라고.
벌건 대낮에 집채만한 미군 장갑차가 너희들을 덮치다니.
그래, 너희들은 수다떨며 길을 걸어가고 있었겠지.
주위에 미처 신경을 못 쓰고.
그 미군놈은 도로 넓이보다 큰 궤도차를 몰며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한 걸까.
어떻게 길가를 걸어가는 너희들을 미리 보지 못했을까.
몸이 찢겨 피투성이가 되었다고는 도저히 상상하고 싶지 않은 아리따운 너희 모습.
길거리에서 수다를 떨며 지나치는 앳된 여자애들 속에 있는 너희들.
화려한 꿈을 펴보지도 못하고 그곳에서 처참한 죽임을 당할 줄 너흰들 어찌 알았겠니.
방금 전 집 나올 때 본 엄마, 아빠 얼굴, 빨리 들어오라는 다정한 목소리가 마지막이 될 줄 어찌 알았겠니.
이제는 학교에서 선생님이 이름을 불러도 대답할 너희들은 여기에 없구나.
항상 어울려 놀던 친구들이 이름을 불러도 대답할 너희는 여기에 없구나.
엄마, 아빠가 '효순아', '미선아' 불러도 '예' 대답할 너희 여기에 없구나.
엄마, 아빠 가슴에, 우리의 심장에 대못을 박아 놓고 떠난 너희들.
그래도 울부짖는 엄마, 아빠에게 "엄마, 울지 마", "아빠, 울지 마. 우린 괜찮아"라고 달랠 너희들.
부디 좋은 곳에 가거라.
그리고 영문 모를 죽음에 대한 의구심일랑 털어 버리거라.
부디 너희들을 지켜 주지 못한 이 못난 어른들을 원망하지 말아라.
부디 온갖 학대를 받으면서도 한마디 항변조차 못하는 이 못난 나라, 힘없는 민족을 원망하지 말아라.
대신 하늘 나라에서 또 다른 너희들이 나오지 않도록 이 나라, 이 민족을 위해 기도해 다오.
이승에서 맺힌 너희의 한은 고스란히 우리가 짊어질 터이니.
단기 433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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