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의 등불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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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 연출 : 참세상방송국
57년 만에 5만여 민중들이 세종로 미대사관앞에 섰다. 온전히 민중들의 의지와 힘만으로 그 앞에선 것이다. 미대사관 앞에 모인 수만의 민중들은 손에 손에 촛불을 들고 있었고 하늘위에서 본 그 촛불들은 반딧불이었다.

한 네티즌의 말처럼 살인미군에 무참히 쓰러져간 신효순, 심미선 두 여중생의 영혼이라도 담긴 듯한 촛불은 미대사관 앞을 수만의 반딧불이 되어 에워싼 것이다.

미대사관 앞 도로를 점거한 민중들은 그 자리에 앉아 자신들의 발언을 뱉어냈다. 여중생, 가정주부, 네티즌, 선생님등은 그 자리에 올라와 미군철수, 소파개정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왜곡보도를 하는 언론을 질타하고 경찰의 폭력을 나무랐다.

이날 촛불행진은 범국민 대책위 주최로 종묘에서 진행된 '자주적인 나라 만들기 촛불 인간띠 잇기 대회'에 참가한 참가자들의 행진에서부터 심상치 않았다. 이들은 대형방송차량으로 종로를 행진하면서 광화문으로 모이자고 방송을 했고 집회 대오가 지나는 길마다 민중들의 환호성과 박수는 끊이지 않았다. 오후 5시 50분 경 이들의 행진을 경찰들이 종로1가에서 막아섰지만 행진 대오는 두배로 늘어나 있었고 어느새 경찰 뒤에서 촛불이 나타나는가 하면 인도를 지나 경찰뒤로 행진해가고 있었다. 경찰은 행진대오를 다시 세종로 사거리에서 막아섰지만 이때부터 촛불행진에 참가한 사람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세종로 사거리에 모인 민중들은 광야에서, 솔아솔아 푸르른솔아, 아침이슬 등을 부르며 경찰들에게 "비켜라 비켜라"를 외치며 조금씩 경찰의 포위망을 밀어냈다. 촛불의 숫자는 점점 많아지고, 7시 45분경 학생들의 깃발이 세종로 중앙을 통해 미대사관을 향해 겹겹이 쌓인 경찰의 방패를 뚫고 경찰대열 안으로 들어갔다. 동시에 동아일보 건물쪽에서 경찰에 의해 차단되어 있던 사람들이 본 대오를 격리하는 경찰들을 밀어내고 합류했다.

세종로를 막아선 경찰들을 학생들이 밀어내며 몸싸움이 거세지자 세종문화회관쪽 인도에서 촛불을 든 사람들이 도로로 밀려나오기 시작했다. 이들을 경찰이 막아서자 일부는 그앞 도로를 점거하고 일부는 세종문화회관 앞으로 조금씩 이동해갔다. 이들을 경찰이 쫒아가자 틈이 생겼고 그사이를 학생들이 선두로 봇물 터지듯 밀려들어갔다. 세종문화회관 쪽으로 이동하던 사람들도 도로를 건너 대사관으로 향했고 순식간에 경찰들은 포위되어버렸다. 그리고 물밀 듯이 대사관앞으로 민중들은 나아갔다. 경찰들에 의해 막힌지 불과 30분만인 8시 10분경에 57년만에 미대사관앞을 점거한 것이다.

피디 수첩을 보고 밤새 울다가 인터넷상에서 처음 촛불시위를 제안하게 되었다는 ID앙마의 주인공 김기보씨는 "광화문 앞에서 진짜 민주주의를 실천하자"며 "오늘 우리는 민주주의, 비폭력, 불복종을 외치고 미군이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김기보씨는 또 "부시의 사과를 직접 받고 미군철수와 소파 전면개정을 했을 때 진정 승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선생님 대표로 올라온 전교조 이수호 위원장은 "효순이 미선이의 영혼이 남긴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고 이싸움을 함께 끝까지 이어 갈 것"이라며 "선생님들은 오늘 저녁의 일을 모든 학교에서 가르치고 널리 알려 이땅의 희망을 알려 내겠다"고 밝혔다.

이날 정리집회는 마지막에 즉석발언에 나선 한 가정주부의 연설로 마무리 되었다. 광화문 근처 직장을 다닌다며 발언에 나선 한 가정주부는 "월요일부터 광화문 촛불시위 보면 촛불 들고 인도를 걸어다니는데 경찰들이 막는다. 민중의 지팡이라는 경찰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며 "경찰들은 민중들이 때리면 좀 맞아주고 눈치껏 물러서 주면 되지 않느냐"고 경찰을 나무래 참가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이날 촛불시위에 참가한 사람들은 12월14일 손에손에 100명씩 잡고 10만명이 모일 것을 약속하고 집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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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사망 , 신효순 , 심미선 ,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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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꼭두각시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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